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최 병 창
가만가만, 듣는가 들리는가
성큼 내리지 못한 소리 하나가
숨기지 못한 반가움에
살짝 얼굴을 붉혔다네
감히 이름 부를 수 없는 세상의 아침을,
작은 소리 하나도 놓칠 수 없어
제 혼자만큼도
그냥 서러웠느니 눈물겨웠느니,
뜬 눈 다 뜨지 않아도
이대로 옷을 벗으면
슬며시 날아갈 것도 같은데
몰래 맞이할 순간을 환히 밝혀보려 하네,
목이 길어진 만큼
바람은 바람을 붙잡았고
엉성한 차림에도
기꺼이 길을 내는 아침이었네
오시려거든 이곳에 오시려거든
꿈인 듯 꿈 아닌 듯 소리 없이 오시게나
돋아 나온 새싹이 놀라기라도 한다면
환한 등불은 그대로 움츠려 들것이니,
두런두런 이 소리, 듣는가 들리시는가
성큼 내리지 못한 바람 한 점이
숨기지 못한
그리움에 살짝 얼굴을 붉혔다네
일상인 것 같은 반가움의 시선일지라도
누구라도 감히
다가설 수 없는 선잠 깬 봄날 아침에는.
<2005. 03.>
코스모스 새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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