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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권두사(문학을 한다는 것은)

작성자갈바람|작성시간06.08.07|조회수55 목록 댓글 0

문학을 한다는 것은

 

상임주필 김영태



이제 완연한 봄의 가운데로 들어서서 남쪽으로는 벌써 바람에 벚꽃이 눈처럼 날린다 합니다.
화사한 봄 햇살이 빌딩의 유리창에 부딪혀 거리의 곳곳으로 파상派像 되는 것을 보면서
문득, 추운 겨울날 담벼락에 붙어 앉아 추위에 몸을 떨면서 달게 쬐든 한 조각의 햇볕이
연상됩니다. 따뜻한 집을 놔두고 찬바람이 부는 바깥에서 왜 그렇게 아쉬운 햇볕을 갈구하였는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문학의 들판을 배회하면서 텅 빈 골목길 담벼락에 붙어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나를 다시 만납니다.

문학을 하는 것은 그렇게 해바라기를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 봅니다.
생각의 그리움에 빠져 정신의 양지를 찾아 일상의 평온함과, 안락함을 뿌리치고
때로는 고독에 때로는 고뇌에 시달리며 험난한 자신만의 길을 개척 해나가면서도
오직 자신의 발견과 자아의 완성을 위하여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돌보아 주지도 않는
외롭고 험난한 길을 주어진 사명인 것처럼 지치지 않고 후회하지 않고 가는 것일 겁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려움을 자처하고
지치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구도자求道者 일 것입니다.
구도자求道者의 자세는 아름다운 영혼을 소유하여
생각의 진리를 찾아 빛으로 만들고 정신의 선봉에 서서
고뇌와 고통으로 흘리는 맑은 눈물로 세상을 정제하고 밝히는 것일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구도자求道者일 것입니다
문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영혼을 정제하고 정신을 정련하는 것이지만
그런 고통과 고뇌가 세상의 소금이 되어
결국은 세상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의와 명제를 가슴에 품지 않고 문학의 길에 들어섰다 할지라도
문학은 글로서 표현되지만 결국은 정신의 이야기, 영혼의 울림을 갈고 다듬다 보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세상의 중심에 서서
영혼의 진리와 삶의 근본을 전해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해바라기 하는 문학의 길을 걷다 보면 영혼이 정제되고 마음이 맑아져
아무리 악한 사람도 절로 관용과 포용의 마음이 가득한 구도자求道者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문학을 하는 문학인들은 구도자求道者의 자세로
눈여겨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길가의 한 포기 이름없는 꽃이나 잡초와 같아도
문화를 세우고 정신을 지키는 중심에서
묵묵히 길을 걷고 있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문학인들이 밤을 낮같이 밝혀 외로움에 고개 떨어뜨리고
우리 삶의 진실에 더욱 슬퍼할수록
세상은 그만큼 밝아지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끝내 이룰지 못할지라도 한 줄의 글 한 편의 시를 짓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모든 문학인은 이 시대 정신구도자求道者인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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