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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 & 자유 게시판

라면, 김치, 포도주. 더이상 바랄 것이 없다. 탁구 빼고.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작성시간20.04.18|조회수322 목록 댓글 2

아침부터(한국보다 7시간 늦게 삽니다) 요 아래글에 올라온 국밥 사진들을 보노라니, 뜨거운 국물이 간절해졌습니다. 부엌으로 달려가, 아스파라거스 리소토 준비한다고 폼잡고 있는 아내를 붙들어 세우고, 그건 저녁에 하고 점심은 라면 먹자고 우겼습니다.


어제 먹고 남은 감자 한덩이도 썰어넣고, 파도 좀 넣고, 달걀... 이런 달걀이 떨어졌네요.

끓인 라면을 그릇에 옮겨담는 저를 보고 아내가 말합니다.

- 어? 왠일로 그릇을 두 개 꺼냈어?

- 사진 찍어야 해.

- 무슨 사진?

- 인터넷 탁구 클럽에 올릴 사진.

- ???

보통은 아내만 그릇에 라면을 담고, 저는 냄비채 먹습니다. 전 왠지 라면은 냄비 들고 먹어야 맛있더라고요. 오늘은 여기에 올릴 사진 하나 찍는다고 일부러 그릇에 옮겨 담았지요.



후다닥 사진 찍고, 후루룩 먹기 시작하는데, 고양이가 와서 뭐 먹냐고 묻습니다.



신경도 안 쓰고 정신없이 먹고 있는 저를 보면서 아내가 말합니다. "다음 번 고양이 들일 때는, 두 마리를 들여서 하나는 '라면', 다른 하나는 '김치'라고 불러야겠다. 그렇게 맛있어?"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요구르트를 꺼내며 아내가 어떤 맛을 고를거냐고 묻습니다. "싫어. 안 먹을래. (라면) 맛을 입에 남겨둘거야", 하고 대답하는데, 느닷없이 탁구 생각이 납니다. 방금 말한 문장이 불어로 "[...] 르 구"라고 말하며 끝나는데, 가티앵, 실라, 엘루아 등과 함께 프랑스 탁구 전성기를 이끌었던 크리스토프 르구 선수의 이름과 발음이 같았던 겁니다.


- 요새 그 인터넷 탁구 카페에선 먹는 얘기만 하나봐?

- 아니, 가끔 탁구 얘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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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도라미 drm | 작성시간 20.04.18 외국에 계시는군요
    고향음식이 얼마나 그리우실까요
    감자도 썰어 넣고 파도 넣고
    국물이 시원해 보입니다!
    냥이도 정말 예쁘네요
    저도 냥이 좋아해요 (길냥집사~^^)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4.19 지금 여기 간만에 비가 내리는데요. 이럴때 파전에 동동주 생각나는 것 빼면, 음식 타령은 잘 안합니다. 입맛이 워낙 싸구려라 아무거나 주는 대로 먹고 살아요. 그래도 외출 자제령 난지 3주가 되니까, 심심한 차에, 배추 사다가 김치를 담구게 되더군요. 타향살이 20년만에 처음입니다.
    밥 먹을 때 고양이가 저러고 빤히 쳐다보면, 반 고문입니다. 길고양이들 잘 보살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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