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순 터진 날
최 병 창
시간의 주름이 만만치가 않네
꽃이 핀다는 것은
생명을 일으키는 일이고
몸의 전부를 바꿔내는 일이네
그렇다면 제 고집까지
아낌없이 내주었다는 말인지,
한참 동안이나 망설인 것은
보이지 않는 세상을
보아야하기 때문 아니던가
꽃의 문을 열자
세상 문이 열린 듯 그대가 달려왔고
헝클어진 문자들이 도열하면서
부드러운 햇살 앞에 키를 낮추네
내 꽃을 보아, 내 꽃을 보아하면서
심려를 달고 있던 눈들이 반짝하고
주위를 살피네, 지금 꽃들은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으면서
한 호흡을 잠시만큼 멈춘 것이네
아직까지는 한숨 돌리기에
이른 감도 없진 않지만
제 몸에 돋아난 소름은
풍문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
가당찮은 구설은 접었어야 했으니
명심해야 할 일이네,
필 듯 말 듯 지금은 아니라는
소식 없는 소문도 눈여겨보면서
엄연히 제 할 일을 잊지 말아야 하듯.
<202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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