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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걸어가면서도 걷는 줄 모르고

작성자현우당 법오|작성시간17.07.03|조회수22 목록 댓글 0

선가귀감 열아홉번째 게송


工夫가 到行不知行하며 坐不知坐하면 當此之時하야

공부    도행부지행      좌부지좌       당차지시

八萬四千魔軍이 在六根門頭伺候라가 隨心生起하나니

팔만사천마군    재육근문두사후      수심생기

心若不起하면 爭如之何리요.

심약불기       쟁여지하

 

공부가 걸어가면서도 걷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은 줄 모르면,

이때 팔만 사천 마군의 무리가 육근의 문 앞에 지키고 있다가 마음을 따라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이 있으랴.

 

이 대목에 대해서 주해, 서산대사가 주해까지 달아 놓으셨죠.

주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마군이란 생사를 좋아하는 귀신의 이름이고, 팔만 사천 마군이란 중생의 팔만 사천 번뇌이다.

마귀는 본래 종자가 없는 것인데, 수행자가 바른 생각을 잃는 데서 그 움이 튼다.

생들은 그 환경에 순종함으로 탈이 없고, 수행자는 그 환경에 거스름으로 마가 대든다.

래서 “도가 높을수록 마가 억세어 간다.”고 하는 것이다.

선정하는 가운데 상주를 보고 제 다리를 찍으며, 또는 돼지를 보고 제 코를 붙잡기도 하는 것이, 모두 자기 마음에서 망상을 일으켜 외부의 마를 본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마의 여러 재주일지라도 마치 칼로 물을 베거나 빛을 불어 버리려는 격이 되고 말 것이다.

옛말에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들어온다.”고 했다.

도고마성(道高魔盛)이다. 많이 쓰는 말이죠. 도가 높을수록 마가 치성해진다.

 

옛날에 어떤 스님이 좌선을 하고 있었는데, 상복을 입은 사람이 하얀 상복을 입고 와서 송장을 메고 왔어요. 한다는 소리가 “니가 왜 우리 어머니를 죽였느냐? 니가 우리 어미를 죽인 웬수로구나.”이러면서 달려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사람과 옥신각신하면서 시비하던 끝에 도끼로 그 상주를 내리 쳤어요. 근데 딱 선정에서 깨어나서 보니까, 자기 다리에서 피가 흘러고 있었다고, 그런 일화가 전해집니다.

또 어떤 사람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멧돼지가 꿀꿀꿀꿀 거리면서 쫓아와서 대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 멧돼지 코를 붙들고 막 싱강이를 하면서 소리를 치다가 정신이 번쩍 나서 보니까, 자기 코를 붙들고 자기가 싱강이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또 어떤 사람은 참선만 하며는 커다란 거미가 눈앞에 나타나 가지고 선정을 방해하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 스승에게 그거를 상의를 했더니, “그러면 네가 붓을 들고 있다가, 붓을 딱 준비해 놓고 있다가, 거미가 나타나면 거미 배에다가 얼른 동그라미를 그리거라.”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다가, 진짜 그때도 역시 참선을 하는데 거미가 큰~ 놈이 나타나는 거예요. 그 배에다가 얼른 동그라미를 그리고 나서 선정에서 깨어났는데, 보니까 자기 배에다가 동그라미를 그려 놓은 겁니다.

그래서 이 마구니라는 것은 사실은 본래 종자가 없는 것이죠.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행자가 오음이 녹으면서 그런 마구니의 현상들이 드러나는 겁니다.

수행을 안 하는사람에게는 그런 현상조차 없죠. 그나마 수행을 열심히 할 때, 이런 현상들이, 경계들이 벌어지는데, 그런 현상들이 참선하는 가운데 일어났을 때,‘아~ 이것은 다 내 마음의 움직임이로구나.’이렇게 예, 생각을 하고 거기에 부화뇌동할 필요가 없이 담담하게 이겨나가야 된다. 그런 소리죠.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예, 마구니가 아무리 재주를 부릴려고해도 그것은 마치 칼로 물을 베는 것과 같고, 빛을 바람으로 불어버리려는 것과 같다.

아주 멋있는 속담이죠.

“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들어온다.”

그래서 이 마음을 잘 간직해서 경계에 따라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라고 할 수 있겠죠. 역경계든 순경계든 담담하게 보아 넘길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 마구니가 부화뇌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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