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내린 비로 산천초목이 생기를 띠는 것까진 좋았지만, 산속 텃밭은 불청객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다.
작물 사이사이로 무성하게 자라난 잡풀을 뽑아내느라 연신 구슬땀을 흘린다.
밭에 자라나는 풀들을 보면 참 영악하게도 생존을 이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골과 이랑 사이에 자란 잡초는 괭이나 호미로 비교적 쉽게 긁어낼 수 있지만, 작물 틈새에 박힌 것들은 일일이 손으로 뽑아내야만 한다.
특히 부추밭이 난관이다. 부추 사이에 부추를 꼭 닮은 풀들이 자라나 눈속임을 하는 통에 뽑아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그 풀들에게도 나름의 생존 전략이겠지만, 밭을 가꾸는 처지에서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작물 사이사이에 끼어 자라나는 풀들도 문제인데, 언덕에 자란 풀들마저 단비를 맞고 기세 좋게 뻗어 나가고 있다.
예초기가 없어 일일이 낫질로 베어내려니 어깨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어쩌면 잡초도 사람도, 각자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고군분투하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623 삼행시
6 육체는 피곤해도 텃밭 가꾸는 일이 즐겁다
2 이토록 자연에서 순수하게 살아가는 것이
3 삼시세끼 밥 먹고 일 없는 사람에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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