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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의 얇음과 두꺼움에 관한 고찰

작성자karsid|작성시간17.04.13|조회수2,575 목록 댓글 34

드라이브의 얇음과 두꺼움에 관한 고찰

 

안녕하세요. Karsid 입니다. 이번 글에는 카페에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올라오는 주제인, 드라이브의 얇음과 두꺼움에 관해서 제 생각을 한번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글에 앞서서 저는 지역 5부 밖에 안 되는 실력이라는 것을 미리 언급해 드립니다. 제가 어떤 식으로 드라이브를 거는지 궁금하시다면 기술/레슨 동영상 카테고리에 레슨을 받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글은 어떤 과학적 검증도 없으며, 오로지 제가 탁구를 쳐오고, 배워오고,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며, 그냥 이런 식으로 탁구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정도로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어떤 것을 가르치거나 설명할 때, 그에 대한 표현이 직관적일수록 다른 사람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드라이브가 얇다느니, 두껍다느니 하는 표현은 직관적인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얇고 두꺼운 것은 어떠한 물체의 두께감을 표현하는 말로써, 공에 전진회전을 줘서 공격하는 기술인 드라이브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단어입니다. 따라서 너는 드라이브를 너무 얇게 건다. 드라이브는 두껍게 걸어야 한다.” 라고 조언해주는 고수 분들의 말을 들어도 뭐가 두꺼운 건지, 뭐가 얇은 건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얇고 두껍고를 들어도 전혀 연상되는 이미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자신만의 드라이브를 정립한 사람들에겐 이 얇다, 두껍다라는 표현이 꽤나 직관적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특히 얇다는 표현은 과일껍질을 얇게 깎듯이처럼 쉽게 시각적 이미지로 쉽게 연상되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 글은 아직 드라이브를 정립하지 못한 분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며, 다시 말하지만 그분들은 그래서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아니면 그래, 라켓의 각이 누우면 얇은 거고, 세우면 두꺼운 거야.” 와 같이 얇고 두꺼움에 대한 개념이 잘못 잡힐 수도 있고요.(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 말이 정답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첫 번째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이 얇은 것이며 무엇이 두꺼운 것이냐에 대한 정의 입니다. 우선 얇은 드라이브의 이미지로는 루프 드라이브가 있습니다. 공을 긁듯이 회전을 걸어 앞으로 나가는 스피드는 느리지만, 묵직한 회전을 먹어서 테이블에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반대로 두꺼운 드라이브의 이미지로는 한방 드라이브가 있습니다. ‘!’ 하고 체육관 전체를 울리는 소리와 함께 번개처럼 날아가 상대방 테이블에 꽂혀버리는 드라이브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은 드라이브이기도 하고요. 때리는 드라이브라고도 표현되기도 하지만 마냥 때리기만 하는 스매시와는 확실히 다르죠.

 

저는 공이 라켓에 맞을 때 러버를 얼마나 누르냐, 혹은 얼마나 찌그러트리냐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공과 라켓이 만났을 때, 공이 탑시트와 스펀지를 조금만 누르게 된다면(혹은 거의 탑시트만 누르게 된다면) 소위 말하는 얇게 맞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적게 눌러지기 때문에 적게 튕겨지게 되므로 스피드가 빠를 수가 없지요. 또한 공과의 충격이 블레이드까지 전해지지 않고 러버선에서 끝나버리므로 블레이드의 반발력을 이용하기도 힘듭니다. 목판이 울리는 소리는 당연히 나지 않고, 러버에 공이 긁히는 하는 소리가 들리겠지요. 이런 식으로 드라이브를 걸게 되면 코르벨을 사용하던, 프리모락을 사용하던 공의 세기에는 별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회전을 주는 것은 탑시트의 마찰력과 탄성이기 때문에 탑시트만 눌러주더라도 묵직한 회전이 만들어지죠.

 

그러면 공과 라켓이 만났을 때 탑시트를 넘어서 스펀지까지 깊게 찌그러트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탑시트가 뒤로 밀리면서 회전을 줄 힘을 축적하게 되고 스펀지는 압축되면서 공을 튕겨낼 힘을 모으게 됩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공과 라켓이 부딪혔을 때 발생한 충격은 블레이드까지 파고들어 블레이드는 이를 튕겨낼 준비를 하게 되지요. 이 과정에서 러버만 긁히는 소리가 뿐만아니라, 목탁을 두드리는 것처럼 블레이드가 울리는 소리가 나게 됩니다. 이 두 가지 소리가 합쳐졌을 때 우리는 하는 기분 좋은 소리를 들을 수가 있지요. 이 때 발생하는 진동을 우리는 흔히 손맛이라고 부르게 되고요. 이렇게 블레이드의 반발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어떤 라켓을 쓰느냐에 따라서 공의 스피드가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정의하고 나면, 기존에 생각하던걸 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흔히 얇고 두꺼운 것 하고 가장 관계가 깊은 것은 바로 라켓의 각도라고 생각하시지요. 각을 눕힐수록 얇아지고, 각을 세울수록 두꺼워진다고. 그리고 대부분 드라이브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공에 회전을 주기 위해서 각을 눕혀서 스윙을 하게 됩니다. 회전을 주기 위해 각을 눕힌다. -> 드라이브가 얇다. -> 두껍게 치기 위해 각을 연다 -> 회전이 들어가지 않아서 공이 날라간다. -> 다시 회전을 주기 위해서 각을 눕힌다. 무한반복. 아마 초보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덫인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선 각을 눕힐수록 회전을 주기 쉬운 것은 맞습니다. 공과 라켓이 빗겨 맞으면서 러버의 마찰력이 발생하고 이것이 곧 회전력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각을 눕혀 빗겨 맞출수록 러버를 찌그러트리기가 힘들죠. 빗겨 맞는다는 것 표현 자체가 러버를 꾸욱 누르는 것과는 반대되는 표현이니까요. 이렇기 때문에 드라이브가 얇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옵차로프의 연습동영상을 보면 굉장히 각을 눕혀서 백스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뻑뻑 하면서 공이 테이블에 꽂히죠. 물론 스윙이 진행하면서 각이 점점 세워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두꺼운 드라이브의 각과는 상당히 거리가 멉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각을 눕히더라도 러버만 잘 찌그러트린다면 충분히 두껍게 걸 수 있다는 것이죠. 마롱도 테이블 위에서 포핸드 드라이브를 할 때는 각이 누운 상태로 드라이브를 합니다. 테이블 위에서는 각을 세워서는 드라이브를 할 수가 없어요. 백스윙을 할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두껍게 맞아 공이 들어가죠.

 

저 같은 경우에도 연결을 위하여 드라이브를 하려고 할 때는 각을 세운상태에서 안정적으로 걸 려고 하고요, 루프드라이브를 할 때도 각을 세운상태에서 수직으로 스윙을 합니다. 하지만 한방을 하거나 테이블 위에서 포핸드로 드라이브를 걸 때는 각을 눕혀서 겁니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각은 신경 쓰지 않고 어떻게 러버를 찌그러트리느냐 만 신경 씁니다. 제가 위에 언급한 덫에 걸리신 분들은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드라이브를 연습하시면 아마 그 덫에서 빠져 나오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떠신가요, 얇다 두껍다 보다는 좀 더 직관적이고,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으시나요? 이전의 얇고 두꺼운 관점으로 본다면 공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라는 초점으로, ‘에 방점을 두고 탁구를 치게 되지만, 이렇게 제가 제시한 관점으로 본다면 러버를 어떻게 찌그러트릴까라는 초점으로, 라켓에 방점을 두고 탁구를 치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따져봐도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공이 아니라 라켓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공을 어떻게 보낸다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공을 라켓에 어떤 식으로 맞출 것인가를 고민하는 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얇고 두꺼운 것에 대한 정의를 나름대로 내려봤으니, 이제는 어떻게 하면 러버를 잘 찌그러트릴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이 필요하겠지요. 소위 임팩트라고도 말하지요? 이것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견해를 다음 번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편하게 말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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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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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스톤레드 | 작성시간 17.04.17 들 채는 모습을 아주아주 면밀히 관찰해 보세요..먼가 다르다는걸 볼수가 있는데요..아주아주 잠시 찰나이지만 공이 라켓에 묻었다가 나가는 느낌이 있는데요..이것은 그걸 일부러 연습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만약 연습한다면 단 한가지 생각 무조건 라켓에 묻혀서 넘기겠다는 생각..을 끈임없이 가지고 공을 치면 되는 일입니다..이것이 공을 얇게 혹은 두껍게 맞추겠다는 생각보다 우선되는 일입니다..아이들은 이런생각 없이도 코치가 시키는 대로 허다보면 저절로 습득이 되는건데요..성인들은 잘 안됩니다..예를들면 백으로 오는 높은공..거의 90%가 때려서 넘기니까요..이걸 자제해야 되는건데요 쉽지 않은일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스톤레드 | 작성시간 17.04.17 스톤레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것..만약 백,포로 높은 공이 왔을때..만약 아주 높다면(어깨위로 오는공)당연히 스매싱 해야 겠지만 그밖에 공은 가급적이면 그공이 약하더라도 드라이브로 채주어야 합니다...이습관부터 고쳐야 합니다..극단적으로 때릴줄 몰라야 채는 감각..먼가 라켓에 묻었다가 순간 쭉 뻗아나가는 공을 칠수 있게 됩니다..이게되면 대부분의 공을 두껍게 채도 공은 테이블밖을 벗어나지 않게 됩니다..두껍게 쳤는데..공이 벗어나는 경우..그것은 채질 않았기 때문입니다..결론은 두껍냐 얇냐는 나중 문제이고..우선 채는 감각을 1년이고 2년이고 혹은 몇년이고 먼저 익혀야 하는 거지요..
  • 답댓글 작성자karsid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4.17 스톤레드 맞습니다. 회전이 있다면 아무리 빠른공이라도 테이블에 벗어나기전에 떨어지게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방드라이브가 루프드라이브보다 더 회전이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규우 | 작성시간 18.11.06 좋은 글 입니다 ^^
  • 작성자내공은넘기고상대공은못오게 | 작성시간 19.01.30 두껍다 얇다는 말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됩니다~
    여러 고수분들의 댓글 내용 또한 많은 공부가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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