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냉 전선
최 병 창
끓는 소리 제법 요란하다
압력솥이
압력솥을 끓이고 있기 때문이다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끓는 온도는 점점 상승하고
지켜보는 체온은 점점 하강한다
뜨거울수록
저 체온증이 요동을 치는 탓이다
암묵적 약속이 아니어도
밥솥의 압력을 낮추려 했지만
낭떠러지 앞에서는
이를 조절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뜨거운 온도 아래서 저 체온증이라니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그래서 뜨겁고 뜨거운 끝에는
차가운 빙점이 자리한다는 사실이
금지된 이유가
아니란 걸 알 것도 같은데
이제 온냉 전선은
남의 자리를 넘보지 않고도 당당하다
그것은 끓고 있는 압력솥 안에서도
저 체온증은 유효한 것이기에,
오늘도 저체온증을 달고 다니며
뜨거움을 차가움으로 살아내려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처럼
온냉 전선을 품어야 하니까.
<2024.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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