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를 아시나요?
니땅 내땅
한 뼘씩 금을 긋는
땅 따먹기 놀이가 무르익을 즈음
어스름 어둠이 찾아 오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친구들은
냅다 집으로 뛰어간다.
삐걱 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어김없이 메러치 끓는 냄새가 난다.
화덕 위에 솥에선
벌렁벌렁 솥뚜껑 여닫히는 소리....
엄마가 우리 형제들을 부르시곤
밀가루 한 덩어리씩 뚝뚝 떼어 주시면
올망졸망한 내 형제들은
수제비 작품 만들기에 들어 가고
별 모양,달 모양,낙엽 모양...가지각색 수제비를 만들어
펄펄 끓는 솥단지에 던진다.
뜨거운 수제비 한 그릇씩 받쳐 들고
내가 만들었던 별수제비는 어딨는지 휘젓다가
된통 혼나기도 했었어...
후`우~..수제비에게 냉기를 불어
한 입에 집어 넣어도
그 뜨거움은 입안 가득 고였을 뿐이지...
먹다가 먹다가 지쳐 남겨진
퉁퉁불은 수제비는 담날 아침 어머니 몫이어도
그땐 그것이 아무렇치도 않은 듯 보았던 나는
지금도 불고 식은 수제비를 자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 하노라면
이렇듯 가슴이 저려 온다.
가진것 없이 살아도
형 한입, 나 한입 웃으며 떠 주던
그 시절의 아련함에 또 가슴이 시려온다.
옹기종기 앉아
형제애를 나누던 나의 형제들은
세상살이에 쩌들어 가고
내 한쪽의 기둥이셨던 분은 이미 세상을 떠나신지 오래...
그리웁다.
섧디섧은 마음은 아니래도
슬픈 기억의 저편을 향해
어눌한 기억이라도 붙잡고 그리움에 젖는 저녁이..
한 숟가락 수제비를 떠 넣고
입천장이 다시 데인다 해도
그 뜨거움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호~호~..불어 대며
하하...웃던
그 철부지 어린 시절이 눈물겨워서......
수제비 처럼 하얗던
그때 그 시절의
하얀 여백이 너무도 그리워서...
나바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