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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교구 주보

제2618호 2026년 6월 21일(가해)ㅣ사람과 예술 - 드라마

작성자어리니|작성시간26.06.22|조회수23 목록 댓글 0

 

< 드라마 속 무속, 재미로만 볼 수 있을까? >

 

 

최근 눈에 띄는 뉴스 클립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귀신보다 무서운 미래’였는데,

내용은 점술과 무속 관련 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이용 경험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설문 결과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역시 무속과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주인공은 귀신을 보는 변호사입니다.

원래 무당 집이었던 곳에서 법률사무소를 시작한 주인공은

그곳에 있던 향로를 피운 뒤부터 귀신을 보게 됩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 어린 시절 이불 속에 들어가 숨죽이며 보았던

〈전설의 고향〉의 현대판 같습니다.

전설 속에서는 소복 입은 귀신이 새로 부임한 사또를 찾아가

자신의 원한을 풀어 달라고 흐느끼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사또 대신 변호사가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어느 날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된다면

얼마나 청천벽력 같은 일일까요?

두 발이 둥둥 떠있는 귀신을 본 신이랑은

다급히 성호를 긋고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님을 만납니다.

 

그런데 이랑의 말을 듣는 신부님의 과거 이력이 꽤나 특이합니다.

사제가 되기 전에 무속인이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신이랑에게 여러 가지 귀신 세계의 정보를 알려 주며 그의 조력자가 됩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면 신부님이 부적을 태우며

죽은 영혼을 저세상으로 인도합니다.

     

이러한 극 중 신부님의 캐릭터와 무속적 요소가 혼합된 것을

드라마의 오락적인 요소로 넘어가기가 어려웠습니다.

드라마 첫 장면에는 “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지명, 단체 등의 설정은

실제와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이 문장을 주의 깊게 보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오해의 소지를 경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무속을 하기만 했어도 무조건 서품을 받을 수 없다고 하지는 않지만,(교회법 1041-1042조 참조) 

드라마처럼 사제가 된 후에 부적의 효과를 인정하거나 미신적 행위에 관여한다면

매우 중대한 문제가 됩니다.

 

더구나 사건이 종결된 후 굳이 신부님이 등장해서

부적을 태우며 영혼을 하늘로 보내는 장면은

가톨릭의 전례적인 행위처럼 잘못 이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미신, 점술, 주술 등을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경배에 정면으로 반하는 죄라고 분명히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신자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종교적 상징과 요소들이

실제 그리스도교 신앙과 어떻게 다른지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대중문화 속에 스며든 무속적 요소들을

단순히 재미나 일시적인 위안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세례를 받으며 “미신을 끊어버립니다.”라고

하느님과 공동체 앞에 고백한 서약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박정아 율리아 수녀 |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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