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은유는 "누구나 살아온 경험을 자기 글로
쓴다면 세상은 더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글을 쓰고 강좌를 연다고 한다.
내 첫사랑 이야기를 글로 썼을 때,
주변 친구들에게서 "이거 지어낸거지.
소설 쓴 것 아니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하지만 그건 소설이 아니라,
내 젊은 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기록일 뿐이다.
그 시절 내 첫사랑의 주인공이었던
은정이(가명)는, 지금도 인터넷에 이름만 치면
뉴스 기사가 남아있을 만큼 그 쪽 업계에서 신화를 써 내려간 유명인이다.
그 친구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니 여기까지만 하자, 어쨌든 내게는 소중한 첫 사랑의 기억이다.
내 글을 본 한 친구는 이런 댓글을 남겼다.
"우리 나이때는 추억을 보물상자에서 하나씩 꺼내 먹을 나이가 가까워오고 있는 것 같아. 나 또한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 댓글을 보며 문득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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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인생의 황금기는
18세부터 25세까지라고 말한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우리는 모든 것을 '처음'으로 마주해야만 했었다.
첫 사랑, 첫 여행, 첫 직장, 첫 독립,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청춘의 악몽 군대까지 말이다.
인생의 굵직한 첫 경험들 앞에서
우리는 성취감이라는 짜릿한 희열을 맛보기도
했고, 때로는 쓰라린 좌절과 실패 앞에
혼자 숨어서 울기도 많이 했다.
생물학적으로도 몸과 마음이
가장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던,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처럼
의욕이 왕성하던 시절이었다.
밤을 새워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혹은 밤새워 놀든 돌아서면
금방 회복되던 튼튼한 육체를
우리는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검정교복을 입고 통제와 억압 속에서
지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비로소 '어른' 대우를 받으며 인생에서 가장 거대한 '자유'를 맛본 시기였다.
군사 독재정권이라는 시대의 불의에 맞서 자유를 외치느라 최루탄 가스를 마시고 돌을 던지며 항거하기도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삶의 무게는 가장 가벼웠던 때였다.
대부분이 결혼, 육아, 본격적인 생계유지나
노후 걱정 같은 무거운 책임으로부터는
한 걸음 물러나 있었기에, 책임은 적고
자유는 넘쳤던 세월이었다.
젊음 자체만으로도 생기와 아름다움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던 시절이었다.
물론 그 때의 우리들과 지금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춘들은 취업 준비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인간관계의 갈등 속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불안한 시기"라며
신음하고 있을것이다.
우리 나이대의 사람들에게 과거를 회상하게 하면, 신기하게도 바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기억을 가장 선명하고 맑게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지나고 보니 정말 그렇다.
그 당시만큼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치던 때는
내 인생을 통틀어 다시없었던 것 같다.
마음속 보물상자에 고이 접어두었던
그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나의 찬란했던 대학 생활 이야기를
한 번 써 내려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