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프스 Ⅱ
유대고대사 11권 5장∼6장
『느헤미야 이야기』
한편 포로로 잡혀간 유대인 중에는 크세르크세스(아닥사스다)왕의 술을 따라 올리는 일을 맡은(cupbearer) 느헤미야(Nehemiah)라는인물이 있었다. 느헤미야는 어느 날 바사의 수도인 수산(Susa) 성 내를 걷고 있다가 오랜 여행 끝에 이제 막 성문을 들어서는 일단의 나그네들이 히브리어로 서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그는 그들에게 어디서 오는 사람들이냐고 물었다. 그들이 유대에서 오는 중 이라고 대답하자 그는 유대 백성들은 어떠하며 예루살렘의 상황은 어 떻게 돌아가고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그들은 예루살렘 성벽 은 무너지고 인근 국가들이 자주 침입하는 바람에 예루살렘은 지금 말 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적들이 침입하여 약탈과 온갖 만행을 자행하고 예루살렘에서도 수많은 이들을 포로로 잡아가며 살인을 서슴지 않아 아침이 되면 길에 시체가 가득하다는 것이었 다. 이에 느헤미야는 동족이 당하는 비참한 지경을 생각하고 눈물을 홀리며 하늘을 쳐다보면서 “오,주님이시여 ! 저희 나라가 그토록 처 참한 지경에 처하고 모든 이들의 약탈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언제까 지 두고만 보시렵니까?”라고 외쳤다.
그가 성문에 앉아 이같이 애통하고 있을 때 누가 와서 왕이 식사를 곧 하실 것 같다고 일러 주었다. 이에 그는 왕에게 술을 따라 올리는 일을 하기 위해 씻지도 않고 그대로 급히 달려갔다. 왕은 식사를 마 치고 난 후 전보다 훨씬 유쾌해 보였다. 왕은 느헤미야가 슬픈 안색
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무슨 까닭이냐고 물었다. 이에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자기 말로 왕을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시고 왕의 호의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한 후에 이같이 말했다: “오,왕 이시여 ! 저의 선조들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럼1의 성벽이 무너지고 성문이 불에 탔다는 소식을 듣고서 어찌 이같이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읍니까? 그러니 왕께서 제가 가서 성벽을 재건하고 성전 공사를 끝 낼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 그러자 왕은 그가 원하는 소원을 들어 주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내가 총독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가져가게. 그러면 그들이 그대를 귀하게 여길 것이며 그대가 원하 는 것은 무엇이든지 도와줄걸세. 슬픔을 거두게. 그리고 이후로는 그 대의 직무를 즐겁게 수행하도록 하게.” 이에 느헤미야는 왕에게 엎드려 절하면서 왕의 호의에 감사했다. 왕에게서 약속을 얻어내게 되자 그의 슬픈 기색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왕은 그 다음날 느헤미야를 불러 수리아와 베니게와 사마리아의 총독인 아데우스(Adeus)에게보내는 편지를 주었다. 그 편지 내용은 느헤미야를 귀하게 여기고 그가 공사에 필요하다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공급해 주라는 것이었다.
느헤미야는 바벨론으로 와서 자원해서 따라가겠다는 많은 동 족들을 거느리고 크세르크세스 (Xerxes) 왕 재위 제 25년에 예루살렘에 도착했다. 그는 왕이 준 편지를 하나님께 보여드린 후에10 아데우스 (Adeus)와 그 밖의 총독들에게 보냈다. 느헤미야는 온 백성을 예루살 렘으로 소집한 후에 성전 가운데 서서 아래와 같이 외쳤다: “오 유대 인들이여 ! 하나님께서 우괴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을 늘 기억 하고 계시며 그들의 의로움 때문에 오늘날 우리들을 버리지 않으심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성벽을 재건하고 성전을 완공할 수 있는 허락을 얻어낼 수 있도록 나를 도와 주셨습니다. 나는 인근 국가들이 우리에게 가진 적대감을 여러분아 나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특히 우리가 전에 도시 재건과 성전 건축에 큰 열성을 기울였을 때에 그들이 와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했던 것을 여러 분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을 줄 압니다. 그러므로 내가 이제 여러분께 당부드릴 것이 있습니다. 적들의 적대감을 이길 수 있는 유일의 길은 하나님만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밤낮을 가리지 말고 오직 성전 과 성벽 건축에만 최선을 다합시다. 모처럼 주어진 좋은 기회를 절대 로 놓치지 맙시다.” 느헤미야는 이같이 말을 마친 후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성벽을 측량하고 도시나 마을의 크기대로 또 개인의 능력별로 백성들에게 일을 분담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기도 종들과 함께 적 극적으로 그 일을 돕겠다고 약속을 한 후에 백성들을 해산시켰다. 이에 유대인들은 공사 준비를 했다. 유대인이란 명칭은 유다 지파(thetribe of Judah)에서 따온 것으로서 유다 지파가 처음으로 바벨론에서예루살렘으로 귀환했기 때문에 그 후로부터 그들과 그들의 땅을 유대 (Jews)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된 것이었다.
한편 암몬인들과 모압인들과 사마리아인들과 코엘레수리아에 거하는 모든 주민들은 예루살렘의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것을 악의로 받아들여 어떻게 해서든지 올무를 놓아 서 공사를 방해하려고 하였다. 그들은 많은 유대인들을 살해하였고 이방인들을 고용해서 느헤미야까지도 살해하려고 음모를 꾸였다. 그들은 또한 많은 인근 국가들이 동맹을 맺고 유대를 공격할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려서 유대인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하였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유대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해서 공사를 중단시킬 심산이었다. 그러나 이런 수작들이 느헤미야의 공사에 대한 열정을 식힐 수는 없었다. 그는 단지 소수의 경호 병사만 거느리고 다니면서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괴로움을 아랑곳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백성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한편으로 자기의 신변 안전에도 큰 신경을 썼다. 그것은 죽음을 두려워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죽는 날이면 예루살렘의 성벽을 세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한 백성들에게 일을 할 때도 항상 무기를 휴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석공들 뿐 아니라 건죽 자재를 나르는 짐꾼들도 칼을 지니고 다녔다. 그는 또한 백성들에게 방패를 항상 근처에 두고 일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밖에도 그는 오백 보마다 나팔수들을 배치하여 적들이 나타나면 나팔을 불어 그 사실을 알려 미리 전투 준비를 하게 하고 맨몸으로 적의 습격을 받는 일이 없도록 조치했다. 그는 또한 밤이면 직접 예루살렘 주위를 순찰했다. 낮에는 공사를 독려하느라고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하며 잠도 제대로 자지 아니하고 순찰을 계속했다. 그는 식사든 잠 이든 간에 꼭 취 해야만 하는 분량만 했을 뿐 몸의 쾌락을 위해서는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느헤미야는 이 이중(그重)의 일을 자그마치 2년 4개월 동안이나 계속했다. 그것은 성벽 건축 공사가 그렇게 오랫동안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이 공사는 크세르크세스 왕 재위 제 28년 9월에 완공되었다.
성벽 건설 공사가 끝나자 느헤미야와 백성들은 이 일로 인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8일 동안 잔치를 베풀었다. 한편 수리아 지역의 국가들은 성벽 건설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분개하였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주민의 수가 적은 것을 보고 레위인들과 제사장들에 게 현재 거하고 있는 도시와 마을에서 예루살렘으로 거처를 옮기라 고 권면하였다. 그는 그들을 위해 자비(自費) 로 집을 지어 주었다. 그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아무 걱정 없이 예루살렘에 거주하면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백성에게 땅을 경작하여 얻은 소득의 십분의 일을 예루살렘으로 가져오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백성은 모두 느헤미야의 명령에 복종하였다. 그리하여 예루살렘은 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게 되었다. 이같이 느헤미야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 외에도 그는 칭찬받을 만한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한 후에 나이 들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선하고 의로웠으며 고국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야망가였다. 결국 그는 예루살렘 성벽을 그의 영원한 기념비로 남겨 놓고 세상을 하직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펴본 것은 크세르크세스 왕 때 일어난 사건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