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논평] 해수부의 제2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 문제가 많다
해양수산부가 제2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1차 관리계획에서 수족관을 ‘인간과 수생생물이 함께하는 행복한 생명 공간’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해수부는 이번 2차 관리계획에서는 수족관의 생물복지를 통한 공익적 역할 강화와 함께 협력적 신뢰에 기반한 지속가능성을 비전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해수부의 이번 수족관 관리계획을 보면 전시동물을 눈요깃감과 볼거리로만 여기던 과거의 수족관들이 이제 연구, 보전, 해양교육, 멸종위기종 복원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 수족관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고정락 전 관장이 주도해 만든 사설기관 한국수족관협회가 내세운 비전과 목표를 해양수산부가 정부 예산과 각종 연구용역비를 지원하며 그대로 따라간다는데 있다. 그러는 가운데 기존 수족관 업체들은 원래 목표인 더 많은 이윤추구와 정부가 내세운 공공성 강화라는 새로운 목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롯데 아쿠아리움은 2차 관리계획에 따라 연구와 보전 등을 수행하는 모범적 수족관으로 그려지지만 실상은 자신들이 공표한 벨루가 방류 약속을 이행하라는 시민단체를 탄압하기 위해 거짓 피해를 주장하고 ‘입막음’ 형사고소를 제기한 곳이다. 롯데는 흰고래 ‘벨라’를 방류하기로 해놓고 7년째 수조 전시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년 1백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로부터 수백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입장료 수입을 거둬들이고 있다.
수족관들의 고래류 전시가 동물복지를 저해하는 행위로 많은 비판이 이어지자 해수부는 1차 관리계획에 따라 관람 목적의 고래류 신규 도입 금지 및 동물 복지를 저해하는 금지행위 (올라타기‧만지기‧먹이주기등)를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에 명문화하고,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을 성과로 주장한다. 고래류 신규 도입이 금지되었다고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고래류 동물을 감금, 전시하고 있는 거제씨월드가 인공번식을 통해 아기 큰돌고래를 신규 도입한 것에 대해서는 법령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처벌을 하지 못하는 제도적 허점과 한계가 존재한다. 울산과 거제 등 수족관 시설에서 출생한 고래들이 자기 수명의 10%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몰리는 비극적인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수부가 성과로 내세운 고래류 신규 개체 도입 금지는 사실상 형해화된 것이 아닐까?
해수부에서도 이런 한계를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2차 수족관 관리계획에서는 ‘번식기 개체는 암·수 분리’하는 등 세분화된 기준을 추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고래목 동물의 경우 암·수 분리보다 번식 금지를 명문화하는 것이 시설 출생 개체의 죽음을 방지하는데 더 필요하다. 그리고 2차 관리계획에는 현재 국내 수족관 사육 고래류 숫자를 16개체로 적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19개체의 고래류 동물이 여전히 시설에 갇혀 있다. 또한 기존 고래류 수족관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이른바 돌고래쇼인데, 이는 해양동물이 자연상태에서 하지 않는 인위적 동작을 조련사(사육사)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먹이를 받아먹는 일종의 ‘굴종행위’였다. 이를 대체한 것이 지금도 대부분의 고래류 수족관에서 여전히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생태설명회라는 것인데, 배고픔과 굴종 상태에 놓인 돌고래들이 생태해설사(사육사)의 손짓에 따라 일련의 동작을 수행하고, 그 결과로 먹이를 받아먹는다는 점에서 생태설명회와 돌고래쇼는 이름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해수부는 2차 계획에서 생태설명회 등 보유동물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의 동물복지 저해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뿐이다. 즉 2차 관리계획를 충실히 따르게 될 수족관들이 여전히 생태설명회와 체험교육을 빙자해 보유 동물의 공연 행위를 진행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수족관들이 겉으로 내세우는 연구, 보전, 교육기관이라기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한 전시공간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수족관이 어떤 공간인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을 던지게 된다. 한국은 2차 수족관 관리계획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 인도, 크로아티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스위스, 브라질, 영국 등 전 세계적인 고래류 동물의 수족관 사육 및 전시 금지 기조를 따라 제한적으로나마 고래류 동물의 신규 수족관 사육을 금지하는데 이르렀다. 하지만 고래류 동물이 수족관 시설에서 나와 그 다음으로 갈 곳은 어디인가에 대해서까지는 언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그 한계도 분명하다. 핫핑크돌핀스는 2017년부터 줄곧 해양동물 감금시설 이후는 명확히 해양생추어리(바다쉼터)임을 밝혀왔으며 정부에서 수족관을 대체할 공간으로 바다쉼터 조성에 나설 것을 촉구해왔다. 드디어 이번 2차 계획에서 해수부 역시 ‘K-해양생물 생츄어리’ 조성을 하나의 세부 추진 전략과제로 명시하긴 했지만, 이는 하위항목에서 다룰 소과제가 아니라 상업적 감금시설인 수족관을 대체할 진정한 생태연구와 관찰, 해양보전, 환경교육 공간으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야 할 비전임이 분명하다.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생추어리를 짓자면서 동시에 해양생물 감금시설인 수족관 사업을 활성화하며 지원금을 퍼붓는다는 이번 수족관 관리계획은 기만적이고 모순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어떤 동물은 가두어 구경하고 어떤 동물은 생추어리에서 돌보는 것은 위계적 종차별에 불과할 뿐이다.
해수부가 다가오는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 개최를 앞두고 상괭이 탈출그물 사용 의무화, 밍크고래 사체 유통과 판매 금지, 고래류 서식지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확대 등의 야생 고래류 보호정책과 함께 수족관 지원이 아니라 해양생추어리 조성을 통한 시설 감금 고래류 해방을 분명한 정책 목표로 정하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길 바란다.
2026년 3월 18일 핫핑크돌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