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황사 통
최 병 창
생각의 실마리가 벗겨지며
문득, 낡은 모서리의
고만고만한 이야기들이 꽃눈을 피워내고 있네
속절없이 신열을 앓던 우울한 꽃 순들이
기회를 놓쳐 버린 망설임으로
호흡을 고추 세워보지만
황사바람은 거친 속도로 몸살을 몰고 왔네
이제 사 말이지만
꽃눈 소식을 숨긴다고 숨겨질 것이며
언짢다고 무지막 한 소문을 내칠 것인가
하루만큼의 상상을 흘려보낸
꽃 순들의 환상은
새들의 소란만큼 야단스럽진 않지만
꽃 순들은 어찌 날갯죽지도 감싸지도 못해
제 몸 하나도 다독이지 못하는가
꽃 순들이 몸을 틀자 다시 팽팽해진 하늘,
황사바람 걷힌 막다른 몸짓은
잠이 들지 않은 바람에게 연신
낯선 인사를 건네야 한다면서 몸을 뒤채 는데
어설프게 맞닿은 해의 그림자 뒤로
문득 남겨둘 말은
꽃이 되지 못해 소식을 읽어내지 못한
꽃눈에게 비워놓은 말문이었으니,
오늘이 꼭
어제 같은 내일처럼 그렇게 두려웠는데도.
<2016.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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