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1급이란?
무궁화 다섯 개짜리인 특급호텔로 좁혀보면 특1급이 전국에 28개, 특2급이 48개이다. 특1급은 우리나라에서 최상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호텔로 문화관광부의 호텔 등급 심사에서 그 판정을 받아야 한다. 문화관광부의 등급심사에서 지난 6월 특2급이었던 서울 강남의 아미가 호텔이 특1급으로 승격돼 호텔업계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서울에 있는 특1급 호텔을 보면 중구에 서울 프라자, 서울 힐튼, 신라, 웨스틴 조선, 롯데 호텔 등 5개가 있으며, 용산구에 그랜드 하얏트, 서대문구에 스위스 그랜드, 광진구에 쉐라톤 워커힐, 강남구에 르네상스 서울, 리츠 칼튼, 인터컨티넨탈 서울, 아미가, 송파구에 호텔 롯데월드가 있다.
이들 13개 호텔 중 외국인이 총지배인을 맡고 있는 호텔이 웨스틴 조선, 롯데, 그랜드 하얏트, 힐튼, 스위스 그랜드, 리츠 칼튼, 르네상스, 인터컨티넨탈 등 8개 호텔이다. 나머지 5개 호텔은 국내파 총지배인이 맡고 있다.
특1급 호텔의 총지배인은 나라로 치면 대통령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이같은 비유를 하는 데는 호텔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총지배인의 권한과 책임이 一國(일국)의 대통령의 그것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책임이 따르는 만큼 권한이 막강한 점이 그렇고, 총지배인의 경영 능력에 따라 그 호텔이 盛(성)할 수도 있고 衰(쇠)할 수도 있다는 점이 닮았다. 이런 점 때문에 호텔인들은 총지배인을 「호텔인의 꽃」 혹은 「호텔인의 꿈」이라고 부른다. 그랜드 하얏트 홍보실에 근무하다 작년말 정년퇴임한 「호텔 홍보실의 代母(대모)」 김봉영씨는 「호텔로 출근하는 여자」라는 책에서 총지배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썼다.
{호텔의 총지배인은 해볼 만한 자리이다.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어느 나라의 국빈이나, 국가 원수와도 집주인으로 나서서 맞이하고 환대한다. 어느 나라를 방문해도 호텔이나 항공사 등에서 귀빈이다. 한 나라의 외교관보다 나을 때도 있다. 골치아픈 외교상의 절차나 업무를 뺀 귀빈 대접을 받으니까. 물론 영업 실적을 총 책임진 관리자로서의 애환은 많고 많을 것이다. 그 점을 너무 잘 아는 나는, 총지배인보다는 그 아내가 되고 싶다고 농담삼아 말하곤 한다. 호텔은 다국적 기업이다. 직원이 그렇고, 업무가 그렇고, 고객이 그렇다. 그래서 업무는 24시간, 3백65일 휴일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호텔의 총지배인은 세계를 24시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막강한 권한을 지닌 우리나라 호텔의 총지배인 자리에 지금까지도 외국인이 많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이들 8명의 외국인 총지배인을 국적별로 보면 독일인이 4명. 웨스틴 조선의 버나드 브렌더, 인터컨티넨탈의 월프강 그림, 르네상스의 토마스 뷰너, 힐튼 호텔의 마이클 나겔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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