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의 출처는 천병희 교수가 번역한 투키디데스의 저서인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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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기, 즉 겨울이 시작될 무렵 트라케의 왕으로 테레스의 아들인 오드뤼사이족 시탈케스는 마케도니아의 왕으로 알렉산드로스의 아들인 페르딕카스와 트라케 지방의 칼키디케인들을 공격하러 출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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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탈케스는 오드뤼사이족을 위시하여 바다에 이르기까지 하이모스 산과 로도페 산 사이에서 자신의 지배를 받는 트라케인들을 동원했고, 다음에는 하이모스 산 저쪽의 게타이족과 이스트로스강(도나우강 하류) 이쪽의 흑해와 헬레스폰토스 해협 쪽에 치우쳐 사는 다른 부족을 동원했다. 게타이족과 이 지역에 사는 다른 부족은 스키타이족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모두 기마 궁수여서 무장하는 방법도 스키타이족과 같다. 그는 산속의 트라케 부족도 다수 소집했는데, 디오이족이라 부르는 독립된 이들 부족은 단검으로 무장하고, 대개 로도페 산 주위에 살고 있다. 그중 더러는 용병으로 고용되고, 더러는 지원병으로 참가했다.
또한 그는 아그리아네스족과 라이아이오이족과 자신의 지배를 받는 그 밖의 다른 파이오니아인들을 모두 동원했다. 이들 부족은 그의 왕국에서 가장 먼 변경에 살고 있다. 그의 왕국은 라이아이오이족의 파이오니아와 스트리몬 강에까지 이르는데, 이 강은 스콤브로스 산에서 발원하여 아그리아네스족과 라이아이오이의 영토를 관류했다. 그 너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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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통치를 받지 않는 독립된 파이오니아인들이 살고 있다.
역시 독립된 트리발로이족 쪽으로는 그의 왕국은 트레레스족과 틸라타이오이족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스콤브로스 산 북쪽에 살며 이들의 영토는 서쪽으로 오스키오스 강에까지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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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니오스 만(그리스 반도 서쪽의 이오니아 해)과 흑해 사이의 모든 에우로페(유럽) 왕국 가운데 세수와 번영이라는 점에서는 그(시탈케스)의 왕국이 단연 으뜸이었다. 전투력과 병력 수에서는 스키타이족의 왕국에 견주면 단연 열세였다. 그 점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에우로페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스키타이족이 일치단결하면 이들과 맞설 수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명하게 계획하고 자원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데서 그들은 수준 이하이다.
행군하는 내내 그(시탈케스)는 병으로 죽은 경우 말고는 군사를 한 명도 잃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군대는 많은 독립된 트라케인들이 약탈을 바라고 자진하여 합류하는 바람에 수가 늘어났다. 그래서 그의 병력은 모두 15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 중 대부분은 보병이고, 3분의 1 정도가 기병이었다. 기병은 대부분 오드뤼사이족이고, 게타이족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보병 가운데 가장 호전적인 부대는 자진하여 로도페 산에서 내려온 독립된 검객들이었다. 다른 부대는 혼성부대로, 주로 수가 많은 것으로 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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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도니아인들은 보병으로는 그들(트라케군)에게 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내륙의 동맹국들에서 기병대를 증원부대로 내보내, 수적으로 열세인데도 기회가 날 때마다 트라케군을 공격했다. 그리고 그들이 공격하는 곳에서는 아무도 대항하지 못했다. 그들은 훌륭한 기병인 데다 흉갑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몇 배나 많은 적군을 상대할 때는 위험한 전술이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이 매번 엄청난 수의 적군에 에워싸이는 것을 보았다. 마침내 그들은 적은 수로 많은 수와 맞서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격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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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케인들은 시내로 쳐들어가 집과 신전을 약탈하고 늙고 어림을 가리지 않고 주민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이든 여자든 만나는 족족 모두 죽였고, 짐 나라는 가축과 다른 생명체도 보이는 족족 죽였다. 이들 트라케인은 두려워할 것이 없을 때는 야만족 중에서도 가장 피에 굶주린 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때 사방이 아비규환이고 온갖 형태의 죽음이 널브러져 있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곳에서 가장 큰 학교로 쳐들어가 막 교실에 들어간 아이들을 모조리 도륙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겪은 어떤 재앙보다 더 크고 더 갑작스럽고 더 무시무시한 재앙이 온 도시를 덮쳤다.
퇴각할 때 트라케인들은 질서정연했는데, 그들은 먼저 공격해오는 테바이 기병대에 맞서 갑자기 달려나갔다가 밀집대형을 이루고 후퇴하는 트라케 특유의 작전을 펼침으로써 자신들을 잘 지켜냈던 것이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죽은 자들은 많지 않았지만, 상당수가 약탈하려고 시내에 남아 있다가 잡혀 죽었다. 트라케인들은 1300명 중에서 모두 250명이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