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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내글) 젤롯 애용자들은 올람을 멀리 하세요.

작성자TAK9.COM|작성시간15.09.24|조회수815 목록 댓글 8

 

 

살다 보니 이런 글도 쓰게 되는 군요.

블레이드 개발자로서 새로운 블레이드를 출시하면서 제가 개발한 블레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새로운 제품은 되도록 사용하시지 말라고 권해 드려야 할 상황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실이니까, 솔직하게 말씀 드려야지요.

 

제가 이전에 작성한 글 중에서 젤롯의 끌림에 매료되어 올람을 개발하지 않을 뻔 했다는 말씀 드렸는데요, 그 이야기부터 다시 시작해야 겠네요.

넥시의 4세대를 열기 위해 여러 표면층을 샘플링하던 시기, 실험적인 몇 개의 블레이드들을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는 젤롯의 모체가 되는 제품도 있었고 올람의 모체가 되는 제품도 있었지요. 그런데 그 당시 제가 제품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서 세부 조정을 하던 블레이드는 체데크였습니다.

체데크는 아시는 바와 같이 히노키의 끌림을 타 표면재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오래 동안 연구해 온 제품입니다. 그러므로 체데크의 경우는 정말 깊숙하게 그 특성을 이해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체데크와 젤롯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닮아 있습니다. 즉 체데크에서 젤롯으로의 이동은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체데크가 조금 더 넓은 면으로 안아 주는 끌림을 가지고 있고 조금 더 경쾌하다면, 젤롯은 조금 더 좁은 면으로 안아 주면서 미끈하다고 할까요, 끈적하다고 할까요? 아무튼 둘 다 찰진 끌림이긴 한데 끌림의 감각이 상당한 면에서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둘 다 분명한 끌림을 가지고 있지요.

그것에 비하면 올람은 끌림이 매우 절제되어 있습니다. 4세대에 속하기 때문에 끌림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점점 끌림을 줄이면서 접점에서의 순간적 반응에 집중하는 과정에 있는 블레이드이지요. 여전히 부드럽습니다만, 공을 가지고 쭉 끌어 가는 류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카나프, 체데크, 젤롯 등과는 사뭇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올람을 시타하면서 크게 감흥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갑자기 올람의 모체가 된 그 샘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막 생긴 거에요. 언제 나오느냐, 대단한 블레이드다 등등 찬사가 귀에 들렸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리를 듣고도 그냥 묻어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7겹 류를 연구하면서 올람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었지요. 7겹 합판으로 젤롯의 7겹 강화판, 그리고 힉스 등을 연구하면서 다시 올람의 모체가 된 블레이드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세 가지의 샘플을 연결해서 시타하다 보니 잊었던 감각이 되살아 나더군요. 제가 3세대 블레이드를 개발할 당시에 집착했던 감각들입니다. 한방, 강한 한방이 가능해야 한다. 그리고 공을 (깊이 있게) 잡아 주어야 한다. 물론 4세대인 올람은 공을 깊이 잡아 주던 3세대에 비해 공을 표면층으로 끌어 와서 잡아 주기 때문에 완전히 3세대적인 감각과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젤롯의 감각을 버리고 다시 대하면서, 저는 올람이 왜 그렇게 많은 찬사를 받았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설명이 너무 길어지면 안 되겠지요?

아무튼 젤롯에 완전히 익숙해 지신 분들의 경우는 체데크나 카나프 등으로 옮겨 가시면 편하게 느끼시겠지만 올람으로 가시면 굉장히 낯설게 느끼실 거에요. 공을 끌고 가던 습성이 있어서 튕겨내 버리는 올람과는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스윙을 가지고 계실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젤롯을 쓰시면서 MX-P MX-S , 끌림을 특징으로 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이 올람으로 오려서 에어록 아스트로를 붙이셨다면 완전히 극에서 극으로 오신 것입니다. 공이 팡팡 날아가 버릴 거에요.

반면 젤롯에 에어록 아스트로를 붙이셨던 분이라면 올람에 MX-P MX-S 정도를 붙이시면 적응이 아주 어렵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당부 드리는 것은 젤롯에서 올람으로 옮겨 오는 것은 모험입니다. 올람을 구매하시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실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젤롯도 뚜렷한 개성과 우수한 성능을 가진 좋은 블레이드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일 기간이니 후회하기 전에 사두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러버 조합을 신경써 주세요. 되도록이면 끌림이 강한 에볼루션 계열, 혹은 5Q VIP 정도를 구입하시면 좋겠습니다. 부드럽게 묻혀 주는 특성을 가진 퀀텀도 괜찮습니다. 올람에 에어록 아스트로는 저에게 맞는 조합이고 여러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젤롯 외의 블레이드들에서 옮겨 오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젤롯이 특이한 블레이드이고 올람은 타사 브랜드 블레이드들과 큰 차이가 없거든요.

 

제가 이 점을 미리 인지하지 못하고 발매 전에 안내하지 못한 것은 제 실수입니다. 어떻게든 많은 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도, 제가 유독 예민한 것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이제 추석이네요. 추석 기간 동안, 이 독특한 젤롯과 젤롯과는 조금 거리가 멀지만 조금 더 보편적인 올람 사이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꽤 계시겠네요. ^^ 하지만 너무 걱정은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지고 있다 보면 올람이 좋아지는 순간이 올 것 같아요. 제가 그랬거든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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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고슴도치 탁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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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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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24 맞아요~^^
  • 작성자절대탁구 | 작성시간 15.09.24 저는 젤롯의 끌림과 조화가 안되어 바로 이별했는데...!
    젤롯과 특성이 다르다니 올람이 급 관심이가네요..^^. (에콩 이러믄 안되는뎅).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24 그렇죠... 바로 그런 경우를 위한 4세대의 블레이드입니다.
    끌림 면에서는 상하로 차등을 주었다고 하면 반발되어 떨어지는 순간은 좌우로 펼쳐 다양함을 더 했죠~^^
  • 작성자공룡 | 작성시간 15.09.25 올람이 제게는 젤롯보다 훨씬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빨리 추석이 지나가야..ㅎㅎ
  • 답댓글 작성자TAK9.COM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30 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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