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기 위해서라면
최 병 창
이제까지는 괜찮은 것 같은데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를 해본다
꽃들이 피어났기 때문이다
꽃은 피기 위해서 사력을 다하고 피고 나면 버티기 위해서 또 사력을
다한다
꽃은 그래서 뿌리의 힘이 없으면 곧바로 무너진다
나도 그렇다, 힘을 비축하는 시간은 달콤하지만 짧은 휴식일뿐 힘은
더 늘어나지 않는 바로 그것이 문제이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내가 꽃을 피워내지 못하듯 아무렇게나 꽃잎은 열지
않았다
꽃잎 속을 유심히 드려다 본다,
꽃은 꽃이 되기 위해 요모조모 제 깜냥을 다하고 피고 지는 동안만은
씨방과 씨앗을 만들기에 모든 사력을 집중한다
꽃들에게 언제고 쉴 틈이 있었던가
먹을 것 다 먹고 쉴 것 다 쉬면서 미룰 것을 다 미루는 우리에겐 꽃들과
달리 사랑한다는 말과 헤어진다는 말로는 함부로 꽃이 될 수가 없다
꽃이 되는 길이 쉽진 않지만 꽃을 꽃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꽃이 더
그리워진다는 우리,
어차피 꽃이란 온 힘을 다해 자신을 피워내듯 슬픔의 주머니에 주워
담을 수도 없을 만큼 한 줌 신성한 씨앗이 되어야 한다
무너지고 잘려나간 시간들 속에서
몇 방울 이슬로도 기다린 듯 목을 축이며
꽃이 되기 위해 넉넉한 시야를 지녀야 하는,
그래서 우리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꽃을 아름다워하는 것인가.
<2014.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