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봉오리 터지는 날
최 병 창
심려를 달고 살던 눈들이 반짝하고 주위를 살피네
늦깎이 춘설에 아직까지
한숨 돌리기는 이른 감도 없진 않지만
제 몸에 돋아난 꽃순은
부지런한 풍문을 따라갈 수가 없었네
가당찮은 논의는 접더라도
뒤탈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니
풀릴 듯 말 듯
지금은 아니라는 말은 명심해야 했다네
하기야 꽃송아리가 터졌다는
엄연한 사실은 누구라도 꽁꽁 감추어야 했고
소식 없는 소문도 항시 눈여겨보고
햇살에 눈 밝은 꽃 점은
어느 구석에서도 눈인사는 잘 맞추어야 했으니,
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도 내 것이라는
바람의 족적처럼 몸을 두고도
멀리까지 가야만 하는 처음인 듯 맨 끄트머리
아직도 꽃샘바람은 여전한데
부스럭거리는 시간이 두렵다고
한 달음을 건너뛰지만
불면의 심지에는 꽃자리만 붉어지고 있었네
늦잠까지 설친
그 오랜 말들을 중얼거리며
가까워진 제 그림자를 안타깝게 쓰다듬듯이.
<2017.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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