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露凝垂柳千絲玉 이슬이 늘어진 버들가지에 엉기니
천 가닥 실에 꿴 구슬이요
日映長江萬頃金 햇살이 긴 강물에 비치니 만 이랑이 황금빛이로다
62. 花苑題詩香惹筆 꽃핀 언덕에서 시를 지으니 꽃향기가 붓끝에 엉기고
月庭彈瑟冷侵鉉 달 밝은 뜰에서 거문고를 타니
달의 냉기가 거문고 줄에 스미네
63. 風引鐘聲來遠洞 바람은 종소리를 이끌고 먼 마을에서 오고
月驅詩興上高樓 달빛은 시흥을 몰고 높은 다락으로 오르네
64. 拂雪坐來衫袖冷 눈을 털고 앉으니 적삼 소매에 냉기가 스며오고
踏花歸去馬蹄香 꽃잎을 밟고 집으로 돌아가니 말발굽이 향기롭구나
65. 村逕繞山松葉滑 마을길이 산을 빙 둘렀으니
떨어진 솔잎 위에 발이 미끄럽고
柴門臨水稻花香 사립문이 논물을 향해 열려있으니
벼꽃 내음이 향기롭구나
66. 山月入松金破碎 산위의 달빛이 솔밭에 들어오니 찬란한 금빛이 부서지고
江風吹水雪崩騰 바람이 강물 위에 불어오니 하얀눈이 무너지고 흩날리네
67. 靑山繞屋雲生榻 푸른 산이 집을 빙 두르니 구름이 책상에서 일어나고
碧樹低窓露滴簾 푸른 나무가 창 밑에 자라니 이슬이 주렴을 적시는구나
68. 粧閣美人雙鬢綠 집에서 화장하는 미인은 양쪽 귀밑머리 검푸르고
詠花公子一脣香 꽃을 노래하는 귀공자는 한 일자 입술이 향기롭구나
69. 香入珠簾花滿院 향기가 주렴 안으로 들어온 것은
꽃이 뜰안에 가득하기 때문이고
色當金壁月生雲 벽이 황금색으로 변하는 것은
달이 구름 속에서 나오기 때문이네
70. 庭畔修篁篩月影 뜰 가의 긴 대나무는 달 그림자를 체질하고
門前細柳帶霜痕 문 앞의 실버들 가지는 하얀 서리를 띠었네
71. 輕揭畵簾容乳燕 그림주렴을 살짝 들어 새끼 제비를 맞이 하고
暗垂珠淚送情人 구슬 같은 눈물 남 몰래 흘리며 정든 임을 보내는구나
72. 鬟揷玉梳新月曲 쪽진 머리에 옥빗 꽂으니 굽어진 초승달 같고
眼含珠淚曉花濃 눈에 구슬 같은 눈물을 머금으니 짙은 새벽꽃 같네
73. 垂柳綠均鶯返囀 늘어진 버들가지에 푸른빛이 고르니
꾀꼬리가 돌아와 노래하고
群林紅盡雁廻聲 빽빽한 수풀에 붉은 빛 걷히자
기러기 돌아오는 소리 나네
74. 散逕楊花鋪白氈 길가에 버들 꽃이 떨어지니 흰 융단을 깐 듯하고
點溪荷葉疊靑錢 다문다문 물위의 연꽃잎은 푸른 동전을 쌓은 듯하네
75. 春色每留階下竹 봄빛은 섬돌 아래 대나무에 마냥 머물고
雨聲長在檻前松 빗소리는 난간 앞 푸른 소나무에 오래동안 나는구나
76. 雪裏高松含素月 눈 속의 늙은 소나무는 흰 달빛을 머금고
廷前修竹帶淸風 뜰 앞의높은 긴 대나무는 맑은 바람을 띠었구나
77. 軒竹帶風輕撼玉 추녀 끝 대나무에 바람이 부니
가벼이 옥을 흔드는 듯하고
山泉遇石競噴珠 산속 옹달샘물이 돌에 부딪치니 다투어
구슬을 뿜어 내는듯 하구나
78. 前澗飛流噴白玉 앞 시내의 나는듯 흐르는물은 흰 옥구슬을 뿜어내고
西峰落日掛紅輪 서산 봉우리에 떨어지는 해는
붉은 바퀴를 걸어놓은 듯하네
79. 閉門野寺松陰轉 문 닫힌 고요한 절간에 소나무 그늘이 옮겨가고
欹枕風軒客夢長 바람 부는 난간에 베게를 베고 누우니
나그네 꿈이 길구나
80. 春日鶯啼修竹裏 봄날의 꾀꼬리는 무성한 대숲에서 울고
仙家犬吠白雲間 신선집 개는 흰 구름 사이에서 짖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