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체제전환운동포럼 [탈시설 민주주의: 권리를 가질 권리, 출현할 권리, 공존할 권리 토론문] “인간 말고 고래가 바라는 탈시설을 향해”
작성 /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 바다숲
죽어야 나가는 감금시설, 수족관
올해, 2026년은 롯데월드 측이 여러차례 방류 일정을 미뤄오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갇혀있는 흰고래-벨루가 벨라를 바다로 이송해 보겠다고 밝힌 해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방류기술위원회에서 벨루가를 방류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는 절망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19년, 바다로 돌아갈 약속을 롯데로부터 받았던 벨라는 어쩌면 죽어서도 바다로 돌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첫 개장 당시, 세 명의 벨루가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가두었습니다. 그러나 채 몇 년 되지 않아서 벨로와 벨리가 수조에서 사망했고, 두 명의 벨루가가 사망하자 롯데는 2019년에 비판 여론을 의식하며 혼자 남은 벨라를 바다로 돌려보내겠다 공표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로도 벨라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주요 전시 생물로 수조에 전시되며 돈벌이로 이용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고래류가 감금되어 있는 대형 수족관이 다섯 군데 있습니다.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거제씨월드,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이렇게 총 다섯 곳의 감금시설이 여전히 고래와 돌고래를 전시하며 돈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갇혀있는 고래들은 일본 바다에서 잡혀 온 큰돌고래와 러시아 바다에서 잡혀 온 벨루가 이렇게 두 종입니다. 이 중에는 시설에서 태어난 큰돌고래 두 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이들 총 20명의 고래가 ‘죽음의 감금시설’에 갇혀있습니다.
수족관 감금 고래와 돌고래의 ‘탈시설’ : 바다쉼터와 원 서식처 방류
수족관에 감금된 고래와 돌고래에게 있어서 ‘탈시설’이라 함은 두 가지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좁은 수조에서 해방되어 해양생추어리(바다쉼터)로 나가는 것, 또 하나는 야생 방류입니다. 해양생추어리는 만과 같은 형태의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바다로 열려있는 곳의 출입을 인위적으로 막아서 그 안에서 지내는 형태, 인공물로 가두리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지내게 하는 모습 등이 있습니다.
한국에는 현재 고래류를 위해 조성한 해양생추어리는 없습니다. 한국 내에 조성되어 있는 비인간 동물 생추어리는 새벽과 잔디, 더덕 등이 머물고 있는 새벽이생추어리, 동물해방물결에서 운영하는 홀스타인 소 생추어리인 꽃풀소 보금자리, 곰보금자리프로젝트에서 운영하는 반달가슴곰 생추어리 등이 있습니다. 이때의 생추어리는 원 서식처로의 야생 방사가 불가능한 동물들이 죽을 때까지 머무는 안식처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생추어리는 부지 조성의 한계 등으로 인해 야생에서의 삶과 같은 서식 환경을 마련할 수 없고, 인간의 돌봄과 통제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기에 실은 탈시설이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해외에서는 야생생물의 서식처 자체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생추어리와, 야생으로의 해방을 위한 임시 서식처로 운영되는 생추어리도 있습니다. 릭 오베리의 ‘돌핀 프로젝트’ 단체와 인도네시아 돌고래 해방 활동가들이 조성해 공동으로 운영했던 인도네시아 발리 돌고래 생추어리는 간단한 가두리 형태로 운영되어 예산이 많이 들지 않았고, 감금 쇼돌고래들을 성공적으로 방류하였습니다. 이 사례는 막대한 비용이 없어도 해양생추어리 조성과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가축화된, 개량된 종이기에 야생으로 돌아가게 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생추어리라는 시설이 동물들의 삶을 마쳐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이처럼 생추어리 이후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의 시설이면 좋겠습니다.
한국에는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가 있습니다. 바로 탈시설을 한 수족관 돌고래입니다. 2013년에 서울대공원에 갇혀 쇼돌고래로 이용당하던 제돌이 한국에서 최초로 원 서식처인 제주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1)제돌을 시작으로 2)춘삼 3)삼팔 세 명이 먼저 제주 바다로 돌아갔고, 4)복순 5)태산 6)금등 7)대포 8)비봉 등 모두 여덟 명의 제주남방큰돌고래가 수족관에서의 감금생활에서 벗어나 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주남방큰돌고래’라는 종인데요, 원 서식처가 제주바다였기 때문에 큰돌고래와 벨루가에 비해 탈시설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제돌과 춘삼, 삼팔 복순의 경우, 핫핑크돌핀스의 사무국이 있기도 한 제주돌핀센터 인근 신도리 앞바다에서 기존 무리와 함께 건강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금도 만날 수 있습니다. 남방큰돌고래 태산은 2015년 야생 방류되어 원래 무리와 어울려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다가 2022년 6월 25일 제주 성산읍 고성리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발견 당시 부상이나 기타 사인이 발견되지 않았고, 부검에서도 특별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아서 자연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래류 탈시설 논의는 보다 활발하고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수족관 법) 개정으로 고래류 신규 보유가 금지되면서 한국 고래류 감금 산업이 종지부로 향해가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동물원·수족관 법 개정 시행 이후, 고래류 감금시설 중 가장 많은 돌고래가 사망한 것으로 악명높은 거제씨월드에서는 수족관의 돌고래들을 해외로 반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제씨월드는 2025년 6월, 법 개정으로 돌고래 체험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거제씨월드가 감금 돌고래들을 모두 해외로 내보내고 업종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국가 간 법이 다른 점을 악용해 한국에 감금되어 있는 돌고래들을 빼돌리려 한 것입니다. 다른 수족관의 미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그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고래류 탈시설을 가로막는 장벽1: 인간중심주의, 인간종우월주의에 기반한 종차별
원 서식처로 돌아가기 어려운 고래와 돌고래가 국내 해역에서라도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해양생추어리(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과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현재 한국의 수족관에 감금되어 있는 큰돌고래, 벨루가는 원 서식처가 한국 해역이 아닙니다. 생태계 교란, 서식 가능성 희박 등으로 야생 방류가 어려운 개체들이 수족관에서 생을 마감하도록 방치되면 안됩니다. 시설 운영 어려움과 폐쇄 등을 이유로 수족관의 고래들을 방치해서 죽게 만든 사례들이 해외에 선례로 있는 만큼, 현재 한국의 수족관들의 운영 철수로 인해 감금 고래들이 급작스럽게 방치돼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이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운영의 쉼터 조성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
실은 여러 다른 말을 할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중심주의’로 구성된 세상은 고래와 돌고래를 비롯한 비인간 동물의 탈시설을 막는 가장 거대하고 부수기 어려운 장벽입니다. 모든 법과 제도, 헌법은 오로지 ‘인간’의 이익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져 있고, 비인간 존재들은 인간을 위한 이용할 자원, 관리의 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주인공인 세상은 비인간 존재의 자유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인간만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애초에 비인간 존재의 의지란 인간에겐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을 찾으러 잠시 산에서 내려왔다가 인간 중심의 세상에 발을 잘못 디디면 곧바로 총살당하는 것이 비인간 존재의 현실입니다. ‘오삼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반달가슴곰처럼 종복원사업으로 인간이 애써 살려내 놓고도 인간을 불편하게 하면 결국 의지와 자유를 빼앗고 죽게 만드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수족관은 모두 동물원수족관법에 나와있는 것처럼 그 종에 맞는 ‘적절한 서식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적절한’이라는 것은 얼마만큼이어야 적당할까요?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치는 벨루가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의 20미터 남짓한 수족관은 적정한 공간일까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관람객이 찾아와 수조를 두드리고 들여다보는 환경은 적절한 서식 환경일까요? 벨루가와 큰돌고래에게 우리는 이런 환경이 괜찮은지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그저 인간이 이만하면 적당하겠다고 판단하고 정해두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례와 연구로 알 수 있듯이 감금되어 있는 고래들은 자신이 감금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수족관에 갇힌 고래들은 정형행동을 반복하고 관람객을 위협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관찰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도 합니다. 고래류의 원 서식처만큼 적정한 공간은 어느 수족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감금생활을 끝내고 바다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인간이 이들을 가둔 것에 책임을 통감하고 해방을 위해 연대의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대포, 금등, 비봉은 수족관에서 바다로 돌아갔지만, 방류 이후 제주 바다에서 만나지는 못하는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대포와 금등의 경우 인간중심적인 방류 일정을 짜고 안이하게 진행한 것이 그들의 방류 실패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제돌, 춘삼, 삼팔, 복순, 태산을 성공적으로 바다로 보내고 나서 당연히 금등과 대포도 방류를 성공할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가 있었습니다. 바다 적응을 위한 가두리 위치 선정 역시 이전을 답습했고, 바다 적응 기간 역시 그러하는 등 대포와 금등이라는 고유한 존재로 그들의 개별성에 맞추지 않은 점이 방류 실패의 원인이 됐습니다. 비봉이 방류 때에는 이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 방류협의체에 여러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중 일부는 받아들여졌지만, 일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 비봉이의 관점에서의 충분한 숙고 없이 즉흥적으로 내려진 결정 등으로 비봉이는 바다로 돌아갈 수 있는 상태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태로 방류되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선 핫핑크돌핀스는 비봉이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고래·돌고래는 다른 물살이(물에 사는 존재를 가리키는 말. ‘고기’라는 인간중심적 존재 설정에서 벗어나고자 물고기가 아닌 물살이라는 대안 용어를 사용한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간에게 친숙하고 선호하는 편에 속하는 비인간 동물입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폐로 호흡하고, 사회적 동물이며, 고통과 슬픔을 느끼고, 감정이 있으며, 인간에 준하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인간과의 ‘공통점’ 때문에 고래가 수족관에 갇혀 있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다른 물살이에 비해 탈시설의 필요성에 공감을 많이 얻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희 핫핑크돌핀스도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이전에 고래류와 인간과의 유사성을 근거로 주장들을 펼쳐온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할 시대입니다. 비인간 동물의 탈시설에 대한 판단 여부는 이러한 인간과의 유사성이 기준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역시 인간중심주의에 기반한 판단으로, 다른 해방으로 연결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는 고래·돌고래를 고유한 존재 자체로 본다기보다는 인간과 닮은 존재로 ‘의인화’해 인간세계 안으로 포함‘시켜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비인간 동물은 ‘법적으로’ 물건입니다. 개를 가지고 싶다면 돈을 내고 사면 되고, 원하는 곳으로 데리고 다니고 옮길 수 있습니다. 어떤 동물들은 돈을 내면 미술품처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만질 수도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웬만한 비인간 동물은 다 먹어볼 수 있습니다. 가지고 있던 비인간 동물이 싫증 나면 다른 사람에게 팔 수도 있습니다. 또 그러다 죽으면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면 됩니다. 이 모든 행위가 합법입니다. 인간 동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인간 존재를 물건이 아닌 주체로 보기 위한 노력을 제도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습니다. 제주에서 추진되고 있는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제도입니다. 생태법인(Eco Legal Person)은 비인간 존재 중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대상의 법적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타 존재를 인간 범주 내로 끌어들이는 의인화와는 다른 개념으로,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상호 공존의 관계를 보장하는 하나의 시도가 될 것입니다. 제주남방큰돌고래에게 생태법인이 부여된다면, 돌고래들도 주거권과 생존권을 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제주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은, 더 많은 존재가 존재함 자체로 존중받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래류 탈시설을 가로막는 장벽2 : 인증 보호/교육기관으로 둔갑한 감금시설
“수족관”이란 해양생물 또는 담수생물 등을 보전·증식하고 그 생태·습성을 조사·연구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며, 국민에게 전시·교육을 통해 해양생물 또는 담수생물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2항)
동물원·수족관 법으로 국가는 수족관이라는 감금시설을 보전·교육의 기관으로 지정해 감금을 정당화·지속하는 수단으로 보장해 주고 있습니다. 고래류 신규 보유는 금지되었지만, 수족관 내에서 번식을 유도해 신규 돌고래를 보유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2024년 8월, 거제씨월드에서 태어난 큰돌고래가 열흘 만에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간 퍼시픽랜드, 고래생태체험관 등에서도 수족관 번식으로 큰돌고래들이 태어났지만, 대부분이 어린 나이에 일찍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럼에도 감금·전시를 지속하고자 하는 수족관이라면 신규 반입이 금지된 현재의 상황에서 이런 참사에 아랑곳하지 않고 신규 보유를 위해 지속해서 임신·출산이 가능하도록 여성과 남성 돌고래를 같은 수조에 두는 등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이를 몰수할 수 있는 규정이 현재로선 없습니다. 앞으로 동물원수족관법의 ‘증식’이 가능한 부분과 고래류 신규 보유를 금지하는 부분의 모순을 제대로 바꾸어내서 더 이상의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부분입니다.
“돌고래쇼”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습니다. 인간이 유도하는 동작을 취하면 냉동 생선을 받아먹는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수족관에서 이런 구시대적인 단어 말고, “행동풍부화·생태설명회”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쇼 관람”이라는 단어 대신에 “관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이 프로그램을 관람하면 이전의 “쇼”와 크게 다른 것이 없습니다. 이렇게 교묘하게 단어만 바꾸어서 학대를 지속하는 것은 이를 관람하는 관람객과 사회 전반에 잘못된 인식을 강화하게 될 수 있어 우려가 됩니다. 감금이 보호라고 인식되고, 학대가 건강관리로 오인되며 감금과 관리가 ‘정상적’인 행위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를 막을 어떤 장치도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히려 어린이·청소년들은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감금시설에 체험학습을 가고, 서식처 외 보전기관이라는 명분으로 또 다른 착취를 위한 어린 동물들이 태어나게 하는 것을 용인하고 지원합니다. 이런 구조는 감금시설의 지속을 보장하게 됩니다.
고래류 탈시설을 가로막는 장벽3 : 자본논리 : 돈이 벌리니까, 돈이 드니까
인간중심주의와 결합되어 있는 거대한 장벽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생명을 이용하는 자본주의라는 장벽입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벨루가를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감금시설을 만들고, 해외반입으로 납치·감금하는 초국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2019년 방류를 발표한 이후 여러 이유를 대며 차일피일 방류를 미뤄왔습니다. 롯데에게 벨루가들을 감금할 의지만큼 해방하게 할 의지가 있었다면, 그리고 그것이 벨라를 방류하는 데 드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본주의는 이렇게 모든 것을 ‘돈벌이’에 초점을 맞춰 생각하게 만듭니다.
기업은 끊임없이 돈벌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정부는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협력하고 지원해 줍니다. 기업은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비인간 존재의 삶터를 파괴하고 수탈하면서도 보전기관이라는 명분을 감금시설에 덧씌워 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아 살 곳을 잃어가는 비인간 존재들을 시설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비인간 존재의 삶터를 파괴하는 것도, 시설 안에 가두어 놓는 것도 기업에는 다 돈이 됩니다.
인간에서 모든 존재로, 운동의 주체를 확장합시다
우리는 생명을 돈으로 취급하는 태도와 인간만을 위해 세워진 체제를 바꾸어나가기 위해 경계와 주체를 계속 부수고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기후·생태 위기의 시대에 우리의 운동은 인간만의 운동이 되지 않아야 합니다. 제가 고래나 돌고래가 될 수는 없지만, 지구 공동체의 일원인 고래와 돌고래는 마땅히 체제 전환의 장에서 계속 호명되어야 하고, 다른 비인간 존재 역시 그러해야 합니다. 모든 존재가 시설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공존의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나갑시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수나우라 테일러, 『짐을 끄는 짐승들 : 동물해방과 장애해방』, 2020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역사회에서 동료들과 함께 살다, 탈시설 장애인의 자립생활 삶 이야기』, 2025
-《연합뉴스》, 롯데월드 자문위원들, 벨루가 방류 ‘불가능’ 잠정 결론, 2026년 1월 18일
-《오마이뉴스》, 남방큰돌고래에게만 ‘법적 권리’ 주려는 이유, 이렇습니다, 2023년 11월 17일
-웹진 『파』, 동물의 권리와 자연의 권리: 인간종으로서 우리가 타존재를 존중하는 방법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2017년, 2018년 그리고 2023년 봄과 여름 사이 오삼이에게 생긴 일, 2023년 8월 18일
-핫핑크돌핀스, [성명] 거제씨월드 돌고래 노예무역 절대 안 된다
-핫핑크돌핀스, 비봉이 방류 1주년 핫핑크돌핀스 입장문
-핫핑크돌핀스, 생태법인이란?
-핫핑크돌핀스, 2024년 9월 한국 수족관 번식 돌고래 사망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