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소망
최 병 창
날개가 부러져
강한 접착제로 이음새를 틀어막았다
과연 날을 수 있을까
아직 날지를 않아 그 한계를 알 순 없지만
부러진 날개이전에는
철새보다도 더 높이 날기도 했었다
하기사 왕년에 껌 한번 씹어보지 않고
구두 뒤꿈치 한번
비벼보지 않은 사람 어디 있던가
날지 못하고 주저앉은 날개는
이미 날개가 아니지만 그래도
단숨에 제일 높은 산봉우리까지 날아가
그대 이름을 부르고도 싶었고
새로운 세상이 보이는
그곳에서 다시 날개를 펼쳐보고도 싶었다
날개는 역시 날아야 날개다
그리고 다시 그대에게 길을 묻는다
먼 나라의 경계 같은 장막을 말아 올려
숨 한번 치켜뜰 때마다 슬픔이나
고통을 덜어낼 수 있다는 새로운 소망으로,
이윽고 한 음절씩 떨어져 나간
이음새의 만찬이
아직 다하지 못한 세상을 향한
불안한 그대 이름으로 남는다
당신이 모르는 날개를 반으로 접어
창공을 마음대로 날을 수 있을 때까지는.
<2020. 05.>
늘어지는 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