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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레몬 애가(Lemon Elegy)/ 다카무라 고타로

작성자시너먼|작성시간20.02.08|조회수643 목록 댓글 3

애절하게 당신은 레몬을 기다리고 있었어.
하얗고 밝지만 쓸쓸한 병상에서,

내가 건넨 레몬 한 조각을
당신은 가지런한 이로 꼭 깨물었지.
토파즈 빛깔의 향기가 나는
몇 방울 안 되는 레몬즙에
당신은 의식을 되찾았어.

당신의 맑고 푸른 눈동자는 희미하게 웃음 짓고,
내 손을 잡은 당신의 손은 힘이 넘쳤지.

당신의 목에서 거친 바람이 불었지만,
치에코 당신은 변함 없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평생의 사랑을 한 순간에 쏟아 놓았지.

이윽고
그 옛날 산꼭대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당신의 숨은 그대로 멈춰 버렸어.

당신의 사진 앞 벚꽃 그늘에다
차갑게 빛나는 레몬을 놓아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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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시너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08 애가: 슬픈 심정을 읊은 노래.
    특히 죽은 사람을 애달프게 그리워하는 노래
  • 작성자시너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08 topaz(토파즈): 붉은빛, 푸른빛, 초록빛, 누런빛 등을 띠는 광물. 아름다운 것은 보석으로 이용된다.
  • 작성자시너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10 다카무라 고타로
    1883~1956
    일본의 시인, 조각가.
    미국과 프랑스에서
    조각을 공부하였다.
    대표 시집:
    '도정'
    '지에코 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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