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다양한 탁구 이야기

1년만에 비점착 러버로 돌아왔습니다.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작성시간22.04.08|조회수746 목록 댓글 7

작년 봄부터 점착성 중국 러버를 전면에 사용했습니다. 허리케인 3, 39도짜리를 주황 스폰지도 써보고 파란 스폰지도 써보고 하면서 일 년을 버텼습니다. 말 그대로 버텼습니다. 이참에 팔로 건들거리기만 하는 포핸드 스윙 버릇을 뜯어고쳐보겠다는 일념으로요. ("초보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해놓은 것이 작년 5월이었군요. https://cafe.daum.net/hhtabletennis/MYtJ/30948)

오른발 딱 딛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임팩트를 빡빡 주면 정말 거짓말 같이 좋은 공이 나오기는 하는데... 그게 뭐, 처음 몇 분이지, 매번 조금씩 힘이 빠지면서 덩달아 공도 비실거리기 일쑤였죠.

 

또 전면 러버 갈 때가 된 김에, 아직 온전히 일 년이 되지 않았지만, 비점착 러버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레슨 때 코치로부터 "어, 너 또 팔로만 스윙한다"는 말을 안들은지가 꽤 된 것 같아, 이만하면 됐다 싶어서입니다. (물론, 헉헉거리며 레슨 받느라 코치의 지적을 등귀로 흘려버렸을 가능성이...)

 

지난주 목요일, 막 도착한 러버를 붙이고 개인 레슨에 다녀왔습니다. 몸풀기 포핸드 랠리 1구. 뿅~ 공이 탁구대 밖으로 나갑니다. '오~ 역시 반발력...' 하지만, 금새 뭐 별 어려움 없이 바로 '적응'하네요. 용품에 완전 둔감함, 제가 그 결정체입니다^^;

 

한 시간 반의 레슨을 마쳤는데, 여느 때보다 몸이 거뜬합니다. '탁구가 이렇게 쉬운 운동이었어?', 하는 당돌한 생각이, 금방 '러버 하나 바꿨다고 탁구가 이렇게 편해지는구나', 하는 겸손한 생각으로 바뀝니다.

 

하지만 정말 체력이 많이 남았는지, 집에 돌아와 샤워하기 전, 땀난 김에 텃밭 흙을 한 번 뒤집어놓자 결심을 합니다. 이웃이 요번 꽃샘 추위 끝나면 심으라고 준 씨감자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입니다. '바짝 15분 정도면 하겠지', 하고 들은 삽을 쥐고... 1시간 반이 넘게 노가다를 했습니다. 두 해 동안 아무것도 안 심고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도록 놓아둔 땅. '비 온 다음 날이니 금새 금새 뒤집어지겠지', 했는데, 이거 뭐, 그 사이에 땅속에서 돌멩이들이 흙을 먹고 자랐는지, 잡초 뿌리들이 지들끼리 인터넷 망을 구축했는지...

 

무리를 했습니다. 그 다음날 금요일부터 감기 몸살 기운이 나기 시작했는데, 일주일이 되는 오늘까지 코 꽉 막히고 목소리 잠기고... 아주 고생입니다. 일 년만에 이별을 고한 중국 러버가 심술을 부려 제게 저주를 한 모양입니다. '다른 고생도 한 번 사서 해봐라!', 라고요.

그나저나 이 꽃샘 추위가 지나야 감자를 심어볼텐데...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왼손짱 | 작성시간 22.04.08 저도요 ^^ 타법을 바꿔보려고 했는데 레슨을 안받으니 안되네요. 편안하게 가렵니다.ㅠ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8 저도 일 년 동안 중국 러버를 사용하면서 그에 맞는 타법을 찾지 못?안? 했네요. 여기서 '쭉 길게 끌고 가라'느니, '두텁게 때리는 드라이브를 걸라'느니, 하는 글을 읽고 따라해보려 했지만, 주변에 중국 러버를 쓰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저 혼자 이리 저리 해보다 그냥 하던 대로 했어요.
    말씀마따나 그냥 편안하게 가렵니다.
  • 작성자왕난리친 | 작성시간 22.04.08 둔감하신 게 아니라 예민하게 적응을 잘 하셔서 그런 거겠죠?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모 소화제 광고..)
  • 답댓글 작성자다같이 셰이크 (구/나홀로 펜홀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04.08 진짜 완전 둔감이에요ㅜㅜ 하지만, 그 덕에 그 흔한 용품병 한 번 걸린 적이 없으니, 좋은 점도 있네요.
    (궁금해서 소화제 광고 일부러 찾아봤습니다. ㅋㅋ)
  • 작성자사또밥 | 작성시간 22.05.14 점착식 어려워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