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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조승민이 입증한 한국 남자탁구의 경쟁력.
일본 에이스 미즈타니 준은 중진에서 랠리 능력이 탁월(卓越)하고, 상대에게 선제(先制)를 먼저 내주더라도 후진에서 연결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선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한국 선수들이 미즈타니 준과 경기를 하면, 백핸드에서 앞서더라도 포핸드 랠리에서 밀리거나 후진에서 끊임없이 연결되는 미즈타니 준의 끈질긴 볼을 뚫어내지 못해 패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본적으로 포핸드에서 파워와 스피드가 없으면 승리하기가 무척 힘든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현재, 한국 남자탁구를 대표하는 이상수, 정영식 모두 미즈타니 준을 상대로는 패한 경기가 많았는데, 이상수는 미즈타니 준을 상대로 3전전패를 기록했고, 정영식은 4전1승3패를 기록했습니다. 정영식 역시 처음 3번의 맞대결에서 3전전패를 기록하다, 지난해 도하(Doha) 그랜드파이널스 16강 첫 경기에서 4-3(7-11, 10-12, 12-10, 11-8, 11-13, 11-7, 11-9)으로 승리한 것이 미즈타니 준 상대 첫 승이었습니다.
하지만, 19살의 어린 조승민(1998년5월27일생)은 미즈타니 준과의 첫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조승민은 호주(Australia) 오픈 남자개인단식 8강에서 미즈타니 준을 4-3(9-11, 11-8, 5-11, 7-11, 11-6, 11-8, 4-11)으로 이기고 4강 진출에 성공했는데, 세계랭킹 82위의 유망주가 세계랭킹 6위의 탑텐 선수를 꺾은 것입니다. 미즈타니 준은 중국 주전 선수들의 불참으로 이번 대회 최고 시드를 받은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었지만, 조승민이라는 10대 유망주의 플레이에 무너지며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조승민과 미즈타니 준의 8강전은, 조승민이 4게임까지 3-1로 앞선 상황에서, 5,6게임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마지막 7게임을 11-4로 따내며 결국 4-3으로 승리를 결정지었습니다. 조승민은 미즈타니 준의 플레이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하고 나온 듯, 포핸드 쪽에서는 최대한 빠른 타이밍에 공략했고, 백핸드 쪽에서는 조승민의 볼 자체가 미즈타니 준이 제대로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습니다. 특히, 첫 게임 같은 경우, 조승민이 백핸드로 미즈타니 준의 몸 쪽을 공략해 점수를 얻는 경우가 많았는데, 미즈타니 준으로서는 조승민의 백핸드를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플레이가 힘들어지고 말았습니다. 미즈타니 준은 5,6게임을 따내며 다시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민, 마지막 게임에서 범실이 쏟아지며 결국 조승민의 4-3 승리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조승민 - "시작부터 시스템 플레이가 좋았다. 내가 얻은 점수의 80%는 전술을 잘 이행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3-1 상황에서 미즈타니 준은 자신의 플레이 시스템을 바꾸었다. 나는 당황했고, 게임에 적응해야 했다. 다음 게임은 단지 순간 순간의 포인트만 생각할 뿐이고, 긴장되지는 않는다" (출처 : ITTF 인터뷰 내용 中)
한가지 아쉬운 것은, 조승민은 8강에서 미즈타니 준이라는 대어(大漁)를 잡고 4강에 올랐지만, 4강에서 프랑스의 시몽 고지에 2-4(5-11, 6-11, 6-11, 11-9, 12-10, 13-15)로 패해 기대를 모았던 결승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조승민은 세계6위의 미즈타니 준을 이기고도, 세계16위의 시몽 고지에 패하고 말았는데, 이번 대회가 중국 주전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은 플래티넘(Platinum) 대회인 것을 감안하면, 패배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4강에서 조승민의 상승세를 잠재운 시몽 고지는 마지막 결승에서 벨라루스의 에이스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를 상대로 최종 우승을 다투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