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과 나의 바닥
[마25장~26장을 읽고] 평화 황호건 얼마전 집근처에 있는 저수지의 보수공사로 물을 빼 바닥이 드러났었다. 저수지는 물을 빼면 바닥을 보이고 온갖 것이 다 드러난다. 인간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바닥을 보인다고 말한다. 혹자는 무거운 베낭을 메고 3박4일 산행을 해보면 일행들이 바닥을 보인다고 한다. 마태복음 25장에서 26장까지를 보면 예수께서 십자가의 죽음을 향해 가는 동안 제자들이 어떠했는지 잘 나타나 있다. 예수께서 붙잡혀 죽을 것을 예고하자 위기의식을 느낀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 실존적 한계로서의 바닥을 보인다. 스승은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자신의 죽음을 놓고 기도할 때 세명의 제자들은 잠들어 있었다. 스승을 은30에 판 유다의 탐욕, 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칼로 벤 베드로의 분노, 같이 잡혀갈까 도망친 제자들의 두려움, 주님을 세번이나 부인한 베드로의 배반 그리고 닭울음에 눈물을 흘린 수치와 통한...위기를 맞은 제자들의 바닥에는 이러한 부정적 감정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누구도 이러한 부정적 감정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탄탄한 에고의 껍질에 갇혀 있는 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가 우리와 이 땅에 세워지고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의 쓰레기를 깨끗이 청소하고 물을 채워 쓰듯이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의 바닥까지 내려가 숨겨졌던 부정적 감정들과 대면하여 흘려보내고 성령으로 가득 채워지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실존적 한계에 부딪혀 바닥을 보인 제자들의 이후 행적을 보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일이겠다. 사순절이 돌아오면 공동체 마다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기 위해 금식도를 하고 십자가를 만들어 메어 보기도 하며 특별새벽기도를 하기도 한다. 물론 이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나는 이 기간 동안 조용히 자신의 내면 바닥을 들여다 보아 제자들이 겪은 실존적 한계상황에서 가졌던 부정적 감정들이 내 안에는 어떤 모습으로 숨겨져 있는지 샅샅이 찾아 대면하고 흘려보내 진정한 케노시스를 이루기를 바란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온전히 얼나로 솟나 새로운 존재인 예수그리스의 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제 십자가 죽음의 길로 가는 예수그리스도의 길에 참여하여 진정한 사랑과 용서가 하나되는 자리, 그 자리에 가는 것을 방해하는 탐욕, 분노, 두려움, 교만과 수치와 통한을 해결하자. 고요히 앉아 부드럽고 깊은 숨을 쉬며 ' 주여 이 부족한 자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하며 마음을 가라 앉히면 심연의 그 바닥에서 해결해야 할 것들이 보이게 될 것이다. 이것들과 대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 회피하거나 포기하면 개가 토한 것을 다시 먹듯 악몽이 되풀이 될 뿐이다. 이제 바닥을 보인 마음의 저수지가 베드로가 흘린 통한의 눈물로 씻겨 채워지고 얼나로 솟나 고난의 길에 참여하여 감사와 평화가 넘치는 사순절이 되길 소원한다.🙏 2021. 3. 14. |
댓글1추천해요3
댓글
씨알
21.03.16 07:58
첫댓글 지거쾨더 신부님의 베드로의 닭을 보면서 내면의 바닥을 살핍니다.
장로님의 "예수그리스도의 길에 참여하여 진정한 사랑과 용서가 하나되는 자리"를 바라봅니다.
원본보기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