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제27회 울산고래축제가 열렸습니다. 장생포에 방문한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은 축제 부스와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문화마을 등 고래 관광 시설 등을 돌아보며 현장 분위기를 면밀히 살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축제들보다 달라진 점은 마치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척'하는 '그린워싱'일 뿐, 실질적으로 고래 보호를 비롯한 고래들이 서식하는 바다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우선, 고래축제 내부에서는 고래고기 판매가 금지되었음에도 여전히 길 건너편에 늘어선 고래고기 전문식당에서는 버젓이 각종 고래고기를 판매하고 있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자 보호종인 고래류를 취식하는 행위에 대한 어떠한 문제의식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비단 고래축제뿐 아니라 다른 어느 곳에서도 고래 사체의 유통, 판매가 금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쪽에서는 '고래생태보호'를 외치면서 다른 쪽에서는 고래 혼획과 밀거래를 종용하는 모순적이고 생태 파괴적인 실천이 중단될 것입니다.
더불어, 고래축제 한켠에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하며 다회용기 선택지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실질적으로는 대부분의 먹거리 부스에서 일회용품을 대거 사용하고 있고, 여타 부스에서도 오로지 고래 모양만 흉내냈을 뿐 결국에는 쓰레기가 되고 말 상품 판매를 하고 있어 그 목적과 효과가 상반되는 '그린 워싱'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갇혀 있는 물살이를 뜰채로 낚게 하는 일명 "생태 체험"이나, 큰돌고래 네 명에게 먹이를 주고 전혀 생태적이지 않은 묘기를 선보이게 하는 "고래생태설명회"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장생포에서 고래의 이름으로 열리는 축제가 고래를 멸종에 이를 때까지 마구잡이로 잡아 죽인 '포경'에 대한 미화에 바탕을 둔다면 이와 같은 모순적이고 반생태적인 축제 문화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