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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지기 방

새로운 닉네임으로 인사드립니다.

작성자Oscar|작성시간17.02.06|조회수702 목록 댓글 8

안녕하세요,


이제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인사 드립니다.

저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오픈해서 소개 드리려고 이 글을 올려요.


저는 www.tak9.comwww.kanaph.com / www.chedech.com을 운영하고 있고,

이제 Oscar라는 이름으로 본 카페에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취미는 탁구와 피아노, 그리고 자전거이구요...

글쟁이가 되고 싶은 꿈을 한때 가졌지만, 세월에 밀려 사업가가 되었네요.


처음 사업 시작하고는 참 어려움이 많았어요.

오늘의 소개 글로 무엇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처음 사업 시작할 때 힘들었는 마음을 담은 시 한편과,

며칠 전 설 명절 날 아침,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했던 즉흥 연주곡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밤길  


칠흙 같은 어둠을 본 일이 있는가?
그런 어둠 이제 모르고 사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

하늘이 붉었다
.
어느 때 부턴가 오래도록 밤 하늘은

이런 것이었다.
왜 그렇게 붉은지

정신없이 살던 하루는 심각해 졌는데
서울 시내 가로등,
정신없이 내닫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
좁디좁은 건물 틈 사이로 질러 다니는 네온사인
....
모두가 통채로 붉게 울어 대어

서울 밤하늘을 발갛게 달궈 놓은 것이었다.

내 어린 시절 하늘도 그랬는가
?

오징어살이 정신없다

밤 늦게 돌아오는 골목길

집집마다 담벼락에 올려 붙인 깨진 병조각 새로
허여멀건 달빛 스르르 감길라치면
우리 엄마 밥 짓는 냄새
달그락 거리는 젓가락 소리가
여름밤 어둠 피는 새 먼저 달려 오고

갑자기 후두둑 빚방울 돋아
우산 들고 동생이랑 어깨 엮어
아버지 마중 나간 저 멀리 동네 밖 길
우산 받아들고 등성 등성 걷는 걸음은
참말로 듬직하고 거대한 걸음이었다.
어둠은 아버지 등 뒤에 숨어

겁주려고 어슬렁 거리지만
꼭 쥔 아버지 손 무서워
휘영 휘영 허우적 거리기만 하고

밤 늦도록 성경공부
손 꼽아 성경시험 기다리던

9
살 무렵
쌀가게 선생님이랑
백열등 밑에서 읽던 성경말씀이
골목마다 무서운 귀신들 소매 잡고 붙들어
그 어둔 길 넘어 집까지 무사히 오고

, 그 새벽길도 잊을 수 없다.
춥기도 오사게 춥던 새벽마다

어디 가로등이나 제대로 있었냐마는
우리 어머니는 성경책 들고
기도하러 가시었다.
얼마나 춥기도 추웠을텐데

얼마나 간절하셨으면....어머니는 쉬지도 않으신다.
부자라고는 약국집 누구 누구하고

병원집 누구 누구 밖에 없던
그렇게 오지게 춥고 가난하던 시절
우리 어머니 새벽길은 얼마나 추웠을까?

직원들 떠난 후

나 혼자 남은 사무실

21
세기 벤쳐 시대 어간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해가며

이태껏 부모님 애만 먹이는
못난 사장
사기의 시대 말미에 사기 못친다고
그 이유 만으로

이대로 내려 앉을리야....

여의도 밤하늘은 붉기만 하다
.
예전처럼 당당하지 않은

습하고 구석진 어둠이
빌딩들 지하 주차장마다 숨어들고

시동 소리가 얼어붙은 좌석을 흔들면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를 드린다.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

해봐야 얼마나 한다고

사는 대로 살고
되는 대로 하고

우리 아버지 손잡고 걷던 밤길은
달 빛이 어르면 달 빛깔로
별 빛이 어르면 별 빛깔로
바람이 불면 바람 사위로
된장국 끓이면 된장 냄새로
지 고집 부리지 않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다 받아 주었는데

누군가는 무섭다고 할랑가만은
칠흙 같은 어둠이란 너무나 쉽게 양보하는 놈이었는데
아버지 손만 잡아도 뒷걸음치고
손 모아 기도만 해도 숨어버리는
그런 놈이었는데

이제 시뻘겋게 물들어 넘실대는 서울 밤하늘은
뭣이가 그렇게 당당하기도 하고
뭣이가 그렇게 무겁기도 해서
왕방울 부라리며 달려대는 차들도
그 위풍당당한 밤하늘에 눌려
버그렁댄다
.

짠하니 아픈 가슴 다독거려

이런게 발전이려니 문명이려니
속편히 말하고 말면 되지만
시인이 되어 시인의 눈으로 보면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나이가 어려서였는지
시대가 그래서였는지
밤 길은 칠흙같이 어두워
밤 길이었다.
이렇게 붉게 물들어 너울거리고

사방 팔방 팔 뻗어 넘쳐나는
붉은 어둠의 밤 길이 정나리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없을게다.

우리 외할머니 귀신 이야기는

우리까지 듣고 못 들었다.
이제 귀신이 숨어 있는 칠흙 같은 밤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


2000.12.30

짠하니 아픈 가슴 다독거려

이런게 발전이려니 문명이려니
속편히 말하고 말면 되지만
시인이 되어 시인의 눈으로 보면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지

나이가 어려서였는지
시대가 그래서였는지
밤 길은 칠흙같이 어두워
밤 길이었다.
이렇게 붉게 물들어 너울거리고

사방 팔방 팔 뻗어 넘쳐나는
붉은 어둠의 밤 길이 정나리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없을게다.

우리 외할머니 귀신 이야기는

우리까지 듣고 못 들었다.
이제 귀신이 숨어 있는 칠흙 같은 밤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


2000.12.30





(아래 연주는 즉흥 연주이구요... 그런 만큼 틀린 부분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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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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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2.08 예, 감사합니다~^^
    잘 하도록 웅원해 주시고 조언도 아끼지 말아 주세요.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2.11 펜홀더소년 ~^^ 칭찬 감사합니다. 너무 과찬이네요~^^
  • 작성자규신 | 작성시간 17.02.19 오스카님이 누군가 했더니...탁구닷컴님...저도 탁구와 시 그리고 가끔 기타를 칩니다. 잠시 믿음은 뒷전이 되었지만...그리고 제일 많이 찾는 탁구 쇼핑몰이 탁구닷컴 입니다. 비싼 것은 못 싸지만...좋은 카페 되기를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2.20 예,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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