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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야, 250㎝ 그물은 끊었지만 입에 박힌 낚싯바늘 어쩌지[애니멀피플]
구조단, 연이틀 낚싯줄 제거 작업
기자김지숙 수정 2024-01-31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꼬리지느러미에서 낚싯줄 상당수가 제거됐지만, 여전히 입 부위에는 낚싯바늘이 걸려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31일 한겨레에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이 지난 29일과 30일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몸에서 낚싯줄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9일 꼬리에 걸려있던 낚싯줄 250㎝가량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꼬리에 약 30㎝의 줄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남아있는 낚싯줄 제거를 위해 30일 6시간 동안 작업을 벌였지만 기상 상황 악화로 더 진행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제주 돌고래 긴급구조단’(구조단)은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몸통과 꼬리에 남은 낚싯줄과 낚싯바늘 제거를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구조단에 따르면, 1살 미만의 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몸에는 현재 입에서부터 몸통, 꼬리까지 낚시도구가 얽혀있는 상황이다. 주둥이의 윗입술 부위에 낚싯바늘이 걸려 파고든 상태이며 바늘과 연결된 낚싯줄이 몸통과 꼬리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구조단은 지난 11월 초부터 돌고래에게 ‘종달’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관찰을 이어왔다. 그러다 12월 말 종달이 물 위에 가만히 떠 있거나(logging·로깅), 같은 자리를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행동에 이상을 보여 해양수산부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하며 구조 작업이 이뤄지게 됐다. 낚싯줄 제거는 선박을 이용해 유영 중인 돌고래에게 서서히 접근해 장대 끝 갈고리로 낚싯줄을 끊어내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꼬리 뒤로 길게 이어진 거추장스러운 낚싯줄이 제거되며 종달의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돌아왔지만, 빠른 유영 속도 탓에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구조단은 되도록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낚시 도구들을 제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약골 공동대표는 “그물에 걸린 멕시코 바키타돌고래 구조 사례를 보면, 인간이 돌고래를 포획해 그물을 끊어낸 경우가 있는데 이때 돌고래가 쇼크사하는 일이 있었다”면서 “무엇보다 종달과 주변 돌고래들의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단은 일차적으로 2월 말까지 일차적으로 옆구리와 꼬리에 걸려있는 낚싯줄을 끊어내는 것을 목표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입에 걸린 낚싯바늘의 경우 장대를 이용한 제거가 불가능한 만큼 종달의 움직임, 먹이 활동, 어미 등 다른 돌고래와의 상호작용을 꾸준히 관찰하다가 추후 처리 방법을 고민할 예정이다. 생존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에는 좀 더 적극적인 구조법을 모색할 생각이다. 해양동물전문가 10명으로 꾸려진 구조단에는 해양다큐멘터리팀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핫핑크돌핀스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