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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일신교 체제하에서의 다신교의 신들과 악마론과의 연관성

작성자김경진|작성시간02.09.07|조회수751 목록 댓글 0






















(이 글은 역사기행이라는 홈에서 가져온 글 입니다.)

중세 일신교 체제하에서의 다신교의 신들과 악마론과의 연관성....



0. 서문...- 중세 이전

고대의 다신교사상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던 로마가 기독교를 탄압에서, 공인으로 정책을 변경하자 크게 흔들리게 된다.

서기 313년 2월 밀라노 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될 당시, 로마 시민권자중 불과 3%가량만이 기독교 신자였고 대다수의 로마인들은 유피테르나, 주노같은 대게 희랍에서 건너온 신들이나, 자신들이 신격(神格) 시킨 아우구스투스같은 유능했던 황제들, 그리고 로마에게 정복당한 민족의 신들까지도, 인신공양 같이 극단적인 숭배사상을 같고 있던 신들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로마인의 정서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면 신으로 인정해 주어, 로마의 신은 30만이나 되었을 정도였다.

그들은 기독교 유입초기 야훼와 예수를 그들의 신에 편입시켜 기독교도 및 유대교인들을 회유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 나 이외에는 신을 섬기지 말라'는 십계명의 충실하던 보수적인 유대인들과 바울과 사도들에 의해 교세 확장에 급급하던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거부하였고, 이는 로마인과 유대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던 헤로데스가 사망하자 로마군의 예루살렘 함락 및 성전의 파괴로 이어졌다.(135년)..

일단 기독교가 다신교체제인 로마에 공인되고, 테오도시우스 1세에 의해 로마의 국교가 되어 버리자, 기독교는 극단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기독교도들은 공인되기 이전부터 서로 교리에 대해 논쟁을 벌였고, 공인 후에는 비기독교교들을 이교로 부정하여 개종을 강요하였다. 이 와중에 사망한 사람들의 수는 기독교가 공인되기 이전까지 무수하게 당해왔던 박해에 의해 순교한 사람들의 숫자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출발부터 기독교는 그 영속적(永續的)인 면모와 권력 지향적인 모습을 유감 없이 드러내었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의 교리논쟁은 결국 그리스도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그노시스파(派)와 그리스도의 신성(神性)을 부인하는 아리우스파(派)로 한층 격렬해졌고, 오랜 논란 끝에 종지부를 찍고 451년 칼케톤 공의회에서 삼위일체(三位一體)가 정식 교의로 확정되어진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이 삼위일체(三位一體)라는 기독교 특유의 교의에 대하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삼위일체가 무엇인가?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啓示)한 하느님은 성부(聖父)·성자(聖子) 및 성령(聖靈)의 세 위격(位格)을 가지며, 이 세 위격은 동일한 본질을 공유하고, 유일한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교리가 아닌가? 즉 성부라는 유대교에서의 야훼 숭배사상를 저변에 두고, 거기에 성자(聖子)라는 명패를 단 예수와, 성령이라고 하는 야훼의 의지, 혹은 그 의지를 전달하는 전령을 하나로 둠이라는 뜻이 된다.

이는 유일신교라 하던 기독교에 교리적 모순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성물(聖物)이나, 성상숭배등을 인정함으로써,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교의를 어지럽혀, 이는 또다시 논란의 불씨를 제공하여, 기독교의 동.서 분열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하였다.

지금까지는 이 논문의 주를 이루게 될 중세를 다루기 이전에, 고대의 다신교체제가 일신교체제로 변화하면서의 대략의 역사를 정리해보았다. 논자(論者)인 나는 이 논문에서 이를 바탕으로 중세에 이르러서 악마론의 정립과, 고대 다신교의 신들이 일신교 하에서는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밝혀 보고자 한다.

1. 악의 정의와 중세 악마론의 지배적인 이론

1)양면성에서의 악

대부분의 종교나 철학에서 악과 악마(악이 단일한 인격으로 의인화 된 것)의 개념이 없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악은 극단적인 상대주의를 제외한 모든 세계관에 존재한다. 만약 우주에 고유한 의미로서의 절대선. 즉 신(神)이 존재한다면, 도덕적인 지성적인 존재인 신의 모습은 양면적일 것이다.

신에게는 선한 면모와 악한 면모가 있고, 그러므로 신은 그 대립물의 공존인 것이다.
이 양면성은 각각의 사회마다 다르게 표현된다. 대부분의 다신교도들은 수많은 신들이 오직 하나뿐인 절대신, 즉 단일한 양면적 원리가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선과 악 모두가 궁극적으로는 신에게서 솟아난 것이고 신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그로 인한 의문을 품을 수 가 있다. 신은 왜 악을 행하며, 왜 악이 행해지는 것을 방관하는가에서 말이다.

선과 악 모두 신에서 기원한다. 사람들은 자기 마음 속에 선과 악의 긴장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신에게도 그와 상응하는 긴장이 있음을 보게된다. 신의 마음속에서도 선과 악이 다투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신이 인자하고 선하기만을 원하지, 악이라는 속성을 신에게 돌리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사람들의 특성이 이 대립을 외화시켜, 단일한 신을 선과 실체와 악한 실체라는 쌍둥이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양분화된 개체중 선한 실체는 <최고신>,<지고신>으로 불리우게 되며, 악한 실체는 이 최고신의 대립자이며, 악마라고 불리우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이 악의 존재를 통해 선환 신의 존재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하여, 이 대립하는 두 존재간에 공존이 아닌 전쟁이나 다툼이라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어떤 한 문명이 일군의 신들을 다른 신으로 갈아치울 때 패한 신들을 악의 존재로 치부해버리고는 한다. 기독교는 로마와 희랍의 신들을 소재로 악마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초기 인도-페르시아의 종교의 신들은 두 집단으로 갈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와 로서 페르시아에서는 아후라들이 다헤바를 누르고 그들의 지도자가 빛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가 된 반면에 인도에서는 데바들이 아수라를 누르고 신족(神族)이 된다. 물론 밀려난 신들이 악마화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기에 예외가 있는데, 그곳은 위에서 논했지만, 로마인으로 그들은 패한 신이라도 자신들의 정서에 어느 정도만 합당하다고 생각되면, 패한 문명의 신들도 자신들의 신의 반열에 올려주었다.

다신교도들은 양면성을 지니는 각각의 신들 안에 대립물이 공존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칼리, 시바, 두르가등 인도의 위대한 신들은 자비와 악의, 창조와 파괴등 극단적인 면모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 신화속의 악마..

신화속에서의 악마와 연계되는 상징으로는 공허(公許)와 혼돈(混沌), 그리고 무(無)인 카오스가 있다. 카오스는 태초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형태도 없고 구분도 없는 어떤 상태를 가리킨다. <리그 베다>에서 ' 태초에 는 오직 어둠에 감싸인 어둠만이 있었다'라고 언급한 것이나, 창세기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위에 있고, 하느님의 영은 물위에 움직이고 계셨다'라고 한 점을 들어 대개의 신화속에도 카오스는 존재한다,

카오스는 곧 창조적 잠재력으로, 이것이 창조의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일면 선(善)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이건 인간이건 간에 카오스를 극복해야만 존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오스는 악(惡)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신화에서 카오스는 헤브루 신화에서의 리바이어던이나, 바빌로니아 신화의 티어메트처럼 괴물로 묘사하기도 하지만은 뱀이나 용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뱀은 선하면서도 악하기도 하다. 고대인은 뱀이 무한한 원을 그리며 자기 꼬리를 물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 때문에 태초의 뱀은 시작과 끝이 결합된 대립물의 공존의 또 다른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뱀은 의료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신들이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을 때는 풍요한 성장의 상징인 초승달 모양으로 몸에 지니고는 한다. 이 달은 밤과 죽음, 피를 상징하기도 하며, 공포와 죽어야만 삶과 질서가 설 수 있는 다른 카오스의 상징인 용과 연결된다.

초승달은 뿔을 연상시킨다. 뿔은 남근과 생식력, 그리고 중세의 왕관이나, 조교의 관(冠) 같은 뿔모양의 모자는 권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때문에 악마의 뿔은 그가 누리는 악의 군주로서의 힘과 권력을 상징화 한 것이다. 뿔은 그것이 시사하는 밤, 어둠, 죽음을 통해 공포를 유발시킨다. 그러기에 희랍인들은 뿔이 달린 목양신(牧羊神) 판(pan)의 이름을 따서 그러한 연상적이며, 지극히 무정체성적인 공포를 패닉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3) 중세의 악마론의 등장..

판을 비롯한 희랍의 신들은 중세에 들어 와서 악마의 관념에 직접적인 연관을 주게 된다. 판은 야성적이고, 적대적인 신령의 소굴, 성(性) 따위가 강하게 결부되어 있었기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이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판의 성욕은 기독교인들의 금욕주의(禁慾主義)에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성욕을 지닌 신이 악(惡)한 이미지로 인식되기 쉬운데다가, 털복숭이에 염소 같은 뿔, 갈라진 발굽, 거기에 남근과 도적의 신이기도 한 헤르메스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그는 성욕의 창조적인 면과 위협적인 면을 모두 드러내게 된다.

이는 중세 초기에 야훼와 예수라는 기독교의 신들의 적대자를 구상하던 사람들에게 놓칠 수 없는 요소였다. 그리하여 판의 이미지는 기독교의 사탄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모델이 되고 말았다.

중세 초기의 신학과 학문, 교육은 모두 수도원 지배 하에 있었다. 수도사들은 수도원의 부설학교를 설립해 성직자들을 양성하는 한편 평신도들에게 고대 말기부터 교부신학자들이 성립해 놓기 시작한 악마에 대해 설교를 통해 전했다. 설교사들은 특히 회중을 겁주어서 죄를 짓지 않게 한다는 목적하에 악마의 권능을 강조하고, 사탄의 권능과 위력을 강조 시켰다.

13세기에 이르면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스콜라 철학의 신학자들이 등장하여, 무시무시한 악마가 아니라, 악과 악마 그 자체의 존재에 대하여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는 악을 네종류로 구분했다. 이중 절대적 악은 곧 절대적 무(無)이기에 실재하는 것들 중에서는 대응되는 것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간단히 무시되고, 또한 <형이상학적> 악을 악이라 부르는 것에도 반대했다. 피조물이 신에 비해 열등한 것이 논리적으로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 결과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문제가 된 것은 자연적 악과 도덕적 악 두 가지 뿐이었다. 자연적 악에 대해서는 다시 결핍(privation)과 부정(negation)으로 구분되었다. 피조물에 내재한 부족한 점은 순수한 의미에서 결핍이라 볼 수 없으므로 자연적 악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예를 들 어 소에게 비늘이 없다고 해서, 이를 결핍이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부정일 뿐이며 악한 것은 아니다. 진짜 결핍, 즉 자연적 악은 피조물이 원래 자신이 갖추어야 할 것을 결여하고 있을 때만 일어난다.

<잠재성을 완전히 현실화하지 못하는 것, 이것이 악이다> 각각의 피조물들은 자신을 신/존재/선함속에서 완전히 발현하도록 이끌어지는데, 이것의 실현이 어느 정도 저지되는지 드러내는 척도가 바로 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연적 악이 존재한다는 것과 선한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듣지 못하는 여자와 사지가 결여된 아이... 그들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 이러한 문제점을 아퀴나스는 그의 저서 [신학대전 summa theologiae]의 첫머리에서 악의 존재는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반반하는 가장 강력한 논거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유명한 신 존재의 다섯가지 증명으로 무신론을 반박하기 위한 작업을 행한 후, 그는 모든 악에는 원인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연적 악에 의하면 신은 자연적 악을 의도하지 않고, 단지 우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보고 있다. 그는 우주는 존재할 필요가 있으며 선한 신은 있다고 생각했지만, 악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완전무결한 선함을 지닌 위대한 질서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므로 오로지 <외견상의 것일 뿐>이라고 하는 것은 그의 주장은 충분히 납득하기가 힘들다.

또한 신의 존재가 부정된다면, 이는 단지 신을 부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합리적이고 질서 정연하며 합목적인 우주에 관한 어떤 생각도 부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타당하던 아니든 간에 악으로부터 논지를 전개해 가다 보면 우리가 신이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조화로운 원리를 모두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질서와 원칙을 모두 부정할 경우 모든 가치관은 부정적이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이상한 양상이 생겨나게 된다. 원래의 논지가 패러독스에 의해 붕괴되어 버리는 것이다.

어떠한 질서나 목적이 무존재하다면 모든 인간의 가치와 염원은 헛소리일 뿐이고, 결국 선과 악은 주관적인 구성물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때 악은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이런 악은신을 반박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덕적 악 또한 다른 문제를 제기한다. 한편으로는 토마스 아퀴나스는 질서 잡힌 우주에 모든 것은 원인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어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유의지를 확언하고 싶어 했는데, 이 둘 다 우주의 창조에 이유를 제공하고 나아가 악에 대한 신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서 결핍개념을 썼고, 도덕적 악에 대해서는 자유의지 개념을 사용했다.

그 해법에 따르면 신은 도덕적 악에 대해 책임을지지 않는다. 도덕적 악은 행위자의 자유롭고 직접적인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신의 예정과 섭리는 전체 우주를 다스리지만 그 섭리가 계획한 바 속에서는 자유의지 및 그에 따른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신에게 불경하지 않으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딜레마 안에서의 모순이 아닐까?

우리에게 가해지는 악마의 행위는 오로지 외적일 뿐이다. 그는 우리를 설득하고 유혹할 수는 있어도 우리에게 죄를 짓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 어쨌든 간에 그는 우리를 유혹하기 때문에 죄의 간접적인 원인이기는 하다. 하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 도덕적 악에서 말했듯이 직접적인 원인은 언제나 죄인 자신이다.

그렇다면 죄나 유혹을 설명할 때 악마가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면 악마의 기능은 대체 무엇인가?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에 따르자면, 악마는 모든 악한 피조물의 수장이며 우두머리이며, 군주이자 통치자여서, 이들 악한 존재들을 그에게 통합시켜 하나가 되게 하는 자이다. 신심 깊은 이들이 예수의 신비스런 성체의 한 부분이듯이 죄인들은 사탄의 신비스러운 육신의 한 부분이며 신에게서 소외된 자로서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중세의 스콜라 철학자-신학자들은 악마론의 일정한 부분을 정련했지만 그 논리의 타이트함 속에서는 prince of darkness. 즉 마왕의 자리는 거의 없다 할 수 있었다. 신학적으로 관망했을 때 이미 중세 중기에 사탄은 점점 영락해져 가는 자였다. 하지만 전설과 문학 등, 유럽문화 전체로 봤을 때 사탄의 위세는 점점 더해갔다. 단테(1265-1321)의 [신곡] 같은 작품을 예로 들었을 때, 악마는 작품 전 부분에 걸쳐 등장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6) 중세 후기와 종교개혁 시대의 악마론..

14-16세기, 즉 중세후기와 종교개혁, 르네상스로 대변되는 시기의 악마론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문학과 전설, 설교학, 그리고 마녀 등에서 찾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의 몇몇 특징들은 사탄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키는 한편, 당시의 지배적인 지적 경향인 명목론은, 실재론이라 알려진 플라톤주의적인 관념론적 믿음(추상적인 관념이 개개 실재보다 더 고유한 실재성을 띤다는 생각)을 거부하는데 기초하고 있었다.

옥스퍼드의 프란체스코파 수도사이자 명목론의 거두인 윌리엄 오컴 william of ockam(약 1285-1347)은 실재론이란 그저 틀린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쓸데없이 사태를 복잡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만일 명목론이 신에 대한 생각에 투영될 경우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된다. 우리가 신을 언급할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들어낸 명제를 언급하는 것이지 신의 진정한 본성을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범주들, 예컨데 <존재>니, <권력>이니 , <지식>이니 하는 것들은 다의적(多義的)인 것이다. 즉 이 말들이 신에게 적용될 때와 인간 또는 말 혹은 별에 적용될 때는 서로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경험과 직관에 의해서 신을 감지하지만 신의 본성은 파악하려고 이성에 근거한 신학을 구축하려고 하자마자 다의적인 용어들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 결과 우리가 이해할 수 잇는 것은 신이 아닌 신에 대한 인간의 이성의 산물뿐이다.

명목론은 자유의지와 결정론에 관해 상이한 두 입장을 내보였다. 신의 절대 자유와 불가사의함이라는 생각은 많은 명목론자들이 결정론을 강조하게끔했다. 신은 자신이 선택한 원칙에 따라 저주를 내리거나 구원을 베풀 수 있고, 아예 아무런 원칙 없이 저주와 구원을 행할 수도 있다.

예정설적인 관점은 신이 악마에게 은총을 내려 그를 선하게 하고 악을 못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논지를 펴서 신이 악에 대한 책임을 지게 했다. 대다수의 명목론자들은 신이 <서품권력>에 충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신은 그 자신이 창조했으며 그 자신이 자유의지를 부여한 질서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자유의지는 어떤 식으로든 신의 절대적이고 무제한적인 권력을 제한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오컴 스스로도 자유의지를 굳게 믿었다. 악이 악한 이유는 신이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신은 거짓말을 선하게, 우정을 악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신이 선악 이분법을 만들어 낸 이상 적어도 부분적으로나마 그는 악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오컴은 우리에게 인간이 <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신에게도 역시 <악>이라고 만은 할 수 없음을 상기 시킨다. 우리가 만들어낸 그런 범주가 궁극적 실재에서도 통하리라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략 중세의 악마론에 대한 이론적인 면모를 논해 보았다. 악마론은 중세 이후에도 계속하여 거론되었으며, 수많은 이론이 정립되었다. 하지만 그 많은 것을 여기에 논할 수는 없는 실정이고, 이 논문의 주제와도 갈수록 동떨어지는 바 없지 않다고 여겨진다.

이제부터는 서장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대에 지배종교였던, 다신교의 신들이 중세 일신교하에서 어떻게 변모하였고, 악마론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논해보도록 하겠다.

2. 서양 중세 일신교 체제 하. 다신교 신들의 변화

1) 추방되고, 왜곡되어 버린 다신교의 신들..

기독교는 발흥 후.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서양 세계의 정신적 지주 사상으로 급속도로 자리잡아 갔다. 예수의 사상은 당시 다신교를 신봉하고 있던, 유럽대륙 및, 오리엔트 세계에서는 이른바 일대 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었다. 그의 가르침과 논리는 다신교 신들의 교리에 180도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었고, 그 개종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뒤따랐다.

기독교가 지중해 및 오리엔트 부근을 휩쓸자, 지금가지 숭고하고 존엄한 존재로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던 다신교의 신들에게는 악몽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찾아 오고야 말았다. 호화롭고 웅장한 신전에서 사람들의 공양을 받던 신들은 그 위세 크면 컸던 만큼, 더욱 맹렬한 비난을 뒤집어쓰게 되었고, 신상마저 파괴되었다.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신이라는 입장에서 갑자기 '타락천사'라던가 '악마', 그것도 사탄과 같은 지옥의 군주도 아닌 일개 마물이나 괴물정도의 이름이었다. 그것은 종래의 입장에서 정비례하여 실추 된 것으로 고귀하던 그들의 위상은 일신교라는 기독교 앞에서 한낱 악마로 치부되고 만 것이다.

다음에 설명할 신들은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는 않지만, 고대 사회에서는 시람들의 숭배를 받았으며, 때로는 선을, 때로는 악을 행하는 이원적인 성격을 가진 다신교의 신들이다. 논자인 나는 이 설명을 통해, 다신교의 신들이 어떤 모습으로 실추되었는지, 한 단편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I) 티어메트tiamat, 에아ea, 마르두크marduk.
이들은 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세계 창조와 관련된 신들이다. 티어메트는 아프수라는 남신과 함께 수메르의 신들을 낳은 지모신(地母神)으로 물의 신 에아는 그의 자식이다. 마르두크는 에아의 아들로서, 티어메트와 마르두크 사이의 알력 다툼으로 인하여, 승리를 취한 마르두크가 자신의 조모(祖母)이라 할 수 있는 티어메트의 신체를 찢어 천지를 창조했다고 한다.

티어메트는 '혼돈'을 의미하는 신이며, 그 무형체의 신체를 찢어짐으로서 우주가 완성되었다고 수메르 신화는 전하고 있는데, 이 신화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지금도 숨쉬고 있다. 하늘과 땅을 가른다느 것은 이른바 지평선을 창조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스에서는 이 지평선을 티어메트의 원혀인 <디아메테르diameter>라고 한다. 또 영어에서는 '원의 직경'을 의미한다. 그녀의 악마적인 성격은 전쟁에 임해서 사악한 것들을 다양하게 창조한 것 에 있다. 결코 단순하게 신성하기만 한 여신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대단히 악마적 취향의 존재라는 사실은 중세 기독교인들에게 지옥에 사는 신으로 분류하게끔 하였다

<전지신>이며<물의 신>이기도 한 에아는 우주의 비밀인 마술의 정통한 신으로 인간에게 지혜를 주었다. 그러나 그 행위는 나중에 악마적인 것이라 평가되었고, 그가 가짜 지혜를 준 에아는 사탄이 아담을 유혹할때와 그 유사점으로 인해, 사탄과 동일시 되어버렸다. 거기에 에아신의 상징인 산양의 머리를 한 물고기 또한 악마적인 상상을 유발시키기엔 조금도 무리가 없었는 듯하다..

수메르 신화에서 천지를 창조한 최고신인 마르두크 또한 기독교도들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는 우상숭배를 강요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기독교도들 사이에서 가장 미워해야 할 악마의 전형으로 낙인 찍혀 버렸다. 이 또한 문화와 종교관습의 차이점을 기독교는 묵살하고, 마르두크를 우상숭배를 강요하는 악마의 모습으로 단정, 그 위치를 끌어내린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ii) 세트seth
세트는 당나귀 머리를 가진 이집트의 신으로, 오시리스의 적대자로 알려져 있다. 세트의 형제인 오시리스는 부친인 대지의 신 게브의 후계자로 지상에 내려와 선정을 베풀어 존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동시의 세트의 질투를 사, 세트는 마침내 오시리스를 죽인다. 하지만 오시리스의 아들인 호루스와 싸움이 일어나고 지리한 싸움 끝에 그에게 밀려나 사막으로 쫓겨난다 신화에 따르면 그는 이름을 <뱀의 신>이라는 아페브로 바꾸고 암흑세계를 살아가는 악마가 되었다고 한다.

세트는 당나귀 머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앞에서 언급했다. 고대의 사람들은 당나귀의 숨결이 질병, 즉 발진티푸스를 유발한다고 믿었고, 당나귀는 명계(冥界)의 사자가 타는 동물로 여겼다. 성서에서도 당나귀는 더러운 피조물로 간주된다. 사막으로 쫓겨난 당나귀 머리의 신인 세트가 이집트에서는 악신(惡神)으로, 그것이 자연스럽게 기독교 체제 하에서는 악마로 간주된 것은 어쩜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 다고 생각한다..

iii) 카ka
고대 이집트인에게는 카는 바ba와 아크akh와 함께 인간의 영혼 중 하나로 여겨졌다. 카는 인간이 가지는 신비로운 생명력을 의미하며, 대개는 태의(태아를 감싼 막과 태반)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또한 카는 인간의 가장 신성한 요소이자 분리된 인격으로, 그 인물과는 쌍둥이 관계를 맺고 있다고 여겨졌다.

이른바 카는 신비한 생명력이며, 인간 혼의 깨어진 한 조각, 또는 <분신>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여겨졌다. 이런 발상은 뒤에 중세 유럽에서 탯줄이나 태반을 소중히 다루는 민간 전승을 낳았다. 그리고 카는 도플갱어doppelgenger-독일어로 직역하면 <산 자의 망령>이란 뜻으로 본인이 깨닫지 못하는 동안 분신이 출현하여 멋대로 행동하는 현상-와도 관련지어졌다. 고대부터 인간은 거울에 대하여 신비적, 마술적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자신의 영혼 그 자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중세사람들은 수정이나 물을 가득 채운 쟁반을 가리켜 <마녀의 거울>이라고 하였는데, 교황 요한22세(1316-1334재위)는 거울에 대하여 공포심을 품고, 마술사가 거울을 통해 악마를 보내온다고 하였다.
이러한 의미에서 카는 그런 중세인들의 공포에 의하여 악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iv) 다곤dagon
다곤은 팔레스타인 서부 연안 지방에 사는 필리스타인(블레셋이라는 이름으로 성경에 등장)의 신으로 히브리어의 다그(물고기)와 아온(우상)의 합성어이다. 다곤의 모습은 상인하어(上人下魚)이며, 원래 바다의 신과 농업의 신으로 숭배 받았다.

하지만 다곤은 이스라엘의 신인 야훼의 강력한 적이라는 구절이 [판관기]에 나온다. 성경에서 다곤 신전은 삼손에게 붕괴되었고, 전승에 의한다면 다곤은 야훼에게 의해 지옥에 유폐되었지만, 상당한 권력을 가진 악마로서 사악한 명령을 계속 내렸다고 한다.

다곤 또한 기독교와 유대교에 패한 민족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그가 진짜 악마라고 매도하기보다는 일신교 안에서는 신의 지휘가 악마로서 실추되는 불명예를 얻었다고 보아야만 할 것이다.

v) 바알baal
바알 또한 위에서 설명한 다곤과 같은 케이스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바알이 악마로 여겨지는 까닭은 그가 고대 오리엔트 만신전(萬神殿)- 다신교의 신이 거주하는 궁전- 의 실력자이기 때문이다. 유일신을 표방하는 기독교와는 기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존재가 바로 바알인 것이다.

기독교가 부흥을 이루면서 바알은 역사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다가 중세의 유행한 마술서를 통해 악마들의 우두머리로 다시 부활하게 된다. 그는 사람들에게 마술을 지도해주는 악마로 유명하며, 다양한 지식과 특히 법률관계에 정통하다 알려졌다.

하지만 바알이 정말 사악한 신이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어야만 할 것이다. 바알이라는 이름은 <주인>을의미하며, <왕>이라는 일반명사이다. 산스크리트어를 어원으로 하고 있으며, 다신교 시대의 왕은 신들에게 선택된 존재, 즉 이집트의 왕이 태양신 라의 아들이라는 뜻에 <파라오>라고 불리거나, 중국의 왕이 <천자>라고 불린 것처럼 말이다. 아님 다른 신들을 제압하여 실권을 쥔 자를 가리킨다. 한니발도 그의 이름을 해석하자면 <바알의 은총>이라는 뜻으로 실제 왕에게도 응용되는 이름이다.

가나안 신화에서 바알은 대단히 용감한 신이며, 혼돈을 타파하고 지상의 질서를 지킨 신으로 묘사되어있다. 과연 이러한 신을 기독교는 악마의 수령이며, 야훼의 반대자라 칭하고 있다. 이는 신이 양립할 수 없는 유일신교라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교리적 한계점이 아닐까 한다.

이밖에도 티폰typhon이라던지, 헤카테hecate, 에리니스erinys, 하이데스hades등, 희랍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이 여기의 범주에 들어가나, 이들을 세세하게 설명하기는 힘이 든다. 이들은 각자 개성을 지니고 있는 신들로서, 각각의 숭배자들을 가지고 있었으나, 기독교의 확산 이후 그들의 이미지가 어둡고 음습하거나, 그들의 모습이 기독교가 정립하는 악마의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악마화 되어 버렸다.

'휴머니즘'으로 불리는 그리스 정신의 발로는 신들의 성격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인간의 기쁨과 고뇌 , 갈등 등 심리상태를 그대로 구현한 희랍신화의 신들의 모습은 오리엔트 신에게는 없는 신선한 매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초기 기독교에 얼마나 커다란 영향을 끼쳤는지는 감히 잴 수도 없을 정도로 막대하나, 고대와 중세 기독교는 이들의 자유분방함에서 금욕주의의 반대를 보았으며, 이들을 악마의 카테고리 안에 밀어 넣었던 것이다.

또한 기독교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남신(男神)이 아니라 각지에서 큰 세력을 가지고 있던 여신들이었다. 기독교가 마을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여신들의 신전이 파괴되었고, 여신들의 상은 <우상>이라는 명목 하에 끌어내려지고 모독을 당했다.

특히 이들 여신들이 적대시 된 이유는, 그녀들이 <지모신>의 역할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대의 가장 중요한 산업은 농업이었다. 그리고 고대인들은 식물이 대지를 뚫고 올라와 생명을 움트는 이 힘을 대지의 여성적 원리, 즉 <지모신>에서 구했던 것이다. 지모신 신앙은 오리엔트에서 특히 융성했으며 사람들은 풍년을 위해 갖가지 의식을 거행했다. 기독교도들은 이를 다른 관점으로 해석했다. 그들은 <지모신 신앙>을 여성=대지라고 해석하고 사람 또한 여성에서 태어나 죽을 때도 여성인 대지에 묻히니, 대지는 생식과 함께 죽음의 이미지를 끌어냈던 것이다.

거기에 매달 찾아오는 월경과 유골이 썩어가는 그릇으로서의 대지와 저승에 은근한 세력을 갖는 여신은 <더러운 본성>을 지닌 존재라 인식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기독교에서 지모신을 공격한 이유는 더 있었다. 지옥은 지모신의 신체 내부에 있는 대지 깊숙이 존재하며, 기독교의 신은<아버지>라고 불리는 천상계의 지배자였다. 오리엔트 신화에서 천상계의 신은 대지의 여신에게 적대되는 존재였고, 정복당하는 존재였다. 이러한 남성논리와 여성논리라는 범주 안에서 이슈타르ishtar나, 이시스isis, 아르테미스artemis, 아나테anate, 프레이아freya, 같은 고대를 넘어서, 중세 전반부까지도 숭배를 받던 여신들은 집요하게 학대받았으며, 그 명예가 실추되고, 나아가서는 악마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던 것이다.

3. 마침..

지금까지.. 서양 및 오리엔트 세계의 다신교의 신들이 기독교라는 일신교의 세상인 중세에서 어떻게 그 위상이 실추되었는지, 알아보았으며, 논 해보았다. 역사적으로 세계상에는 많은 종교가 존재했고 또 사그러져 갔다. 그들의 신들은 다른 종교에 흡수되거나, 융화되어 더욱 사상적 발전을 이루기도 했고, 아니면 그 위상을 잃고 추해지기도 했다. 고대 로마의 기독교 공인이후 발전된 기독교는 중세에 이르러 그 일대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기독교의 엘리트층들은 신도들을 효율적으로 통솔, 지도하기 위해 강력하면서도 추한 악마라는 개념을 악에서 분리 시켰다. 그 악마들은 기독교 초기 수도사들의 창작물도 아니고, 교부 철학자나 아퀴나스 같은 스콜라철학-신학자도 아니었다. 그들은 기독교가 정복하고 개종화 시킨 옛 다신교의 신들을 모델로 악마를 창조했다. 나는 이 사실에 봉착하여 이 논문을 작성하게 되었고, 또한 졸저라는 점에도 동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이 논문을 통해, 중세에 민중들이 믿었고 두려워했던 악마들이 사실은 선하며, 때로는 악하기도 한 개성적인 신들의 변형이라는 사실을 글로서 나타내고 싶었을 뿐이다.

어딘가 부족하고 어리숙한 논문이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어딘가에서 자신이 모르는 사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찮고 생활에 불필요한 것이라도, 새로이 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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