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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아파트와 작은 집

작성자들꽃사랑(춘천)|작성시간26.06.23|조회수49 목록 댓글 3

​아침에 눈을 들어 저 멀리 줄지어 서 있는 아파트 단지를 바라본다. 시인의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노라면, 때로는 그 익숙한 풍경 속에서 숨은 또 다른 삶의 철학을 마주하게 된다.

​문득 그 화려한 거대함 아래, 수십 년 동안 터줏대감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저 높은 아파트는 온갖 고운 색으로 화려하게 꽃단장을 하고 웅장하게 서 있건만, 그 아래 나지막이 엎드린 작은 집들은 한 군데도 성한 곳이 없어 보인다. 빛바랜 지붕, 금이 가고 부서진 벽돌들이 온갖 비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모진 세월을 버텨낸 고단한 몸짓을 하고 있다.

​저 높은 곳에는 때깔 고운 이들이 가득 모여 살아가겠지만, 이 작고 낡은 집에는 그저 세월의 무게를 힘겹게 지탱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이웃들이 있다. 아파트와 작은 집, 그 건너편의 간극에는 현대 도시화가 남긴 짙은 그늘과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고여 흐른다.

​낡은 것은 과감히 부수고 없애야만 하며, 오직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물질만능주의의 세상이다. 외형과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화려한 개발 뒤에 가려진 소외 계층의 무력감이 오늘 아침 내 시선 끝에 무겁게 내려앉는다. 저 거대한 콘크리트 벽이 가리지 못한, 낮고 쓸쓸한 삶의 풍경이 마음을 아려오게 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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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산 밑에 들어선 아파트들
누가 누가 높나 키재기를 할 때

​그 발치 아래 수십 년 터줏대감 작은 집들
낡은 옷 입었다고 조롱하는 수모 견디며
온갖 비바람에 모진 세월 겪어내고

그늘진 좁은 ​골목 끝으로
깊은 한숨만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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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햇살주머니/금산 | 작성시간 26.06.23 new 전에 신도시에 살면서 근처 움푹 페인곳에 자리잡은 터줏대감들의 집들이 그려지네요.
  • 작성자위드비 | 작성시간 26.06.23 new 마치 장편소설의 서막과같은 느낌으로 글을 읽었습니다 고층아파터와 오랜세월의 흔적을 담은 옛집을 떠올리며
  • 작성자사루비아/광주.해남 | 작성시간 26.06.23 new 아파트에서 살다 시골로 오니 낮은 지붕에 이웃들과도 친하게 지내고요
    가끔은 이웃을 피하기도 하구요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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