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비석은 충남 서천 마량진에 세워진 “한국 최초 성경전래지” 기념비입니다. 이곳은 1816년 조선 순조 때, 영국 함선이 조선 서해안을 탐사하던 중 성경이 처음으로 조선 땅에 전달된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충남관광 안내도 1816년 마량진 갈곶에 머물렀던 영국 함선의 맥스웰 함장이 조선의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달한 사건을 “한국 역사상 최초의 성경 전래”로 설명합니다. (Chungnam Tour)
역사적 배경은 이렇습니다. 1816년 9월 5일, 영국 해군의 두 함선 **알세스트호(Alceste)**와 **리라호(Lyra)**가 서천 마량진 앞바다에 도착했습니다. 이 배들은 단순히 표류한 배가 아니라, 조선 서해안을 탐사하고 해도를 작성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도 당시 조선 관청은 이들을 “표류한 이양선”으로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맥스웰과 바실 홀이 이끄는 영국 해군의 서해안 탐사 항해였다고 설명합니다. (Korean History Online)
당시 조선 쪽에서는 마량진 첨사 조대복과 비인 현감 이승렬이 나아가 영국 함선을 조사했습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깊은 대화는 어려웠지만, 서로 예의를 갖추어 만났고, 그 과정에서 영국 측이 조선 관리들에게 책과 물품을 전했습니다. 그중 한 권이 성경이었고, 이 성경이 기록상 조선 땅에 처음 전달된 성경으로 여겨집니다. 서천군 관광 안내도 이 사건을 근거로 2004년 학계와 종교계의 고증을 거쳐 마량포구 일대를 “한국최초성경전래지”로 선포하고 기념공원을 조성했다고 설명합니다. (Seocheon Tour)
이 사건은 곧바로 선교나 교회 설립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달된 성경은 영어 성경이었기 때문에 조선 관리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선교사가 오기 전에 먼저 성경이 조선 땅에 도착했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사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천주교 신앙은 이미 18세기 후반 중국을 통해 조선 지식인들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비석이 말하는 것은 기록으로 확인되는 ‘성경책’의 첫 전래 사건입니다.
이후 한국 개신교 역사는 1832년 귀츨라프의 방문,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입국 등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마량진 사건은 한국 개신교 선교의 직접적인 시작이라기보다, 한국 땅에 하나님의 말씀이 처음 놓인 상징적 출발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 비석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1816년 9월 5일, 서천 마량진에서 영국 함선의 맥스웰 함장이 조선 관리 조대복에게 성경을 전달하였다. 이 사건은 한국 땅에 성경이 처음 전해진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