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 현상을 처음 접해본 사람은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간밤에 비라도 내렸나, 그래서 텐트가 새는 건 아닌가, 정말 재수없게 불량 제품을 받은 게 아닌가?'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정말 비라도 내린 날이면 더 헤깔립니다. 누수인지 결로인지 구분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때문에 불량에 의한 텐트 누수도 일단 결로라고 우기고 보는 제조처도 있습니다만...
결로는 공기가 머금고 있던 수분이 온도 차로 인해 텐트 천에 맺히는 것을 말합니다. 간혹 이너텐트 안에도 맺히긴 합니다만 특별한 경우입니다. 플라이를 씌운 이너텐트 안에는 일반적으로 결로가 맺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깥 공기와 직접 맞닿아있는 플라이 안쪽에는 거의 100% 결로가 생깁니다. 텐트 속 따뜻한 공기 중에 있던 수분이 상대적으로 차가운 플라이에 닿는 순간 냉각되어 맺히기 때문입니다 습기 많은 날 버스 유리창에 김이 서리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당연히 한 겹 천으로 되어있는 거실텐트에 결로가 생기지 않을 수가 없겠죠. 거실 텐트 위에 루프 플라이를 씌우는 이유도 일종의 완충 지대, 공기 터널를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결로는 100%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결로가 생기지 않는 고가의 기능성 텐트도 있습니다만, 전문 산악용이라 오토캠핑용으로는 오버 스펙입니다. 캔버스 재질의 텐트도 표면에 맺힌 결로를 안으로 머금는 것입니다. 다음 날 잘 말려야 함은 기본입니다. 결로는 좀 불편하기는 해도 자연스러운 것이며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지나치게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캠핑은 습도 조절되는 주택 생활이 아닙니다. 랜턴을 환하게 밝혀놓으면 밤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고 음악을 틀어놓으면 새소리, 물소리가 들리지 않는 법입니다. 조금의 불편은 감수해야 자연이 선사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적절한 환기나 루프 플라이 설치 등 결로를 줄일 수 있다면 최대한 줄여야겠지요. 단지 이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는 말자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