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반찬통 그냥 쓰지 마세요”… 쓰기 전 꼭 거쳐야 할 '이 순서'
새 보관 용기에 숨은 공장 잔여물 비상…
겉보기엔 깨끗해도 기름으로 먼저 닦아내야 안전
초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식중독을 예방하고 음식을 위생적으로 보관하려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먹고 남은 반찬이나 새로 만든 요리를 신선하게 유지하고자 대형마트나 온라인 몰에서 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의
밀폐용기를 새로 장만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문제는 새로 산 주방용품의 투명하고 반짝이는 외관만 믿고, 가볍게 물로만 헹구거나 곧바로 음식을 담아 보관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포장을 막 뜯어낸 용기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장 가공 잔여물이나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 수 있어
식탁 안전을 위협한다.
스테인리스 표면에 남은 까만 가루, 주방세제로는 안 닦여
스테인리스 밀폐용기는 가벼우면서도 쉽게 깨지지 않고, 붉은 김치 국물이나 알싸한 마늘 냄새가 배지 않아 많은 가정에서
애용하는 살림 필수품이다.
그러나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용기가 완성되기까지는 공장에서 거친 가공 공정을 거쳐야 한다.
제조사는 금속 표면을 매끄럽게 깎아내고 은빛 윤기를 더하기 위해 고운 입자의 돌가루와 기름을 섞은 '연마제'라는 공업용
재료를 사용해 표면을 다듬는다.
이 연마제의 핵심 성분이 바로 '탄화규소'다.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해 금속을 깎을 때 널리 쓰이는 물질인데,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이를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농후한 '발암 추정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가루 형태로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거나 장기간 몸속으로 들이키면 세포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더 큰 문제는 이 연마제가 스테인리스 표면의 미세한 홈 사이에 꽉 끼어 있어 일반적인 설거지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흔히 쓰는 주방세제는 물과 잘 섞이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단단한 기름막으로 엉겨 붙은 탄화규소 입자를 분리해 내지
못한다.
새로 산 용기를 주방세제로 열 번 넘게 닦아내도, 기름을 묻힌 흰 종이타월로 밀어보면 시꺼먼 가루가 묻어나오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투명한 유리 용기도 방심 금물… '크리스탈' 재질 속 납 성분 주의
유리 밀폐용기는 환경호르몬 배출 염려가 없고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여 안전한 재질로 손꼽힌다.
하지만 모든 유리 용기가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므로 꼼꼼한 확인을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유리그릇과 달리, 유독 투명도가 높고 빛을 받으면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고급 '크리스탈 유리' 용기는 제조
공정상 납 성분이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납을 섞으면 유리가 부드러워져 정교한 무늬를 새기거나 투명도를 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크리스탈 유리 용기에 초절임, 장아찌, 과일주스, 소스처럼 신맛이 강한 산성 음식을 오랜 시간 담아두면
발생한다.
강한 산성 성분이 유리 표면에 닿으면 결합해 있던 중금속인 납을 녹여 밖으로 흘러나오게 만든다.
독성이 강한 납은 한 번 몸에 들어오면 쉽게 배출되지 않고 뼈나 장기에 쌓여 신경계를 마비시키거나 두통, 빈혈을 부르고
아이들의 지능 발달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새로 장만한 유리 용기가 크리스탈 재질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수입 유리제품이라면 음식을 담기 전에 반드시
안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식초를 섞은 물에 용기를 하루 정도 통째로 담가두면 표면에 잔류하는 납 성분을 안전하게 녹여내어 제거할 수 있다.
세척 시에는 표면에 흠집이 생겨 중금속이 더 쉽게 새어 나오지 않도록 거친 수세미 대신 부드러운 스펀지를 선택해야
한다.
기름 닦고 식초물에 끓여야… 오염물 없애는 3단계 세척법
가족들의 입으로 들어갈 음식을 담는 밀폐용기인 만큼, 새 제품을 들였다면 공장 때를 완벽히 벗겨내는 3단계 살균
세척법을 실천해야 한다.
첫 단계는 '기름으로 기름을 지우는' 과정이다.
종이타월이나 마른천에 집에서 쓰는 식용유를 조금 묻힌 뒤, 용기 구석과 굴곡진 테두리 부분을 강한 힘으로 싹싹
문지른다.
연마제는 기름에 녹는 성질이 있어, 식용유가 미세한 구멍 속 탄화규소를 흡수해 밖으로 끌어낸다.
종이타월에 검은 가루가 묻지 않을 때까지 두세 번 거듭 닦아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산성과 열을 이용한 살균 과정이다.
기름 닦기를 마친 용기에 주방세제를 묻혀 1차 설거지를 한 뒤, 커다란 냄비에 물을 채우고 식초를 대여섯 방울
떨어뜨린다.
식초물에 용기를 담그고 약 10분간 불을 올려 펄펄 끓여준다.
뜨거운 열기가 금속의 미세한 틈을 열어주고, 식초의 산성 성분이 남아 있던 미세 잔여물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깨끗하게 분리하여 소독해 준다.
마지막 단계는 헹굼과 완벽한 건조이다.
소독을 끝낸 반찬통을 흐르는 깨끗한 물로 여러 번 헹구어 내어 냄새와 찌꺼기를 완전히 씻어낸다.
세척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말리는 작업이다.
밀폐용기 뚜껑의 고무 패킹 사이나 용기 틈새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밀폐된 환경 속에서 순식간에 곰팡이나 세균이
증식하는 온상이 된다.
스테인리스라 해도 물기가 고이면 얼룩이 지고 부식이 시작되므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물기를 완전히 말린 뒤
음식을 담아야 한다.
출처 : 폼나는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