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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시, 모비딕 소개글

작성자Oscar|작성시간18.07.11|조회수1,115 목록 댓글 17






넥시다움이 뭘까요?


넥시의 첫 출발은, 기존 브랜드가 하지 못 하고 있는 틈새를 메우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점차 넥시다움을 찾아 많은 미지의 영역들을 탐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5세대로 넘어 가면서 모든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종합해서,

이제는 어떤 특정한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새로운 제품들을 만들어 가고 있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시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특히 블레이드의 디자인 영역에 있어,

저는 정확한 답을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중요한 답 한가지를 알게 되었네요.


넥시는 저의 개인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Oscar 가 가지고 싶은 블레이드를 만드는 것이 그 첫 출발이었지요.

그러므로 제가 원하는 제품이 보편적이지 않다고 하면, 다소 대중의 원함과는 거리가 있는 제품들이 만들어 질 수도 있습니다.

시장이 원하는 것, 대중이 찾는 것을 들이파기 보다는,

제가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것에 몰입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몇 가지의 제품들은 제가 원하는 것과 다른 제품들도 간혹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라켓을 만들어 달라는 해외 유저의 요청에 따라 제작된 아크라시아(Akrasia) 블레이드가 그렇구요,

저는 만족하지 못 했지만, 리뷰어들이 좋아해서 제작했던 제트 블레이드가(Z-blade)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세혁 선수를 위해서 시작했던 제품 연구는 악티움과 차크라로 이어졌고,

김정훈 선수를 위해서 시작했던 김정훈 블레이드는 루비콘과 아르케로 이어지면서 일군의 라인업을 형성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오직 윤홍균 선수를 위해서 설계된 ACE 라켓이 출시되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지요.


그럼에도 제가 원하는 어떤 특성치들은 이 모든 제품들에 어느 정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그 영향으로 인해 많은 분들은 넥시 라켓에서 어떤 공통적인 느낌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저는 모비딕 제품을 만들면서, 저로부터 이 블레이드를 분리해 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모비딕 블레이드는 저와는 거리가 먼, 어떻게 보면 탈넥시화한 최초의 제품이 될 듯 합니다.


제가 중시한, 오래 동안 그것에 체득되어 있어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그 특성은,

바로 손과의 일체감입니다.


넥시 블레이드들은 감각적으로 블레이드와 손이 일체화된 느낌이 있습니다.

중간에 뭔가가 차단되어 있다는 느낌, 혹은 뭔가가 비어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을 저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특수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그 특수소재가 인위적인 느낌을 갖는다면 사용하지 않았지요.

그리고 인위적인 느낌을 최소화 하려고 매우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타사 제품들을 보면 그런 차단된 느낌을 제품 성능으로 잘 살려서 크게 성공한 예들이 있습니다.

다마스사의 ALC 계열의 제품들이 그렇구요, 스티가의 카보나도 제품도 그렇지요.

손과의 일체감이 아주 명료하게 설명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만,

블레이드가 손에서 뻗어 나가는 느낌이라기 보다는, 손에서부터 뭔가 인위적인 것이 뻗어 나간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크라시아 제품이 저에게는 크게 와 닿는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아크라시아는 손의 기능을 넘어서는 강함과 스피드를 구현해 내야 했기 때문에,

"손 플러스 알파 (손 + A)" 라는 개념의 블레이드가 되어야 했지요.


반면에 그런 의미에서 윤홍균 선수가 애용했던 오스카나 오즈, 그리고 최근에 발매된 ACE 등의 제품들은,

다마스 사의 ALC 제품과는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군의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누려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오랜 세월을 지나 이런 저의 독특한 제품 디자인 기준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일어나게 되는군요.

바로 모비딕 제품 이야기입니다.



모비딕은 PFC 라는 새로운 복합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 복합소재는 기존의 넥시 제품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강력하게 스피드를 내 주는 제품은 아니지만, 매우 자연스러운 타구감각을 가지고 있지요.

특히 모비딕에 사용된 새로운 표층 소재와 어울려, 가벼운 블레이드가 구현해 내기 어려운 강함을 발휘합니다.


제 개인적인 감각을 가지고 표현한다면, 손 끝까지 하나의 감각으로 일체화되어 움직이기 보다는,

손끝에 이르러 손의 능력을 높여 주는 무기가 장착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금까지의 넥시 제품들이 손에 글러브를 끼고 공격하는 권투와 비슷했다고 하면,

모비딕은  손 끝에 무기를 들고 전투에 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딕은 여전히 넥시의 라인업 속에 있습니다.

타사 제품들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감각을 가지고 있지요.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능 극대화를 위해서 감각을 무시하기도 하는 타사 제품들과는 달리

넥시의 모비딕은 여전히 감각을 중시합니다.

그러나 과거의 제품들이 감각을 우선해서 제작되었다고 한다면,

모비딕은 성능을 보다 더 중시하면서 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능을 위주로 블레이드를 선택하시는 분들에게 매우 이상적인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가벼운 무게, 얇은 두께에 비하면 매우 빠른 블레이드입니다.

구질이 가볍거나 날리는 느낌이 없습니다.

그렇게 빠른 블레이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잘 잡아 줍니다.






어떻게 이런 특성들이 하나의 블레이드에 동시에 구현될 수 있는가, 궁금해 하시겠지만,

넥시의 전 세대 제품들이 가졌던 좋은 특성들이 이상적으로 적용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시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되실 듯 합니다.

중심층 구조는 넥시의 1세대 제품들인 한니발과 오스카 등에서 검증되었던 구조입니다.

단단하게 받쳐 주면서 힘있게 뿌려줄 수 있는 구조를 염두에 두면서도,

전체 두께가 두껍지 않도록 조율을 했습니다.


표층은 기존의 넥시 제품에 사용되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입니다.

깊이의 개념을 중시해서 제작했던 3세대적 개념과,

회전의 개념을 중시해서 제작했던 4세대적 개념이 적절한 위치에서 만나고 있지요.

적절한 깊이에서 잘 잡아 주지만, 회전력도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표층의 성능을 뒷받침하면서, 전체 블레이드의 밸런스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PFC 소재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섬유질과 금속적 성분이 조화된 PFC 소재는 스피드 강화와 함께 감각적으로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복합 소재에만 의존한 블레이드로 느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뛰어남을 강조하면서도,

모비딕 제품은 넥시와 비넥시의 중간선을 넘나드는, 굉장히 아슬아슬한 제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손과의 일체감을 중심으로 하여 십여년간 제품을 제작해 온 제 입장에서는,

상당한 실험을 감행하는 제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그러나, 시제품 생산 과정에서 시타하신 분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넥시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 출시를 망설이고 있는 저에게, 이 제품이 꼭 넥시 신제품이 되어야 한다는 어떤 확신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었지요.

 





모비딕이라는 네이밍은, 자연과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의 에피소드를 담은 책, 모비딕에서 착안이 되었습니다.

에이허브 선장은 거대한 고래, 모비딕과 맞서 싸우다 한 다리를 잃고 복수의 신념으로 바다로 향하지요.

그러나 그는 모비딕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노인과 바다"가 매우 잔잔한 호수처럼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고 하면

모비딕은 폭풍치는 바다처럼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거대한 고래에 맞서 싸우는 한 인간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요.


저는 모비딕을 보면서, 자연에 맞서 이기지 못 하는 한 인간을 봅니다.

그리고 저 역시, 거대한 시장에 맞서 제가 그 시장을 이기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시장은 저 개인과는 비교되지 않는 압도적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맞서서 싸울 수가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난 십여년간 넥시호를 이끌고 시장에 덤벼 들어 맞서 싸워 왔습니다.


이제 시장과 타협하여 시장이 원하는 것을 내놓게 되는 군요.

에이허브 선장은 모비딕에 맞서다 죽음을 맞이했지만,

시장과 타협한 Oscar는 시장을 이끄는 힘을 다시 한번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모비딕을 통해 넥시가 시장과 만납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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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후락 | 작성시간 18.07.11 산뜻해보이는것이 강렬함은 보이지 않네요.^^
    그럼에도 강하다고 하니, 궁금합니다.
    어떤 느낌들이 나올지요.^^
    두께 무게도 궁금합니다.^^
  • 작성자탁꼬맹 | 작성시간 18.07.11 가성비 갑 넥시.
    기대가 큽니다~
  • 작성자큰산 | 작성시간 18.07.11 칼릭스2와 아리랑을 쓰고 있습니다.새롭게 기대가 됩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Oscar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7.12 예, 모비딕과 오스카는 소재가 달라서 지향점이 비슷해도 결과치는 차이가 많습니다. ~^^

    성능상 “받쳐주고 잘 나가고 끌리는” 면은 여전히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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