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거제간을 잇는 거가대로가 개통되었다. 절반은 바닷속을, 나머지 절반은 바다 위를 달리는 특별한 경험. 거리는 가까워졌지만 설렘은 도리어 배가 된다. 2010년 12월14일 오전 6시. 그 길이 공식적으로 열리는 시각이다. 그 길을 보기위해 6년을 기다렸다. 그러나 개통은 했지만 길이 많은 차량으로 밀린다는 소식에 남은 며칠을 더 기다리지 못해 발싸심하던 나는 22일 아침 일찍 그 길을 달려보기로 했다.


진해 용원과 웅천을 연결한 웅천대교(우측 중앙)과'벽해(碧海)가 상전(桑田)이 된 진해만 (전면)

도로 터널 대교' 부산~거제'를 연결하다
흔히 '거가대로'라고 부르는 새 도로는 사실 침매터널인 '가덕해저터널(3.7㎞)'과 사장교 구간인 '거가대교(4.5㎞)'로 구성된다. 1만 원의 통행료를 지불해야만 건널 수 있는 민자(民資) 도로. 정식 명칭은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줄여서 '거가대로'라고도 한다. 그리고 부산과 거제의 접속도로가 가덕해저터널과 거가대교를 각각 연결한다. 부산 최남단의 섬 가덕도에 자동차 도로의 톨게이트가 생길 줄이야, 상상도 못했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랄 만하다. 바닷속으로 길을 내는 일이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바뀌는 일보다 못할 게 뭔가. 톨게이트를 통과한 후 1㎞를 채 못 가 가덕해저터널 입구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바닷속으로 입수(入水)! 차를 타고 입수!
그 전에 잠깐. 터널 속으로 들어가기 전 차량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난 샛길로 연결된 '가덕휴게소'에 들렀다. 거가대로는 부산과 거제 양측으로 한 곳씩 출발 지점에 휴게소를 둔다. 가덕휴게소에서 만난 것은 아름다운 남해 바다의 경치. 바다 건너 거제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드디어 물 아래로… 바닷 속을 달리다
침매터널은 일반 터널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지금 내가 달리고 있는 곳이 정말 해저 48m 속이란 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아마 해저이니까 내려가고 올라가는 경사가 일반터널보다 심하겠지? 했으나 지상 일반 터널과 달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운전자를 제외한 탑승자는 차량이 내리막길을 달리는지 또는 오르막길을 오르는지를 느끼기 어렵다. 터널 속이라 도로의 경사도를 비교할 수 있는 다른 풍경이 없기 때문. 운전자만이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무게감 차이로 오르내림을 느낄 수 있었다.
푸른 남해가 눈앞에, 가슴이 뻥!
일단 침매터널을 벗어나면 별세계가 펼쳐진다. 남해의 푸른 바다가 좁은 차 안 운전자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 눈앞으로 솟은 높이 158m의 거대한 주탑은 사방으로 케이블을 뻗고 있다. 그 속을 자동차가 달린다. 마치 거미줄 속으로 차가 빨려들어가는 느낌. 사방으로 펼쳐진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이 아니라, 다리만으로도 충분이 장관이다. 다만 자동차 전용도로인지라 이를 제대로 감상할 시간도 없이 그저 정속을 유지하고 달려야 하니, 조금 아쉽다. 두 개의 주탑을 통과하고 이어 다시 세 개의 주탑을 지나니 표지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거제 2㎞'라고 쓰여 있다. 규정속도보다 훨씬 느리게 달렸는데도 정말 빠르다.
밤… 칠흑 같은 허공을 가로지르다
밤이 되면 다리는 더욱 화려하게 변한다. 밤의 느낌은 낮과는 또 다르다. 어떻게 아냐고? 거제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은 밤이었으니까. 물론 남해 바다의 아름다운 전경은 감상할 수 없다. 그러나 사방이 새까만 칠흑의 허공 위를 다리만이 길게 늘어서 있는 느낌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꿈속을 드라이브하는 기분이다.
도로는 8.2㎞의 전 구간에서 곡각 지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직선으로 뻗었다. 속도감을 좋아하시는 분들 '옳거니'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안전 운전이 최고다. 규정속도대로 달려도 계산상 6분이면 통과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몇 시간의 거리였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 물론 대중교통으로도 거가대교의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부산 사상 서부버스터미널(1577-8301))에서 거가대로를 거쳐 거제로 가는 버스 노선이 하루 왕복 95회 운행될 예정이란다.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거제와 통영으로 가던 기존 노선이 거가대로를 통행하는 노선으로 변경되는 셈이다.
서부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1시간 정도면 거제 고현시외버스터미널(055-632-1920)까지 도착한다. 남해고속도로 노선을 이용할 때에 비해 절반도 걸리지 않는 시간. 거리가 줄어든 만큼 버스 요금도 내린다. 현재 부산에서 거제 고현시외버스터미널까지의 기존 요금은 1만 3천400원. 새롭게 책정될 요금은 9천 원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길에 용원으로 둘러 싱싱한 해산물 맛구경 겸 들리려고 가덕 천가인터체인지로 나와 나룻터로 빠졌으나 새로난 길이라 계속 달렸더니 용원은 보이지 않고 웅천대교를 건너 수도로 지나 바로 창원으로 오려했으나 넓디넓은 벌판은 아직 길도 없이 널부러져 있었다. 부득이 차를 돌려 안골로 둘러 올 수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