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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방문기]코타키나발루 탁구장 방문기

작성자재즈핑퐁|작성시간16.01.29|조회수2,949 목록 댓글 37

안녕하세요. 재즈핑퐁입니다^^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탁구도 쳤구요 ㅎㅎ 탁구장 방문기를 올립니다.

1. 코타키나발루에서 탁구장 찾기

구글에서 아무리 탁구장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우연히 Sabah Table Tennis Association이라는 곳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Kota kinabalu는 말레이시아의 Sabah라는 주에 위치해있습니다. 싸바 주 탁구 협회...? 일단 홈페이지에 나온 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답장이 올려나..? 오면 좋고 안와도 그만이고.' 그런데 답장이 왔네요. 협회 president 전화번호를 알려주면서 코타키나발루에 와서 연락해보라고 합니다. 도와줄거라고요.

[협회 홈피]

http://www.sabahtabletennis.com/news.php

코타키나발루에 왔지만 개인적인 일로 온 것이 아니라서 캐리어 한 켠을 차지한 탁구장비를 마음에 묻어두고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3일 일정이라서 스케줄이 너무 뻔했어요. 사실상 약간의 빈틈이 있는 날은 첫번째 날이었는데, 개인적인 시간은 택도 없더라구요 ㅠㅜ 그래서 마음을 접었습니다. 근데 떠나는 셋째날 눈치를 보아하니 개인시간을 좀 뺄 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저는 혼자 유유히 사라졌지요 ㅋㅋ

무리에서 벗어나자마자 바로 president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현지에서 전화와 문자 사용할걸 대비해 발신 20분짜리 서비스를 신청해둬서 요금 걱정은 없었습니다. 단지 영어가 걱정이었지만.. 탁구를 칠 수 있다는게 어디겠습니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이게 중국어인지 영어인지..ㅠㅜ 말레이시아가 이슬람권 국가이긴 한데 코타키나발루는 거의 중화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중국사람들과 그 2-3세들이 많이 살고 있어요. 좋은 땅과 비싼 건물들도 거의 중국사람들 소유가 많구요. 어쨌든 여차저차해서 탁구장 위치를 받았습니다.

Likas sport compleks. 이게 그 분이 알려준 이름이고 구글맵에서 검색해보니
Jalan Kompleks Sukan, Likas, 88450 Kota Kinabalu, Sabah 이렇게 나왔습니다.

구글맵 보고 찾아갔는데.. 그 규모에 입이 떠억...


위의 사진 가운데 상단에 보면 축구장이 있고 왼쪽 아래 가정집들 빼고는 전부다 운동시설들입니다. 그리고 축구장 윗쪽으로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설들이 더 있더라구요. 아래로 제가 찍은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축구장에서부터 테니스코트, 수영장, 배드민턴 경기장, 리듬체조 하는 곳, 골프 연습장 등등 그야말로 스포츠 컴플렉스였습니다. 서울에 있는 올림픽공원에 온것같은 느낌.. !!! '이야... 대박인데.. 탁구장은 어디 있을까..' 완전 기대에 차서 안내데스크를 찾아갔습니다. 탁구치러 왔다고 그러고 비용을 선불로 계산하고 뭘 하나 작성하니까 네트를 빌려주는겁니다. 그 순간 느낌이 싸아~~ 했습니다. '좀 이상한데..?'



네트를 주면서 저기 바깥에 가서 치라는 겁니다. ?!???! 안내 부스 바깥은 로비였고, 로비 구석에 탁구대 두 대가 접혀져 있었습니다. '헐...내가 잘못 찾아왔나..?' 바로 핸드폰을 꺼내들고 president에게 전화했더니 거기를 가면 안되고 스포츠 컴플렉스 안에서 Hostel Canteen Area를 찾으라는 겁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처음 통화할 때 뭐라뭐라 했던게 Hostel Canteen을 찾으라는거였는데 제가 그걸 못알아들은 것이었습니다ㅋㅋ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Hostel Canteen을 찾아갔더니... 그곳에 탁구장이 있었습니다!! 그 큰 스포츠 컴플렉스를 싸돌아다니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코타키나발루 위치가 적도 살짝 위... 태양이 너무 뜨겁고 엄청 더웠습니다. 참고로 사진 하나 올립니다.

햇볕이 좋아서 젖은 슬리퍼를 말리면 딱이겠다 싶어서 오후에 바깥에 내놓았는데.. 건조가 아니라 굽혔네요. 열변형이 와서 슬리퍼가 휘어버렸습니다 ㅠㅜ 적도 부근에서는 아무거나 함부로 햇볕에 내놓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암튼 더워서 힘들긴 했지만 제가 더위를 이겼습니다ㅋㅋ 탁구장을 찾았으니까요~ 여기까지가 탁구장 찾아 헤맨 이야기입니다. 혹시 코티키나발루에 가시는데 탁구를 치실 분이 계신다면, Likas sports complex에서 안내데스크가 아니라 꼭 Hostel canteen area를 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2. 탁구장

sports complex의 규모와 시설에 놀라고 엄청 기대했습니다. 마루바닥에 붉은 렉스코트가 깔려 있고 수십대의 탁구대가 오와 열을 맞추어 정렬된 그런 탁구전용 구장을요. 근데 왠걸.. 눈 앞에 펼쳐진 탁구장 모습에 좀 실망을 했습니다. 타일 바닥에, 허름하고 칙칙한 콘크리트 벽면, 샤워장도 갖춰져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옆 큰 실내 체육관이 있고 거기엔 체조를 배우는 학생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었는데 탁구장은 체조시설에 딸린 부대공간에 임시로 마련된 느낌이더라구요. '아.. 여기서도 탁구는 인기종목이 아니구나..ㅠㅜ' 좀 슬펐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저쪽 테이블에서 중년의 남자 어른 한명과 초딩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가 즐겁게 탁구를 치고 있더라구요. 그냥 똑닥볼은 아니었습니다. 여자 아이를 보니 체계적으로 레슨을 받은게 분명하네요. 다가가서 인사하고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 아저씨가 바로 "김택수! 유남규!" 이러는거예요^^ 역시 월드스타...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맥을 이어 다른나라 사람들에게 각인될만한 차세대 플레이어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간단하게 인사하고 탁구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여기저기 탁구장다운 게시물들이 걸려있네요.





시설은 좀 허름하지만 탁구에 대한 열정이 게시물들 속에서 느껴졌습니다. '어딜가나 탁구치는 사람들은 비슷하구나..ㅋㅋ' 그런 생각을 하면서 둘러보고 있는데 한쪽에서 탁구복을 입은 제 또래로 보이는 깡마른 중국계 한 사람이 저에게 다가와서 인사를 합니다. 아까 그 president가 미리 얘기를 해놓아서 손님 대접하러 나온 것이었습니다.

바닥이 타일이라 가지고간 탁구화는 그냥 두고 크럭스를 신고 치기로 했습니다 ㅋㅋ 탁구화 신었다가는 무릎과 탁구화 아웃솔이 다 나갈거 같아서요. 사실은 산지 얼마 안된 탁구화가 아까워서^^;;


아 그리고 여기는 대부분 탁구대가 티바나 니타쿠였습니다. 펼쳐져 있는건 니타쿠였고 꽤 많은 티바 탁구대가 접혀진채로 세워져 있었습니다. 탁구대 상태도 굉장히 좋은 편이었구요. 큰 대회가 있는 경우에는 실내 체육관 같은걸 빌려서 이 탁구대들을 다 사용하나봅니다.


3. 게임
그 중국계 친구가 라켓을 꺼내 쥐는데, 중펜이 딱~! 반가웠습니다. 이 먼곳까지 와서 중펜을 만나다니 ㅎㅎ 나중에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한국에서는 중펜을 많이 쓰냐고. 한국에서 온 웬 녀석 하나가 중펜을 치니까 한국에는 중펜 유저가 많을거라 생각했나봅니디. 저도 그 친구가 중펜 쓰는거 보고 이지역엔 중펜이 많은가보다 생각했으니까요 ㅋㅋ 그러나 한국이나 말레이시아나 중펜이 귀한건 매한가지더라구요^^

몸을 푸는데 그 친구는 몸을 안푸는겁니다. 저만 열심히 드라이브를...
게임에 들어가서야 알았습니다. 굳이 몸을 풀지 않아도 나같은 사람 상대하는데는 어려움이 전혀 없는 실력의 소유자라는걸 ㅋㅋ
근데 막무가내로 저를 이기지 않더라구요. 세트를 내주기도 하고, 탁구를즐기는 모습에 같이 치는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번씩 점수 뺄 때는 여덟 아홉점을 순식간에 가져가는데, 제가 상대를 못해주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첫 게임 끝나고 두 번째 게임. 첫 게임에서 안보여주던걸 막 하는데 제가 공에 손을 못대겠는겁니다.ㅠㅜ 나중에 알았는데, 그 친구가 그곳 협회 코치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받아본 최고의 손님 대접이었네요. 게다가 같은 중펜으로서 선수들 영상이 아니라 실제로 중펜 선수가 이면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지 직접 겪어보는 금쪽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같이 쳐준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 친구가 시간 괜찮으면 원포인트 레슨 해주겠다고 그러는겁니다. '대박..!' 저는 저녁을 안먹기로 했습니다 ㅋㅋ
저랑 두 게임 하면서 본인이 파악한 저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면서 장점과 고칠점, 앞으로 중점을 두고 연습해야할 부분, 게임 할 때 자주 미스했던 상황을 복기하며 레슨을 해주었습니다. 한 40분 정도..? 그러고 나서 한 게임을 더 했네요.

참 인상적이었던 것이, 펜홀더와 셰이크에 대한 그 친구의 이해였습니다. 중펜이 셰이크 백드라이브의 장점을 가져온 것이 맞지만 중펜은 어디까지나 펜홀더이고 펜홀더처럼 쳐야 한다는 겁니다. 전면과 이면의 활용 비율에 대한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얘기였습니다. "셰이크는 sword이고, 펜홀드는 knife이다. 셰이크는 상대 테이블을 베듯이 친다고 생각하면 좋고, 펜홀드는 상태 코트를 찌른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면 도움이 많이 된다." 저는 약간 검을 휘두르는 것 같답니다. 명쾌한 설명이더라구요. 플레이하면서 뭔가 제가 느끼고 있는 불편함을 가장 잘 지적하고, 앞으로 어떤 느낌으로 연습하면 좋을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해버리는 그 친구의 깊이에 탄복했습니다. 마치 우연찮게 만난 무림고수로부터 비기를 전수받은 기분이었습니다.

3. 날씨


이건 제가 탁구치고 저녁에 숙소에 와서야 캡쳐한 날씨 정보입니다. 제가 탁구칠 때는 이보다 좀 더 높았어요. 에어콘과 선풍기가 없는 콘크리트 건물에서의 두 시간.. 그냥 딱 사우나에서 운동하는 기분입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손에 땀이 많지 않아서 여름에도 그립이 미끄러진다던가 그런거 못느껴봤는데, 그곳에서는 러버와 그립에 묻은 땀 닦느라 혼이 났네요. 그런데 그곳 사람들은 정말 아랑곳 하지 않고 잘만 치더라구요.

4. 그 외 이야기들
처음 외국 구장 방문이고, 처음 받는 호화 손님대접에 들뜨고 잘 안되는 영어를 듣고 구사하느라 정신이 좀 혼미해서 그 친구 라켓을 자세히 살펴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앞뒤로 중국러버 허리케인이 붙어있고, 블레이드는 스티가 블레이드라는 사실 밖에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왠만한 스티가 라켓은 보면 아는데.. 눈에 안익은걸로 봐서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종류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참 신기했던건 그 더위와 습도에.. 중국러버로 잘만 치더라구요 ㅎㅎ

제 라켓을 스윽 보더니, 에볼루션 시리즈, 자기도 써봤는데 좋았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방에서 ITC 파워셀을 보여주며 이 러버 써봤냐며, 적극 추천하더라구요. 신기했습니다 ㅎㅎ 놀랐던건 엑시옴 브랜드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거. 엑시옴 관계자와 ITC 관계자에 대해서도 뭐라뭐라 하던데 그건 제가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어쨌거나 용품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더라구요. 옆에 그 친구 와이프가 있었는데(와이프는 비탁구인) 탁구를 안치는 와이프가 테너지 05와 64에 대해서 알고 있을 정도니..탁구 사랑이 대단한가봅니다 ㅋㅋㅋ

원래는 구장 사용료가 있는걸로 아는데.. 숙소에 와서야 제가 깜빡하고 페이를 하지 않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ㅠㅜ 택시 타고 가겠다고 하는 저를 친절하게도 자기 차로 데려다주기까지 했는데,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드네요. 혹시 다음에 또 갈 일이 있으면 한국에서 뭐라도 하나 사갈까 싶습니다.

짧은 두 시간의 경험이었지만 뜻깊었습니다^^

여기까지 방문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요즘 한국에서 코타키나발루 많이 가는걸로 알고 있는데 혹시 가시게 되는 분이 계시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주절주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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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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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핑마 | 작성시간 16.01.31 어.. 이거 너무 초고수용 비기인데요.. 하수용으로 풀어서 베푸실 의향 없으세요?^^
  • 답댓글 작성자슈미아빠 jw | 작성시간 16.02.01 고유 부탁드려요!!
  • 답댓글 작성자재즈핑퐁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03 글로 쓰다 보니 뭔가 특별한게 있는것처럼 읽혀질 수도 있겠네요 ㅋㅋ 정말 별거 없구요~ 무게 중심이 좀 더 확실하게 이동해야 하고, 타점이 좀 더 낮고 빨라야 하고, 백스윙이 컴팩트해야 한다.. 뭐 이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잘 치시는 고수님께서 하수라고 하시면 안됩니다!!ㅋㅋ
  • 작성자보라매탁구 | 작성시간 16.01.31 생생한 여행기 잘 봤습니다
    재즈핑퐁님의 실력도 출중하신데 그 중국계 코치도 실력이 장난 아니었나보군요
    6년 전쯤에 코타키나발루 여행 했을때 그땐 탁구를 시작하기도 전이었는데 재즈핑퐁님은 그곳에 가서도 탁장방문을 하셨군요
    그당시 전 상상하지도 못한일을 해내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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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사람2 | 작성시간 17.03.04 좋은 방문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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