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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무

양파

작성자운정|작성시간14.07.27|조회수67 목록 댓글 0

 

 

 

 

양파

 

 

 

인류가 양파를 키워 먹기 시작한 건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다. 사람들은 둥그런 형태며 켜를 영생의 상징으로 여겨 숭배했다고 한다.  시신과 함께 묻는 경우도 있었는데 람세스 4세의 눈구멍엔 양파가 박혀 있었다. 다른 사연도 많다.

 

고대 그리스에선 피의 균형을 맞춰 준다며 운동선수들이 많이 먹었고, 로마에선 검투사들이 근육이 단단해진다며 몸에 문질렀다. 중세에는 양파가 집세 대용이거나 결혼 선물이었고, 두통이나 탈모 치료제로 쓰이던 시대도 있었다.

 

소속사가 예명으로 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울음을 터트렸다는 가수 '양파' 의 사연도 있다.

 

양파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조선말기로 추정된다. 서양에서 온 채소인데, 파와 비슷한 향이 난다 해서 '양파'다.

 

1906년 서울 독도( 지금의 뚝섬)에 원예 모범장이 설립되면서 시범 재배를 했다는 기록이 '중앙농회보'(1908)에 남아있다.

 

2014년 여름 대한민국 양파의 사연은 안타깝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해 풍년에도 농사가 시름에 빠졌다. 양파를 공짜로 나눠준다는 백화점도 등장했다.

 

나도 비숫한 사연의 양파를 아는 이에게 받이왔다. 세상에 공짜란 없으니 직접 구운 과자와 맞바꿔왔다. 어른 주먹보다 훨씬 크고 실한 게 한보따리다.

 

어디서든 쉽게 구하게 된 양파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상생 차원에서 소비를 늘려야 한다면 간단하며 많이 먹을 수 있고 부피까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좋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양파잼이다.

 

양파에 식용유, 소금과 설탕만 있으면되니 재료도 간단하고 약한 불에 오래 볶기만 하면 되니 조리도 손쉽다. 코팅 안 된 것이 맛을 농축시키기에 더 좋다. 양파는 같은 비율로 익을 수 있도록 균일하게 썬다.

 

썰 때 눈물이 나는 것은 칼질에 세포가 파괴되어 생기는 황화합물질 때문이다. 간단한 요령이 있다. 가스나 촛불을 켜고 썰면 화학반응에 변화를 줘 눈물이 안 난다. 요즘은 수경을 닮은 '양파 보안경'도 유행이다.

 

팬을 중간 불에 올려 두른 기름이 반짝이며 흐르는 느낌이 들 때 양파를 올린다. 부피가 많이 줄어들 것이므로 넘치지만 않는다면 팬을 가득 채워도 좋다.

 

어른 주먹만한 양파라면 한 숟갈 정도의 소금을 뿌려 간간히 뒤적여가며 볶아 수분이 빠지면 타지 않도록 약불로 줄여 계속 볶다가 짙은 갈색이 들면 내린다. 양파잼 완성. 30~45분 정도 걸린다. 

 

발사믹 식초 한 숟가락으로 단맛과 신맛을 조금 더해줘도 좋다. 식혀 밀폐 용기에 담으면 2주일은 냉장고에 두고 먹을 수 있다.

 

양파잼의 원리는 캐러멜화, 즉 설탕이 열에 반응해 색이 진해지며 고소하고 단맛이 강해지는 현상이다. 이름처럼 캐러멜이나 초등학교 앞의 뽑기 원리이며, 채소를 볶았을 때 단맛이 전해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프랑스식 양파 스프의 바탕이지만 한식에도  잘 어울린다. 쇠고기 안심이나 등심도 좋고, 삼겹살도 좋다. 농축된 단맛이 튀김의 맛을 돋워주니 치킨에 곁들이면 닭과 양파 농가를 일석이조로 도울 수 있다.

 

찰떡 궁합은 김치찌개다. 삼겹살 두툼하게 썰어 푸짐하게 넣고 푹 끓인 김치찌개에 얼큰함을 단맛이 살짝 덜어주는 한편 삼겹살에도 맛을 보탠다.

 

양파의 부피를 줄인 만큼 농가가 안고 있는 시름의 부피도 줄어들 것이라 믿고 모두에게 양파잼을 권한다.

 

                                                                                                                                     이용재의 음식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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