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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영성

잃어버린 아들의 용기

작성자호건|작성시간26.06.14|조회수1 목록 댓글 0

잃어버린 아들의 용기

잃어버린 아들의 용기
「탕자 비유」의 틸리히 버전 페러디(누가복음 15:11-32)


아주 먼 옛날 어느 나라에 큰 부자 영감이 아들 셋과 함께 살고 있었다. 어느날 철 없는 막내가 아버지와 형들 밑에서 얽매어 사느니 독립하고 싶은 욕심으로 아버지 한테 아버지가 죽으면 물려줄 유산 중 제 몫을 미리 나눠 주면 먼데 가서 잘 살겠다고 떼를 썼다. 그러자 둘째도 덩달아 나섰다. 아버지는 아직 펄펄 살아 있는데 유산을 미리 달라는 두 아들이 서운하고 괘씸한 마음이 없지 않았겠지만 어차피 내가 죽으면 다 너희들 것이라 하고 기꺼이 재산을 나눠주어 막내와 둘째는 먼 길을 떠났다. 큰 아들은 두 동생이 재산을 나눠 가지고 떠난다니 재산이 축나는 것을 생각하면 속상하지만 혼자서 아버지를 잘 모시면 능력 많은 아버지가 죽을 때 까지 불려 놓을 재산이 송두리째 자기 차지가 될 것을 생각하고 입이 귀에 걸렸어도 내색을 안하고 눌러 앉기로 했다. 막내는 음주가무가 넘치는 향락의 도시로 가 향락에 취해 재산을 다 탕진하고 남의 집 돼지 치기가 되었는데 흉년이 들어 돼지가 먹는 주염열매 조차 먹을 수 없어 굶어 죽게 되였다. 반면에 둘째는 항구가 있는 무역도시로 가서 무역에 투자하여 몇년 만에 큰 부자가 되였다. 막내는 재산을 탕진하고 잃어 가면서  향락에 취해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았을 지라도 자꾸 줄어드는 재산을 보고 불안속에 살았을 것이다. 이렇게 소유 속에는 늘 소유를 잃어 사라진다는 비존재에 대한 불안을 배태하고 있다. 소유 뿐만이 아니라 생명까지도 잃는 다는 그 캄캄한 불안 속으로 아들은 침몰해 들어갔을 것이다. 막내에게 어둠속에서 운명과 죽음에 대한 불안이 엄습한다.
내가 지금 다 잃고 남은 것은 무엇인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가 죽어 사라진다고 알기나 할까? 내가 여기서 이렇게 주염열매 마저 먹지 못하고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허탈함과 공허함 그리고 무의미에 대한 불안은 더욱 극에 달한다.  아버지가 나눠 준 재산을 이렇게 탕진하다니 나는 아버지께 너무 큰 죄를 졌어 나는 지금 죄값을 치르는 거야. 만약 아버지가 아신다면 가만두지 않을거야.  죄책감과 정죄에 대한 불안이 아들의 영혼을 갉아 먹는다. 
그러나 아들에게는 아직 자신을 생각하고 지탱할 힘이 남아 있다. 그 힘은 살아야 한다는 긍정적 존재의 힘이다. 에이!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자가 아니라 주염열매라도 먹고 살아야 겠다는 존재의 힘이 있다. 
그 힘은 처음 자신을 낳고 길렀으며 유산분할을 요구 했을 때 군말 없이 선뜻 재산을 내어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싹트게 한다. 이제 아들에게 아버지는 자신이 살고자 하는  용기를 불러 일으키는 유일한 힘이다. 그 힘은
나에게 아버지가 있다는 긍정의 용기를 불어 넣는다. 그래 나에게는 이 상황에서 나를 살릴 수있는 아버지가 있어. 아들에게는 이제 아버지 만이 이 한계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 관심이다. 혹시 아버지를 찾아 갔다가 쫒겨나 더 비참하게 죽지나 않을까 하는 마지막 두려움을 오직  내가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흔들릴 수 없는 믿음 하나로 극복하고 아버지 집의 마당에 들어 선다. 아버지는 멀리서 막내 아들이 쫄딱 망해 거지꼴로 돌아 온다는 소식을 듣고 막내를 위해 새옷을 지어라 송아지를 잡아라 난리를치며 환대를 위한 준비를 한다. 이에 큰아들은 완전히 삐친다. 망해서 돌아오는 막내를 용서하지 않고 동생으로 여기지 않기로 작정한다. 막내를 위해 준비하는 아버지한테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원망한다. 아버지는 큰아들에게 너는 나와 늘 함께있어 내것이 다 네것이고 막내는 잃어버렸다가 또 죽은 줄 알았다 찾은 네  동생이 아니냐? 고 달랜다.
막내는 그간의 모든 일을 떨치고 아버지가 환대하는 사랑의 잔치에 참여한다. 아버지는 막내의 허물을 사랑으로 덮고 추궁하지 않는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막내일 뿐이다. 다만 향락에 뺐겨  잃어버렸던 아들, 굶어 죽었던 아들을 찾은 기쁨이 충만할 뿐이다. 절망적인 한계상황에서의 용기와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막내를 살렸다 . 막내는 이렇게 아버지 집에 돌아 와 아들로서의 삶을 기쁘게 누리는데 둘째는 거부가 됐는데도 늘 불안 속에 산다. 누가 내재산을 도둑질하지나 않을까? 무역선이 풍랑에 침몰하지 않을까? 이 많은 재산을 다 쓰기도 전에 죽지나 않을까? 이 불안에서 벗어나 재산을 지키려고 불우이웃 돕기도 하고 많은 돈을 드려 신탁을 사서 신께 기도 드리기도 하지만 불안에 잠 못드는 밤이 길어져 가고 있다. 재산에 취해 아버지는 까마득히 잊고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나눠준 재산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되어 둘째를 죽여가고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둘째가 모든 걸 내려 놓고  돌아 오기를 오늘도 기다린다. 
2021. 5. 11 평화 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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