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 논평]
새로운 세계관을 장착하자!
노동자운동이 위기다. 조직된 운동은 조직 안의 의제에만 빠져들었고 해왔던 대로만 싸웠고, 지지와 공감을 얻지 못하며 고립되고 있다. 우리는 자기 권리와 이익을 지키려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투쟁을 해왔다. 을 중의 을이 만들어지고, 차별과 배제가 판을 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렇다.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공범이었다.
많은 조직과 동지들이 반성문을 썼다. “우리의 운동은 이제 달라야 한다.” 이렇게 시작한 비정규직 투쟁은 새로운 운동의 시작이었다. 용역, 파견, 사내하청, 간접고용,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을 드러내고 조직하고 투쟁했다. 그제야 비로소 비정규직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됐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여전히 공범이다. “우리의 운동은 더욱 달라져야 한다.” 여성, 장애인, 이주민은 일상적으로 제도적으로 구조적으로 착취, 차별, 혐오, 폭력을 당하고 있지만 우리의 운동은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철저하게 정치의 대상이었고, 자본과 권력에 완벽하게 활용됐다. 심지어 착취당하는 우리 안에서 계급을 나누기까지 했다. 그만큼 착취, 차별, 혐오, 폭력의 구조는 공고해졌다.
깨뜨리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해왔던 것처럼,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만들자. 우리는 다름 아닌 민주노조다. 우리의 삶터와 일터를 바꿔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주체다. 여성(인 우리), 장애인(인 우리), 이주민(인 우리)가 함께 싸워야만 ‘권리들에 대한 권리’를 쟁취할 수 있고 비로소 세상은 평등해질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온전히 세상을 변혁할 수 있다.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의 운동, 우리의 노동조합을 더욱 바꿔나갈 것을 우리는 다짐한다. 민주노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면, 이제는 세상을 구체적으로 바꿔나가자. 관계와 세상을 변혁하는 평등과 연대의 세계관으로서 ‘페미니즘’을 장착하고, 차별과 착취와 혐오와 폭력의 구조를 중단시키자. 세상을 뒤집자.
2019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