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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30] 불법포획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에 다녀왔습니다 - 1부

작성자핫핑크돌핀스|작성시간16.05.02|조회수729 목록 댓글 0





2016년 4월 30일 토요일 오후에 제주 중문에 위치한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20년간 바다에서 불법으로 포획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사들여 돌고래 쇼를 하다가 2013년 3월 대법원으로부터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이곳에 잡혀 있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등 다섯 마리 돌고래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갈 수 있었죠 .

그 후 퍼시픽랜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요? 여전히 동물학대 돌고래 쇼를 하고 있을까요? 저희가 이곳 퍼시픽랜드에 모니터링 다녀온지 시간이 좀 흘렀고, 특히 2015년 7월에 새끼 돌고래가 태어나면서 퍼시픽랜드는 약 3일 동안 돌고래 쇼를 쉬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현장 조사에 나선 것입니다.

토요일 오후를 택한 것은 이 때가 가장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때이므로 요즘엔 돌고래 쇼장에 과연 관객이 얼마나 오는지 알아보기 위함이기도 했어요.





주차장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노인회에서 대절한 45인승 관광버스 두 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최근 기사를 보면 퍼시픽랜드가 제주도청 관광국과 콜라보를 해서 제주 지역 각 마을 노인회에서 단체관광을 시켜주고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 가서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퍼시픽랜드는 줄어드는 관람객 수를 메우기 위해 노인회 분들을 불러들이고, 도정에서는 노인들에게 동물쇼 관람의 기회도 제공하니까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아마도 제주도 예산이 투입되고 퍼시픽랜드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겠죠. 제주도 각 마을 노인회가 다 오면 퍼시픽랜드로서는 엄청난 이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제주도정으로서는 노인들에게 재밌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식으로 나름 생색도 낼 수 있고요. 그런데 제주도의 어르신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과연 이런 동물 학대 쇼밖에 없는 것일까요? 함께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하여간 주말 오후 관객이 약 300명 정도 되어 보였습니다. 이중 단체 관람객이 3분의 1 정도이고요, 주로 가족 단위 입장객이 많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육아 관련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방영된 돌고래와 수영하기 등의 영향인지, 제주도에 내려온 육지 관광객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동물쇼장을 찾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에는 바다를 헤엄치는 야생 남방큰돌고래들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곳이 여러 곳 있습니다. 좁은 수조에 갇힌 돌고래들을 볼 것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에서 살아가는 돌고래들을 보여줘야 합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우리가 보고 싶은 돌고래의 모습이 아닐까요?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만난 남방큰돌고래 (사진 - 이길훈)



2015년 7월 2일 퍼시픽랜드에서는 새로 새끼 돌고래가 태어납니다. 엄마 돌고래 아랑이와 아빠 돌고래 비봉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돌고래 이름은 '바다'라고 합니다. 엄마 돌고래 아랑이는 출산 후 약 3일 후 다시 돌고래 쇼에 투입되어 제대로 쉬지 못하고 하루에 4번 돌고래 쇼를 합니다. 돌고래 쇼장이 많은 일본에서도 심지어 돌고래들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임신한 돌고래는 즉각 돌고래 쇼에서 배제시키고, 출산 후에는 2년간 돌고래 쇼를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합니다. 그런데 돌고래 불법포획으로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던 제주도 중문의 돌고래 쇼장 퍼시픽랜드는 출산의 고통이 채 아물기도 전인 엄마 돌고래를 다시 돌고래 쇼장에 투입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갓 태어난 새끼 돌고래도 붙어 있습니다. 바다의 기억을 전혀 간직하지 못한 채 태어나자마자 동물쇼를 배워야 하는 비참하고 기구한 운명의 아기 돌고래 바다.


* 관련 글 : 임신, 출산 돌고래의 육아휴직을 인정하라 http://cafe.daum.net/hotpinkdolphins/QbY5/243


퍼시픽랜드에서는 아기 돌고래의 출산 장면을 돌고래 쇼 중간에 막간을 이용해 동영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기 돌고래 바다는 다행히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옆에서 4마리의 성인 돌고래가 쇼를 하는데, 바다가 졸졸 계속 같이 따라다니고 있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퍼시픽랜드에서는 2004년 무렵에 어미 돌고래가 고공 점프 후에 새끼 돌고래를 피해 착지하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니까요.

하여간 아기 돌고래가 그대로 쇼에 투입되면서, 어미 돌고래와 함께 헤엄치고 다니는데, 이 때문에 쇼 동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조련사들은 돌고래들에게 계속 다시 동작을 반복해서 하라고 촉구하지만, 결국 동작이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 관련 기사 돌고래 점프하다 죽고, 출산 뒤 바로 공연도 http://ecotopia.hani.co.kr/45297


이날의 퍼시픽랜드 돌고래 쇼 실태는 동영상과 함께 2부에서 계속 밝히기로 합니다.

핫핑크돌핀스는 2011년과 2016년 퍼시픽랜드의 돌고래 쇼 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홈페이지를 통해 퍼시픽랜드 모니터링 보고서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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