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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나눔방

2023.06.16(금) 설악산 공룡능선을 다녀오다

작성자테니(최상섭)|작성시간23.06.19|조회수892 목록 댓글 76

기다리던 공룡능선, 

13일(화)에 오르려던 계획을 비 때문에 취소하고 

금요일 16일에 오르게 되었다. 

목요일 오후에 일을 마치고 서둘렀다. 

 

속초고속터미널에 도착, 

편의점에서 햇반과 김치를 사서 

숙소에 들어가니 오후 10시가 넘었다. 

  

햇반, 김치와 김자반으로 주먹밥을 만들고, 

베이글에 치즈 슬라이스와 케일 잎을 넣어 만든 초간단 샌드위치를 배낭에 챙겨 넣고 나니 

11시 30분. 

2시 30분에 일어나야 하니 3시간 잘 수 있는데 

막상 누우니 잠이 오지 않는다. 

설레는 것이다. 

잠을 포기하고 그냥 눈 감고 쉬기로 한다. 

 

뒤척이다 보니 2시 반. 

씻고 먹고 정리하고 나와 택시를 잡아 

설악동 소공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4시 반. 

여명이 밝아 온다. 

 

비선대에 도착하여 마등령을 올라갈 준비를 마치니
5시 30분. 

이제 13시간 30분 내에 양폭대피소에 도착하면 된다.  

 

여벌 옷, 침낭, 물 2.0리터, 오이, 두유, 핫앤쿡 2개, 햇반 2개, 견과류가 들어간 

배낭 무게가 묵직하다. 

 

마등령에서 힘빼면 고생한다는 말에 

자주 쉬면서 걷는다. 

한 시간쯤 오르니 

오늘 오를 나한봉, 큰새봉, 1275봉, 신선대가 보이고,  뒤로는 대청과 중청도 보인다. 

 

 

사진으로 보던 공룡능선을 보니 가슴이 설렌다. 

여기서 이어폰을 꽂고 

베토벤 교향곡 9번 4,5 악장을 듣는다. 

이 곡이 설악의 저 힘찬 모습과 함께 

내 가슴을 더욱 두근거리게 한다.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하니 계획보다 20분쯤 이른
9시 40분.

주먹밥과 베이글로 아점을 먹는다. 

북한산 의상능선에서 연습할 때 보니 

자주 먹어 주어야 지치지 않는다.  

 

10시 조금 넘어 마등령 삼거리를 출발한다. 

걷다보니 오른 쪽에 또 하나의 능선이 보인다. 

아마도 용아장성인 것같다. 

 

 

오르막 내리막하다 나타난 1275봉 배경으로~

 

 

지루한 길일 수도 있지만 

가끔씩 풍광이 나타나 감탄을 불러낸다. 

 

험한 길이라 자주 쉬며 오는데도 

신선대 앞두고 힘든게 느껴진다. 

마지막 힘을 짜내 오르니 드디어 신선대~ 

 

지나온 봉들이 보이고 저 아래로 울산바위까지 보인다. 

사진으로는 실물의 감동을 10분의 1, 100분의 1도 못 전한다는 

어느 유튜버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

 

 

 

신선대에 도착한 게 3시 20분쯤.

 

인생샷을 찍으려고 리모트 셀카봉까지 준비해 왔는데 

젊은이 둘이 있어 부탁했다. 

 

 

오, 이 친구 감각이 있는 친구였다~

내가 원하던 바로 그 각도로 찍어 주었다~~ 

 

인생샷(ㅎ)을 확보하고, 

편한 마음으로 뒷편 바위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장군봉, 1275봉, 큰새봉과 이름없는 암봉들, 저 멀리 울산바위까지 한 눈에 들어오고, 

베토벤 교향곡 9번 4,5악장의 웅장한 비트와 

환희의 송가(Ode to joy)에  

나는 가슴 안에서 솟아오르는 삶의 에너지를 느낀다. 

심지어 저 암봉들이 음악에 맞추어 위아래로 춤추는 듯하다.

 

왜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젊은 시절, 

결론은 살아있는 동안 가능한 최대로 삶을 만끽하자..였다. 

오늘 이 순간이 삶의 환희를 가장 강렬하게 느꼈던 날 중의 하나로 남을 것같다.  

 

5악장의 피날레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듣다보니...

내려갈 시간이다.

 

몇시간이고 앉아 있고 싶었지만 

모든 만남은 헤어짐이 따르는 법, 

감동의 여운을 되새기며 

양폭 대피소를 향해 발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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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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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테니(최상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6.24 네오님 감사합니다~ ^^

    네 지금도 그 장면을 회상하면 뿌듯하네요~^^
  • 작성자봄이오면(허정숙) | 작성시간 23.06.26 그 감동! 공감합니다..
    저도 한 번 더 가보고 싶은데
    길가 나뭇가지에 있던 뱀이 자꾸 생각나 무서워 못가고 있어요.
    아름다운 설악 !
  • 답댓글 작성자테니(최상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6.26 봄이오면님 감사합니다~ ^^

    비얌~ 무섭죠~
    그래도 설악의 아름다움이 더 크잖아요~^*
  • 작성자능소화(이원순) | 작성시간 23.06.27 테니님 ! 우선 감축 드립니다 ㅎ
    저는 (가방 짐이 무거워)아무생각 없이? 따라서 풍광 감상만 하고 다녀 왔는데
    준비하시고 다녀오신 테니님은 거의 완벽하게 즐기시며 다녀 오셨네요 .
    베토벤 9장 4,5악장을 그 순간에 들으시며 가슴 안에서 솟구치는 삶의 에너지도
    느끼시고 가능한 최대로 삶을 만끽하고자 다짐도 하시고 모든 만남은 혜어짐이 있는 철학까지 . . .
    응원 합니다 ! 아~자 !!! 오늘에야 후기를 보았네요. 사진도 멋지십니다 !
  • 답댓글 작성자테니(최상섭)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6.27 능소화님 감사합니다~ ^^

    두번 가기는 힘들것 같아서
    시간 여유를 두고 즐기고 왔습니다~^^
    아름다운 추억 두고두고 즐기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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