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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해]먹고 살기 위한 개미역사

작성자천사은심|작성시간09.11.17|조회수23 목록 댓글 2

새벽 5시에 잠깼는데 밭에서 깽깽얼었을 배추 걱정으로 신경이 쓰여서 뜬눈으로 누워 있었다

일기예보 궁금해서 일부러 일찍 잠깨서  새벽 6시에 티브이 켜고 뉴스 시청했다

일기예보에서 내일이 한파 고비인데 어제 오늘 보다 기온이 더떨어지겠다고 한다 

내일 아침 날씨는 영하 5도  어제 오늘 보다 더춥고 오후부터 서서히 조금씩 풀린다고 했다


영하 5도에 오늘 보다 배추가 더 얼텐데 어쩌나 큰일 났네 오늘 배추 뽑아 들여올까

아니면 버릴심 대고 그냥 두었다가 날씨 풀리면 배추 뽑을까 이리저리 백방으로 생각했다

대강 배추를 뽑아서 모아놓고 포장 이라도 덮어놓을 요량으로 넷째딸네집에 전화했다

마침 별달이가 전화 받았기에 너 오늘 바쁘냐?고 물었더니 별달이= 왜 또? 엄마  


배추 뽑아서 대강 덮어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더니 별달이= 오늘은 안되는데 라고 말한다

얘 너는 매일 뭐가 그렇게 바쁘니? 라고 했더니 별달이= 안성 막내네집에가려고 한다고 했다

여태 안가던 막내네는 이 추운날 왜 가는냐고 했다

넷째딸=  알았다고 하더니 엄마 언제 가면될까? 네가 온다면 지금 엄마가 태우러 가겠다 고 했다


별달이= 엄마 지금 아무것도 안했으니 10시쯤 오라고 한다

오전  9시 50분쯤 출발하고 개나리 아파트 후문에 도착하니 넷째딸이 슈퍼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차문 열어주고 조수석에 태웠더니 엄마 기다리슈 언니도 간다고 형부차 타고 온데유

그래? 알았다 아파트 후문 주차장에서 잠깐 정차 하고 있으니 큰딸 왕초가 온다


둘이 안성에 가려고 했는데 배추 뽑아서 못가겠다고 넷딸이 말했는지 큰딸 왕초도 배추 뽑겠다고 왔다 

내차에 두딸을 태우고 서둘러 집으로 다려왔다

주차하고 바로 배추 밭에 나가자 배추 뽑아서 대강 다듬고 쇼핑카에  실어 날랐다

앞 마당에 차곡차곡 배추 뽑아다 쌓고 얼까봐 포장을 덮고나니 오후 1시 45분이 되어간다


방안에 들어와서 앉아 쉬며 생각하니 먹고 사는게 뭔지 서너명이 잠깐 힘들면

다같이 겨울 동안 김치걱정 안하고 살텐데 해마다 왜 나혼자 속썩고 몸달아 하는지 모르겠다

김장은 겨울 반양식인데 어찌 그리도 무심한지 앉아있는

두딸을 물끄러미 쳐다보니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사고 방식하고 너무나 다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고 우습기도 해서 냉정하게 생각했던 마음이 봄눈 녹듯 사라진다

오후 3시 30분 넘어 두딸을 차에  태우고 가다가 큰딸은 빌라 앞에서

내려주고 넷째딸 태우고 좌회전 신호받고 있는데  넷째딸= 엄마 인훈이 차네 라고 말한다

얼른 우회전 하는 차를 쳐다보니 차번호 2373 아들 훈이 차가 맞다

 

넷째딸이 농협에 볼일 있다고 말해서 농협 후문에 내려주고 금세 출발하고 집에 돌아왔다

오후 4시 30분 된장 고추장 풀고 마른 멸치 몇 마리 퐁당 집어 넣고 날배추 국을 끓였다

힘들게 저녁밥 해서 저녁식사 하고 설겆이 하고 주방을 나오니 오후  6섯시 30분이다

오늘 추운데 텃밭에서 배추 뽑아 들여오느라 넷째딸 별달이 큰딸 왕초 수고 많았다


기왕에 할 일인데 신경 않쓰게 하고 개미역사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배추 뽑으며 넷째딸에게  황서방이랑 같이 식사할 때는 김장김치 상에 꺼내놓지 말라고 우스겟말 했다

삼겹살 구워먹을 때 보면 황서방은 철판에 김치 구워서 김치 구경 못한 사람처럼 혼자 많이 먹는다

배추 뽑는일 안했으니 삼겹살 구워먹을 때는 김치 꺼내지 말고 삼겹살 구워먹는 날엄마좀 꼭 부르라고 했다

 

그래야 사위가 김치를 먹는지 안먹는지 알게 이니냐? 고 우스갯 말을 다 했다

김치 않먹는 사람처럼 작년에 김장할때 황서방 혼자 일 다하고 다른 사람 위해서 한 일처럼

배추좀 나르고 이런 저런 잔소리 했으니 올해는 손하나 까딱 안하고 김치먹는 모습좀 보고 싶다고 했다

황서방이 워낙 하는 짓이 그러니 내가 그렇게 말해도 넷째딸이 서운해 하는 눈치 조금도 없다


팔은 안으로 들여굽는다고 하는데 얼마나 부부 정없이 인정머리 없게 굴면 넷째딸이 그럴까 싶다

웬만하면 넷째딸 봐서라도 이렇게 까지 인터넷에 황서방의 대한 글을 올리지

못할텐데 이렇게 까지 말하는 내마음을 넷째딸은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사람을 잘못 본 내눈 시력이 확실이 나쁘다

도와주는  남자 한 명도 없이 여편네 세명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배추 뽑아 나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겨우사리 준비에 낑낑 거리는 모습이 바쁘게 먹이 준비하는 개미가 생각났다


뒤에서 쇼핑카 밀며 먹고 사는게 뭔지 개미역사 하는 것 같아서 우습다 라고 말했다

넷째딸 별달이 첫째딸 왕초는 내가 하는 말뜻이 뭔지도 모르고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대꾸도 없다

딸들은 이렇다 저렇다 아무 말없이 조용한데 해마다 김장철 돌아오면 스트레스 받고 고생 참 많다

 

                                2009년. 11월. 17일. 글 : 천 사 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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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훈이 | 작성시간 09.11.17 난 항상 평택시내를 활개치고 다닙니다 새삼 스럽게 삼거리에서 마추친거같고
  • 작성자光陽-景 | 작성시간 09.11.18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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