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 목요일,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위치한 Wolf Trap에서 열린 음악회엘 다녀왔다. 그동안 디씨에 살면서, 케네디 센터 공연은 많이 가봤어도 Wolf Trap엔 가본 적이 없어 늘 궁금했는데 마침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장영주)이 브람스를 협연한다고해서 일찌감치 예매를 해두었다. 근데 어느새 프로그램이 브람스에서 멘델스존으로 바뀌어있더구먼... 뭐 난 멘델스존도 좋아하니 상관없긴 했지만...
Wolf Trap은 미국 국립 공원 중 음악회 시설을 갖춘 유일한 곳이라고 한다. 야외 음악공연장이라 특히 여름에 공연들이 많이 열리고 클래식 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팝 가수 공연도 자주 열린다.
야외 공연장이라 뒤에 있는 잔디밭에서 와인이나 치즈 같은 간식을 가지고 돗자리 깔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공연장은 무조건 앞에서 봐야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 제일 비싼 표로 사두어 뒷자리 잔디말고 앞에 좋은 자리에서 관람했다.
공연 시작 전에 찍어본 야외음악회의 풍경
근데 이 뒷자리에서 과연 무대가 제대로 보이기나 할까 의심이...
1부에서 미국인 작곡가 Copland의 교향곡이 끝나고 사라 장이 핫핑크의 드레스를 입고 걸어나왔다. 박수 박수~~ 실제로 보니 날씬하고 분위기있게 예쁜 것같았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봤을 떄보다 훨씬 더... 그러고보니 나도 음반도 많이 갖고 있고 영상도 수없이 봤지만 실제 사라장의 공연은 처음이었다.
야외 공연장이라 그런지 울림이 별로 좋지 않은 듯했는데... 확실히 협주곡에서 솔로의 울림이 좋게 들리지가 않았다. 아님 사라 장의 컨디션이 별로였거나... 1악장이 중간 쯤 접어들었을 때였던가? 사라장이 갑자기 연주를 뒤를 돌아보며 하더니 그 뭐냐.. 바이올린이랑 어깨 사이에 받침대를 확 밑으로 던져버리고 다시 연주를 하는 거였다. 아마 받침대가 어깨에 맞지 않았거나 무슨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고나서 잠시 쉬는 사이 오케스트라 악장의 받침대를 빌려 꽂아 계속 연주를 했다.
근데 그 받침대 때문인지 다른 문제때문인진 몰라도 이 날 연주가 나한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사라 장도 평소 내가 영상이나 tv에서 봤을 때와 달리 몸동작을 굉장히 오바하며 연주를 했고 (평소 사라장은 오바스런 몸짓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맡기는 정도...) 표정도 연주를 하며 자연스레 나오는 표정이아니라 악을 쓰는 듯한 표정이랄까? 그리고 멘델스존 특유의 우아함이나 아름다운 선율보다는 굉장히 파워풀하고 somewhat 신경질적으로 연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연주하는 내내 내가 다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조마조마할 정도로 빠르게 연주를 했다. 연주를 재어보니 26분동안 연주했던데 내가 갖고 있는 안네 소피 무터의 멘델스존 협주곡도 30분이 넘는데... 4분이나 단축해서 연주했다 건 평소 사라장의 스타일인지 아님 정말 문제가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가장 궁금한 건 본인의 연주에 대한 만족도와 다른 평론가들의 평인데 아직 신문에 평이나질 않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는진 모르겠다. 그리고 야외 공연장이라 소리의 울림이 확실히 케네디 센터와는 비교가 안되게
좋지 않았던 것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15분의 인터미션이 끝나고 내셔널 심포니가 했던 연주는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매미소리와 함께 듣는 한 여름 밤의 전원 교향곡은 참 신선하고 편안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야외 공연장에서 하는 2부라면 전원처럼 조용한 교향곡보다 뭔가 쇼스타코비치스럽거나 빠른 교향곡을 했음 더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이래서 음악회는 같이 가는 게 좋다니까. 혼자 갔다오니까 누구랑 공연에 대해 얘기할 사람이 없어 외롭구나. 음악회 끝나고 나가는 길에 아는 한국인들 얼굴이 우루루 보였으나 낯선 곳에서 인사하기도 뻘쭘한 사이들이라 그냥 모른척하고 숨어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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