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카페지기 방

카페 양수를 앞두고 - <2. 문체와 문화>

작성자Oscar|작성시간17.02.28|조회수356 목록 댓글 6

두 번째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지 못 하신 부분 하나가 제 마음에 오래 동안 고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카페를 이끌어 가는 문체, 혹은 카페를 움직이는 어떤 문화 같은 것입니다.


예전에 <샘이 깊은 물>이라는 잡지가 있었어요.

그 잡지는 아주 독특한 문체로 작성되었습니다.

어떤 잡지나 소설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이한 문체였어요.

필진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런 문체를 계속 유지했으므로 그 잡지는 어느 해 어느 달 것을 펼쳐도 비슷한 느낌을 받으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잡지에 기고를 하는 일반 기고가들, 또 잡지의 독자란에 글을 올리는 독자들까지, 그 잡지가 가진 독특한 문체를 따르고 있다는 것이지요.


문화는 공기와 같지요.

그 안에서 숨쉬고 있을 때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모릅니다.

이질적이고 낯선 곳에 이르러서야,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었는지를 돌아 보게 됩니다.


한국 사람들은 무척 바빠요.

길을 지나가면서 천천히 걷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빠르게 걸으며 다른 사람들을 툭툭 치는 것을 예사로 압니다.

그런데 그것이 잘못 된 것인지를 알지 못 해요.

그러다가 다른 나라에 가면 이것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관광지들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붐비는 거리이기 때문에 사람 간 부딪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많은 나라 사람들이 길을 걸으면서 옆에 있는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살피면서 걷지요.

예를 들어 미술관에서 어느 미술품을 보다가 다른 작품을 볼 때, 저는 몸을 돌리기 전 제 뒤에나 옆에 사람이 있는지를 살피지 않아요.

몸을 돌리기 전 고개를 돌려 사람을 확인한 후 몸을 돌리는 습관이 제게는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고개를 돌려 뒤에 사람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몸을 돌리더군요.

이것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내가 그렇구나 하고 작게 깨달은 후 고쳐 보려고 했어요.

그런데 숨쉬는 공기처럼, 숨가쁘게 살아가는 한국 사회에 길들여진 저는 그것을 쉽게 고치지 못 합니다.

(이 내용이 한국의 문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글은 아니에요. 다만 한국 사회가 그만큼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런 문화가 없음과, 외국에 가면 그것을 의식하게 된다는 것 정도가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그러므로 이 카페를 구성하는 몸글과 댓글을 어떤 문체로 이어갈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꼭 이런 문체로 글을 쓰세요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것에 대해 어떤 공감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운영자, 또 운영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그럼 어떤 문체, 또 어떤 문화를 이 카페의 주된 성격으로 가져가야 할까요?



1. 배려의 문화

탁구계는 실력에 의한 서열이 있습니다.

나이와 상관 없이 탁구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말에 무게도 있고 말의 권한도 가지고 있지요.

이것은 매니아 스포츠로서 중요한 가치입니다.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초보자의 의견만 관철 시키려고 할 때 고수들은 이곳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실력이 없는 사람들은 말할 권한을 잃고 어떤 글을 써도 당신이 몇 부인가를 먼저 뭍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이곳은 초보자들이 들어 오기 어려운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글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문화를 깃들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운영자와 운영진이 먼저 솔선하여 모범을 보이고, 조금 경직된 글, 상대방을 무시하는 글, 지나치게 날서게 평가하는 글 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따뜻하게 글을 써 주기를 부탁 드림으로 배려의 글들이 더 많아 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 진실성

카페의 모든 글에는 진실성이 담기기를 원합니다.

카더라 통신에 의존한 글, 유명 브랜드들의 마케팅 문구만을 신봉하는 글, 진실을 호도하는 글 등을 계속해서 허용하면, 카페는 거짓으로 글을 올려서라도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분들 (소위 관종), 과장된 정보나 혹은 잘못된 정보로라도 제품을 홍보하려는 업체들의 글, 타 업체를 비방하는 방법으로 카페의 게시판을 이용하는 글, 자신의 실력을 부풀려서 자신의 말에 권위를 더하려는 사람들의 글 등 여러 좋지 않은 글들이 많아지게 될 것입니다.

카페의 글에 진실성이 담기게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운영자와 운영진이 다소 관여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는 최초 작은 정부, 작은 운영자를 지향했던 제 생각이 다소 변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이런 권한을 저와 운영진이 행사하기 위해서는 공정성을 담지해야 겠지요.

모든 분들에게 운영자와 운영진의 활동은 투명하게 공개되는 만큼, 최대한 공정하게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3. 따뜻한 문체

문체에 대해서는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문체가 있으므로 운영진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되도록이면 따뜻한 문장으로 글을 써서 이곳이 편안하고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데에는 크게 3가지의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힘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화를 내거나 때리는 것, 혹은 핸드폰을 압수하거나 통제하는 등의 방법이겠죠.

두번째는 애정을 거두는 것입니다. 아이를 무시하거나 대화를 피하는 등의 방법이지요.

세번째는 "유추"입니다. 아이가 하는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깨닫도록 노력하는 것이지요.

저와 운영진은 따뜻한 글들에 대해서는 그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줌을 감사하고, 날카로운 글에 대해서는 그 글로 인해 카페가 어두워 졌음을 표현함으로 인해 카페가 따뜻한 곳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문체와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 글을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2.28 ~^^
  • 작성자파주지니 | 작성시간 17.03.01 오스카님의 생각을 읽어 보니 이 곳에 좋은 탁구문화가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네요. 제가 바라던 것과도 일치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3.06 감사합니다~^^
  • 작성자Earlybird | 작성시간 17.03.14 글로 표시되는 공간에서 문체는 곧 자기 자신이 되죠. 말씀하신대로 진실로 상대방을 대하고, 조금씩 배려한다면 고슴도치 탁구클럽이 더 발전적인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영자로서 Oscar님의 마음이 느껴져 기분이 좋네요.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3.14 예, 그렇지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