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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토스 사용기...를 빙자한 용품 방랑기와 바토스 찬양기

작성자메기|작성시간19.04.22|조회수836 목록 댓글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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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신이 사용하는 용품 또는 그동안 사용해 왔던 용품을 적어 주시면 더욱 의미 있는 답변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이름을 모르실 경우 대강의 정보라도 적어 주세요. 여러 가지를 번갈아 사용하시거나 일정 종류(스폰지 경도가 일정한 것 등)를 사용하실 경우도 그대로 정보를 적어 주시면 됩니다.

블레이드 : 바토스
앞면 러버 : MX-P
뒷면 러버 : MX-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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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쉐이크핸드로 전향하며 제가 선택한 블레이드는, 티모볼alc였습니다. 이유인즉슨, 전에 사용하던 블레이드보다 파워업이 기대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감각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많은 분들이 칭찬하고, 그만큼 많은 선수와 아마추어가 사용하는 블레이드죠. 어차피 감각은 적응하면 그만일거고, “티모볼alc를 사용할때 최고의 공빨이 나온다”는 분들의 말씀에 혹해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얼마 안가서 티모볼alc를 버리고 맙니다.
반발력은 분명 전에 쓰던 블레이드보다 좋았고, 레슨때 편하긴 했는데, 도저히 장점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레슨을받고 드라이브의 폼이 잡혔을때는 상관이 없었는데 드라이브가 흐트러지니 게임에서 잘 안걸리고, 스윙이 위축되어 파워 강화도 없었고, 원래의 특기이던 블록도 계속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발트너 센소 카본을 선택했습니다. 반발력이 줄은 만큼, 힘을 잘못(때리는 방향으로) 주더라도 공이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고, 블록에서 오버미스가 나는 일도 줄었습니다. 한마디로 날아다니기 시작했죠. 걸고 때리고 막는게 다 되었으니까요. 이 경험으로 저는 초보자에게는 안정감이 높은 저반발력의 라켓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생각의 결과로 나온 글이 예전에 썼던 용품선택의 기준과 비거리에 대한 이해입니다.

그렇게 발트너센소카본을 주력으로 실력을 쌓아가다가 최근 그토록 싫어했던 티모볼alc를 다시 시타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어요. 왜 많은 선수들과 아마추어들이 사용하는지 깨닫게 되었고, 그걸 제가 깨달았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느낀 티모볼alc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대로 (때리지 않고) 걸어준다면, 공이 잘 잡힌다
-특유의 안아주는 감각이 있는데, 그 덕분에 단단한 러버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안정감이 있다(어느정도 잘 건다는 가정하에)
-사용하다보면 강한 임팩트에서는 좋은 감각이 나온다
-한방이 아닌 공도 공빨이 좋다

반면 단점도 명확했죠
-합판을 쓰다가 쓰면 “감각 off”버튼을 누른 것마냥 피드백이 없다 느껴진다
-때리는것과 채는것을 잘 구분해서 구사하지 못할 경우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반발력이 매우 좋기때문에 힘을 뺄 줄 모른다면 블록이 어렵다

즉, 공을 챌 줄 아는 사람, 힘이 빠진 사람이 써야 장점이 느껴지는 라켓이라는거죠. 작년의 저는 그렇지 못했기에 그 장점은 느끼지 못하고 단점만 부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년동안 기본기가 좀 잡히고 힘을 빼게 되니 장점이 느껴졌네요. 단점도 여전히 느껴졌지만(약한 임팩트에서 피드백 부족, 낮은 실력으로는 부족한 안정감 등) 대회에 들고나가기 위한 전투용 조합으로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죠

그러던 중, 바토스의 설명 글과 사용기들을 읽으면서, 바토스는 제가 티모볼alc에서 느낀 장점을 어느정도 공유하면서도, 단점은 커버가 된 라켓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순간 생각은 확신으로 변했고, 제 손에는 바토스가 들려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바토스를 쓴지 삼일차가 되는 날입니다. 사용 첫날 저는 주력 변경을 결심하였고, 이틀차부터는 찬양을 시작하였습니다.

우선, 바토스에는 티모볼alc에서 느꼈던 장점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alc의 안아주는 감각, 그로 인한 드라이브의 용이함, 단단한 러버의 중화, 그리고 강화된 반발력에서 오는 볼빨. 볼빨은 더 반발력 좋은 라켓을 쓰시던 분들이 느끼기엔 별로일 수 있겠지만, 오겹합판에 가까운 블레이드를 쓰던 저에겐 혁명이었습니다.

단점들은 해결되었습니다.
alc 특유의 감각은 있었지만 위화감으로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울림이 살아있어서 감각적인 피드백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스티가나 허롱5의 통통거리는 목탁류의 울림이라기보단 좀 챙챙 탱탱거리는 울림입니다). 무엇보다, 부족한 임팩트에서 사용편의성이 크게 해결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느끼기에 바토스에서 가장 사기적인 것은, 안정감입니다.
분명 반발력이 낮지 않고, 때릴때 보면 부가탄성도 낮지 않습니다. 백펀치나 스매시를 하면 공이 총알같이 나갑니다.
하지만 드라이브를 걸어줄때 안정감이 사기입니다. 정말 쉽게 잡힙니다. 이렇게 쉽게, 위력적인 드라이브를 걸어본 적은 처음이네요. 심지어 뭐든 걸면 들어가주니, 플레이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는 원래 상대에게 공을 주고 버티거나, 확실한 공만 거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어가 아닙니다. 심지어 밀릴때는 쵸핑도 하는, 오펜시브보다는 전통적인 의미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바토스를 사용한지 이틀차가 되니, 모든걸 걸고 때리는, 야수성이 깨어난듯한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떻게든 걸면 들어간다는 확신이 생기니 굳이 이 라켓으로 잘 안되는 쵸핑을 하기보단 루프를 한번 더 걸거나, 블록으로 코스를 빼게 되더라고요. 무슨 도전을 하든 다 받아주는 느낌이라 정말 별걸 다하고 있습니다.

첫날에는 쇼트가 각도를 별로 타지 않아서 단순히 힘을 빼거나 쭉 밀어주면 되는점이 마음에 든다 생각했는데, 둘째날 보니 쇼트를 할 필요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툭툭 걸어주면 되네요. 익숙해진 후부턴 그냥 쇼트하다가 각잡고 펀치로 때려버려도 됩니다. 처음엔 높아진 반발력 때문에 날린 공들이 있었지만 익숙해지니 그런 공도 별로 없습니다.
이 블레이드, 적어도 이 조합은 분명 드라이브만 잘 되는 조합이 아닙니다. 단지, 드라이브가 사기적으로 잘 (쉽고 위력적으로) 되니 드라이브가 재밌어서 하게 될뿐입니다.

어젯밤 공이 넘어오는 족족 다 걸어 재끼는 제 모습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글이 점점 객관성을 잃고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라켓이 본인의 상황에 들어맞기 쉽지 않은데, 여러 우연이 겹쳐져 신의 한 수가 만들어졌어요. 지금의 저에겐 안정감과 파워가 모두 갖춰진 라켓입니다.
좀 충격이 가시고, 흥분이 가라앉으면 좀 더 객관적인 특성을 적은 사용기를 써보겠습니다.
일단은 그전에 중간고사를 봐야겠지요. 시험은 이미 망친거같지만 기분은 좋으니 됐습니다.

(사용기를 찾아보면 5겹합판을 사용하다가 적응 실패하신분이나, 비스카리아에서 넘어와서 적응 실패하신 경우 등도 있으니 이 글만 보고 너무 성급하게 구매하진 말아주세요. 전 책임 못져드립니다....)

원래 MX-S를 전면에 쓰려고 붙였는데, 전면 MX-P가 더 마음에 듭니다. 무슨 징크스인지 계속 붙인것과 반대로 쓰는게 마음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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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그대웃음소리 | 작성시간 19.04.23 볼매인녀석이죠 바토스 ㅎㅎ 저도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메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4.23 둘쨋날부터 너무 빠졌었네요. 지금은 그때 그 컨디션이 아니라 약간 아쉽지만,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 작성자감나무집아들 | 작성시간 19.04.23 비스카리아에 양면05, 바토스에 양면05 번갈아가면서 쓰고 있습니다.
    훔....바토스가 비스카리아보단 확실히 단단한 느낌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메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04.23 역시 사람마다 느끼는 단단함이 다른듯합니다.
    저와 같이 시타한 분은 비스카리아가 훨씬 단단하다고 느끼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미라쥬 | 작성시간 19.04.23 제가 느끼기에도 비스카리아가 더 단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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