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한국문학예술진흥원 선정 우수도서,
삶의 지침이 되는 작은 등불이 되어
세상의 빛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소망
[출판사 서평]
이화진 수필집 『작은 등불』은 일상의 기억과 삶의 단면을 섬세하게 길어 올려, 개인의 체험을 보편적 성찰로 확장시키는 수필 본연의 미덕을 충실히 구현한 작품집이다.
본 수필집은 단순한 회고나 체험의 나열에 머물지 않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사유의 깊이를 확보함으로써 창작지원 우수도서로 선정되기에 충분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이화진의 수필은 수필의 작법에 있어 ‘경험의 재구성’과 ‘사유의 결합’을 균형 있게 실현하고 있다.
「이어지는 소풍」에서 드러나듯, 어린 시절의 소풍이라는 단순한 기억은 시간의 축을 따라 현재의 삶과 연결되며 하나의 서사적 흐름을 형성한다.
작가는 과거의 장면을 사실적으로 환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억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삶의 본질을 묻는 질문으로 전환한다. 이는 수필이 지녀야 할 핵심적 작법인 ‘구체적 체험에서 보편적 의미로의 상승’을 충실히 구현한 것이다. 또한 단락 간의 유기적 연결과 회상–현재–철학적 귀결로 이어지는 구조는 수필의 완결성을 높이며,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사유의 흐름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이 작품집이 지향하는 수필의 목적 또한 분명하다. 이화진의 수필은 단순한 감상의 전달이 아니라, 삶을 돌아보게 하는 ‘내면의 등불’로 기능한다.
「삼식이의 소식」, 「유독 병이 두려워지는 70대」 등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인간의 일상적 행위—먹고, 아프고,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삶의 유한성과 욕망의 허망함을 성찰하게 한다.
특히 「이어지는 소풍」에서 인생을 ‘잠시 다녀가는 소풍’으로 비유하는 대목은, 인간 존재에 대한 겸허한 인식을 환기시키며 독자에게 삶의 방향을 되묻게 한다. 이는 수필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자기 성찰과 타자 공감의 확장’이라는 목적을 온전히 수행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경북칠곡 출생, 1999년 방송통신대학 졸업, 2001년 경북대행벙 대학원 졸업, 문학예술 수필 부문 신인상(2015.3), *저서_음지 속 양지(2022.11), 작은 등불(2026. 5)
[목/차]
1부
잘 살아온 어느 인생
이어지는 소풍 12
잘 살아온 어느 인생 16
師父 一體 20
몰래 보기와 훔쳐먹기 25
즐거웠던 여름의 추억 29
아재는 강철 鋼鐵 34
길림성 여행기Ⅰ(기행문) 37
길림성 여행기Ⅱ– 별의 시인 윤동주 40
길림성 여행기 Ⅲ(기행문) 43
혜초, 그 불가사의한 여정 47
을 수 없는 영화 「국제시장」 51
세대별 더위 나기 56
더위 사냥의 추억 61
그해 여름(1) 65
그해 여름(2) 68
끓는 여름 71
대구 기후에 감사하다 74
봄나물의 대명사, 쑥 78
아까시아의 추억 81
감각 기능의 일부 장애 85
유기견 90
책 선물의 호불호 93
주머니 이야기 98
2부
어떤 웃음, 어떤 위로
가을걷이를 돌아보며 104
애물단지 어떻게 하나요 107
마루의 추억 111
마음의 온도 115
머리 염색 119
나쁜 습관이 낳은 불면증 122
분실 126
늦은 개화, 늦은 출발 130
소유와 버림 134
식자우환 138
어쩔 수 없는 속물 141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들 145
인생의 정답 150
나이 잘 들기 154
삼 식이의 小食 158
어떤 웃음 162
졸때기 화백 166
만년의 글 벗들 170
개 같은 인간 173
자랑과 열등감 177
만족과 대리만족 181
넓히고 좁혀야 할 틈 185
행복 바이러스 188
3부
작은 등불
작은 등불 194
이중의 불 198
사라진 향기와 냄새 202
결혼 축의금 유감 206
현수막 글귀 유감 210
절기 유감 214
유독 병이 두려워지는 70대 218
양심적인 의사 222
헛소리 229
만년의 애인 230
아내의 운전 234
아버지를 향한 어머니의 순애보 237
송아지를 사 온 어머니 241
설날의 추억 246
어머니의 선언 249
팔거천의 추억 200
고향 무정 253
팔거천의 추억 257
오늘의 팔거천 261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칼럼) 264
조화 유감(칼럼) 268
새로운 모습의 용(칼럼) 271
(시)
⦁보릿고개의 어느 하루 276
⦁열대야 277
⦁4월의 명함 278
⦁토종 호박 279
⦁빼앗긴 개천 용 280
⦁한글 자랑 281
(시조)
⦁봄의 실종 284
⦁어린 시절의 어느 여름밤 285
⦁사라진 반딧불이 286
⦁그리운 시골집 287
⦁어머니의 한가위 288
⦁한국 춘란 289
*선정의 변 290
[작품 소개]
P17.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의 인성을 단번에 파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이들이 본연의 모습을 숨기고, 그럴듯한 가면으로 자신을 포장한 채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말솜씨가 능숙한 편이다.
그와 달리 말은 다소 어눌하더라도 진심을 지닌 이들이 있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먼저 자신에게 잘못이 있는지를 돌아본다. 화려한 언변보다 진정성이 오래 남는 이유를, 그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터득하였을 것이다. 그런 점을 나는 독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배웠지만 그는 인간 시장에서 수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하여 익혔으니 나보다 훨씬 산 지식을 쌓았다고 할 수 있다.
P153. 사람들은 ‘인생의 정답은 없다’라는 말을 참으로 쉽게 내뱉고 있다. 여러 종류의 시험을 비롯한 여러 일을 두고 보더라도 ‘인생의 정답은 없다’라는 말을 쉽게 던져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때로는 분명한 답이 있고, 때로는 끝내 답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사이를 오가며 평생 정답을 찾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답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훨씬 많을 것이다.
P164. 자식을 앞세웠음에도 기가 꺾이기 싫어 웃음을 보였다니 어디 보통 사람으로 취할 수 있는 태도일까? 부모를 보낸 자식으로서는 기죽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며 마음의 다짐을 보이는 자녀는 있을 것이다.
부모가 건강히 오래 살다 떠나면 호상好喪을 맞았다고 웃는 이도 간혹 있다. 반면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떠나더라도 장례가 끝나기 전,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는 자식도 있다.
어쨌든 자식을 보내는 부모로서 기가 꺾이지 않기 위해 웃는 얼굴을 보였다니 있을 법한 일인지 아리송했다. '자식을 앞세운 주제에 무슨 얼굴로 사람들을 볼 것인가'라고 하며 장례식장에도 나타나지 않으려는 이들도 있을지 모른다.
P204. 한때 들녘과 숲이 숨 쉬던 자리에 어느새 콘크리트 길이 뻗거나 아스팔트가 뜨겁게 눌러앉았다. 공장과 주택이 들어서며 흙과 풀이 발디딜 틈을 잃었고, 맨발로 밟던 흙의 따스한 촉감도, 비 온 후 피어오르던 흙냄새도 이내 사라졌다.
그 자리를 지키던 들꽃과 야생화의 청량한 향기는 바람 속에서 서서히 지워졌고, 가지 끝 잎사귀마다 맺히던 푸르른 냄새조차 더 이상 맡을 수 없게 되었다.
아카시아꽃이 피던 구십년대 말의 어느 봄날, 군락지에 이르면 향긋한 꽃내음이 콧속 깊이 퍼져 들었다. 은은하고도 달콤한 향기는 걸어 반 시간쯤 떨어진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맡을 수 있었다. 향기가 바람에 실려 멀리까지 퍼져나갔기에 가능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꽃이 피는 시기에 군락지를 찾아가도 향은 좀처럼 코끝에 배어들지 않는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 나이 든 탓에 후각이 무뎌져 그런 걸까?.
P. 255 어릴 적 고향을 떠난 후 산천이 여섯 번 바뀌는 세월이 흘렀다. 유학산 등성이 아래로 뻗어 있는 높고 낮은 산들과 계곡을 흘러가는 물은 계곡물은 여전히 맑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인다.
지난 수년간 유학산 기슭 옥계 곡 근처에 자리 잡은 조부모님 산소에 벌초를 마치고 나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어린 시절, 수정처럼 맑은 계곡에서 가재를 잡던 일을 떠올리곤 하였다.
분류 : 문학>시/에세이>에세이
제목 : 작은 등불
지은이 : 이화진
출판사 : 한비출판사
발간일 : 2026년 5월 17일
페이지 : 292
값 : 20,000
ISBN 9791164871889
제재 : 반양장 길이_225 넓이_150 두께_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