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월산 깊은 품에 안겨 흐른 세월,
바닷길 멀리 건너온 붉은 치마의 설화가
여전히 푸른 숲바람 속에 숨 쉽니다.
김수로왕이 허황후를 친히 맞이하던 날,
달빛처럼 고운 인연이 이곳에 닿아
바위마다 천년의 기도가 새겨졌습니다.
코브라 뱀이 불법을 지키는 사왕석(蛇王石)에는
인도 아유타국의 먼 바다 냄새가 베어 있고
산새 소리만 고요히 번지는 대웅전 마당엔
나라의 태평을 바라던 마음만 가득합니다
도심의 소음이 감히 넘보지 못하는 곳,
지사동 골짜기 작은 절 흥국사에서
잠시 가락국의 옛 꿈을 거닐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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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여인
허황옥이
하늘의 뜻을 품고
파사석 싣고
비단 돛 걸어 올린다
돚은 바람을 안고
바다 거친 물결의 숨을 눌러
아유타국 먼 바다 건널 때
수평선 넘어
망산도 저편
수로왕의 눈 빛은
노을보다 붉게
수평선을 태우고 있었다
마침내
그 배, 이땅에 닿아
비단 한 자락 풀어
명월산
산신 앞에 놓고
고요히 머리 숙인다
이 땅의 신이시여
나를 받아 주소서
나는 이제
가야의 어미가 되리라
서약의 바람
스치는 산 언덕 위
아직도 비단 자락 나뿌끼고
한 여인의 서약은
물결을 넘어
천년을 건너
지금까지도 우리 가슴에
조용히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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