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묵상] 자작나무 식재한 곳에 무성한 풀이 자랐으나 전에는 잡풀이라고 뽑아 버렸는데 왠지 풀도 외래종 가시 박넝쿨도 이름모를 수수처럼 피어오른 것 모든 것이 조화롭게 보이는 것은 왜 일까요?
-자작나무 곁에서 -
10년 후 하얀 꿈을 꾸며
어린 자작나무를 심어 둔 자리에
내가 부르지 않은 들풀들이 먼저 와서
무성한 초록의 집을 지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쓸모없는 잡초라 여겨
여지없이 뿌리째 뽑아내었을 텐데
오늘은 저마다 바람에 기대어 춤추는 모습이
왜 이리도 눈물겹게 아름다운지요
바다 건너온 낯선 박넝쿨도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수수꽃 닮은 들풀도
가만히 들여다보니
어느 것 하나 조물주의 입김이
닿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귀하고 천한 것을 내 잣대로 나누며
내 뜰의 주인 행세를 하려 했던 교만한 가슴에
풀잎들은 말없이 경계를 허물며
참된 사랑의 조화를 가르쳐 줍니다
아, 이제야 알겠습니다
이름 없는 짙은 들풀들이 기꺼이 배경이 되어주어
자작나무의 흰 빛이 저리도 맑게 빛난다는 것을
버릴 것 하나 없는 은총의 뜰에서
오늘도 가만히 두 손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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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새겨진 암각문 한자
石 (돌 석): 바위, 돌
泉 (샘 천): 샘, 맑은 물
飛 (날 비): 날다, (물보라가) 흩날리며 쏟아지다
綠 (푸를 록): 푸르다, 초록빛 (주변 수목이나 이끼)
隱 (숨을 은): 숨다, 아늑하게 깃들다.
해석:계곡 바위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차게 떨어지는 맑은 물과, 그 주변을 에워싼 깊고 고즈넉한 숲의 짙은 녹음을 한 폭의 산수화처럼 묘사한 5언(五言)의 시구로 보입니다.
어우러짐의 뜰
예전엔 억센 손길로 뽑아내던 풀들을 이제는 가만히 눈맞춤하게 된 것은
아마도 내 마음에 고요한 여유가 작은 씨앗처럼 내려앉은 까닭이겠지요.
자작나무 곁을 내 뜻대로 비우려던 조급했던 통제의 빗장을 풀고,
바람이 심고 흙이 기른 것들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게 된 까닭이겠지요.
자연의 저 깊고 너른 품속에서는 귀한 자작나무도, 이름 모를 수수꽃도,
어느 먼 곳에서 온 박넝쿨마저도 모두가 눈부신 생명임을 알게 된 까닭이겠지요.
그리하여 오늘, 다듬어지지 않은 무성한 잎새들이 서로의 그늘을 내어주며 흔들릴 때,
비로소 가장 아름다운 조화가 나의 마음 정원에 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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