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끝으로
최 병 창
눈 한번 깜박일 때마다 열린 대문은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닫히고 있습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가당 찮은 대문의 기다림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관심 없는 외출은
허락하지도 허락받지도 안 했는데 말입니다
대문으로 차단당한 공간 때문에
고립은 점점 두꺼워지고
바람처럼 날아다니던 새들도 닫힌 문은
열 수가 없어 고도를 높일 수가 없습니다
그 틈에 봄바람은
사이사이를 비집고 빠져나가지만
기억만큼은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서로를 맞대지 못한 꽃씨 하나를 물고서
전전긍긍하는 자세로 말입니다
누가 그림자를 앞세워 봄바람을 흔들고 있나요,
대문은 아직도 눈을 깜박일 때마다
덜컹덜컹 소리를 내며 닫히고 있습니다
그대의 가슴도 그렇게 닫히고 있는지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네요
아무래도 내게는 다가오지 않는 대문,
누구도 보지 않을 때
한 발짝씩 몰래몰래 내딛는 걸음으로
꽃씨는 그렇게
몸을 뒤채며 봄바람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2017.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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